[권두언]

장석준 (정의정책연구소 소장)

   <보다 정의> 이번 호를 처음 본 독자는 우선 그 분량에 놀랄 것이다. 석 달에 한 번 나오는 <보다 정의>에는 보통 7편 안팎의 글이 실린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려 13편의 글이 독자를 기다린다. 평소의 두 배 분량이고, 그 주제 역시 다양하다. 

   총선 때문이다. 올해 4월에 총선이 있는데, <보다 정의>의 기존 발간 주기에 따르면 총선 직전에 봄호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총선 직전에 나와서는 총선 대응에도 별 도움이 안 되고, 총선 이후 크게 달라져 있을 정치 환경도 짚지 못한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두 차례에 걸쳐 나올 <보다 정의>를 하나로 합쳤다. 2023년 12월의 겨울호와 2024년 3월의 봄호를 합해 합본호를 내기로 한 것이다. 두 호를 합쳤으니, 당연히 글의 양도 두 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단순한 편의적 선택만은 아니다. <보다 정의> 이번 호가 다루는 주제는 “총선에서 정의당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이다. 총선을 석 달 앞둔 지금, 정당으로서 가장 공들여 토론하고 결정해야 할 것은 정책 공약이다. 물론 <보다 정의>의 모든 이전 호는 총선 정책을 생산하기 위한 긴 토론이었고, 정의당이 작년에 마련한 ‘정의당 사회비전’ 역시 총선 정책의 기본 토대를 다지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총선 정책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총선 직전에 정세를 한 번 더 살피고 이제까지 토론을 통해 다듬은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야만 한다. <보다 정의> 이번 호는 이 마지막 작업을 위한 유용한 기초 자료다. 기후생태부터 노동, 소상공인, 돌봄, 지역, 여성, 주거, 평화, 정치 등에 이르기까지 총선 공약이 포괄해야 할 거의 모든 주제를 최대한 풍부히 다룬다. 

   물론 각 주제를 다루는 글들은 아직 정의당의 공식 총선 공약은 아니며 총선 공약을 정하기 위한 제안에 더 가깝다. 하지만 이 글들이 전국조직과 지역조직에서 정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가장 유용한 자료가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2024.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