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자치균형발전보다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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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지역균형발전 관련 인식과 활동 사례 조사 결과
_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에서 여론조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 다음 해에 대학에 입학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사회 구조적인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진보정당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로 일하고 있다.
_ 현세대와 미래세대,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방안을 찾기 위한 생태주의 여정을 시민들과 함께 구현하고, 다양성·연대·자유·평화·민주주의 등의 녹색가치를 제도화하기 위해서,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 기후위기대응센터 업무를 하고 있다.
1. 들어가며
퍼즐 조각을 맞추다 보면, 도무지 어디에 들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는 조각들이 있다. 어떤 그림인지 알고서 시작해도 그렇다. 완성해야 할 그림을 여러 번 보면서 조각들을 맞춰나가다 보면, 비로소 만들고 싶었던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 간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자리, 청년, 의료, 보육, 교육 등 여러 의제의 조각을 맞춰야 하지만,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발전전략으로 인해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조각을 맞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숲과 나무를 함께 보듯 대한민국의 어떤 지역에 어떤 정책으로 지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조사(2020년 케이스탯리서치(KBS 의뢰), 2021년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결과와 지역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정치인들이 고민하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후자를 위해서는 정의당 지방의원들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지역 정치인의 조각(정책과 실천)을 만들었다.
본 글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2장에서는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인식과 불균형의 요인을 지역 간, 지역 내로 나눠 살펴보았다. 3장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평가, 4장에서는 초광역권발전(메가시티) 전략과 정의당의 균형발전전략인 다이버시티(다핵발전-DiverCity)에 대한 의견을 확인하였다. 5장에서는 정의당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의제인 일자리, 청년 그리고 녹색경제(그린노믹스) 대선공약이 지역에서 실현 가능한지, 실제 지방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고자 한다. 끝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지방의원들의 주요활동을 통해 균형발전의 과제들을 확인하였다. 이 순서를 통해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는 지역 불균형 및 지역 소외 현상은 과거부터 문재인 정부까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의당이 제안하는 지역균형발전 정책(DiverCity)과 일자리·청년·녹색경제 의제, 정의당 지방의원들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의정활동 등으로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문제 인식 및 현황 파악-대안 모색 구조를 보여주고자 했다.
정의당 지방의원들의 서면 인터뷰 답변은 지방의원들의 개별적인 의견들이고 표본 수가 적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한 의견들을 확인할 수 있고, 현장활동의 경험이 녹아 있어 의미가 있다. 특히, 6월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이 제시할 공약과 정책 방향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여러 ‘원인과 대안’ 조각의 모양들을 확인하였고, 완성할 지역균형발전 그림의 윤곽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 지역 불균형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같은 권역과 구에서도 발생
조사에 참여한 지방의원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에 크게 나타나는 지역 불균형 사례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지방대학 소멸과 양질의 일자리 불균형 등으로 인한 청년 인구의 수도권으로의 이탈이 큰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우선, 경남의 경우, 신규 일자리 부족,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 등에 대해 언급했다. “경남과 창원은 조선, 자동차, 기계공업 중심인데 최근 어려운 경제로 일자리 신규 투자가 없어서 젊은 층 일자리 부족이 제일 큽니다. 다음이 우수한 대학이나, 병원, 문화적 시설이 부족하다고 봅니다.”(경남 창원시)라고 답변했다. 한 도의원은 “거점국립대 등 대학들이 있지만, 지방대로만 인식되어 졸업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수도권으로 청년 인구가 유출이 된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240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인 대구에서는 “의료 접근성과 교육 접근성 등 인프라 시설의 부족”(대구시 수성구)을 지적했다. 서울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고충과 불만도 알 수 있지만, 중소도시나 농촌 지역 등의 인프라는 얼마나 부족하며 그로 인한 고충과 불만은 얼마나 클지 유추할 수 있는 답변이었다.
호남의 경우, 지역에서 수도권을 뒷받침하는 생산시설이 몰려있고, 이에 대한 불평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한 기초의원은 “식량 생산과 에너지 생산, 쓰레기 처리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민은 이를 가리켜 식민지”(전남 영암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생산은 비수도권에서, 소비는 수도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불균형 사례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보이며, 이 답변을 준 기초의원은 수도권에서 좀 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방의원들의 응답은 일반 시민들의 인식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일반 시민 대상으로 한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에서도, 수도권 인구 집중과 지역 간 불균형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어서’라는 응답이 73%로 가장 많았다.
지역 불균형 사례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서도 발생한다. 비수도권의 경우, 같은 권역으로 묶이더라도 불균형이 존재했으며, 수도권의 경우는 서울 대 경기·인천의 불균형, 수도권 지역의 ‘시’ 안에 있는 ‘구’와 ‘구’ 사이에서도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답했다.
비수도권인 영남과 호남 등에서 지역 내 불균형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구시의 경우, 수성구 학군에 교육이 집중화되는 현상(대구시 수성구), 경남의 경우, 도-농간 격차가 커서 18개 지자체 중 11개 군지역이 소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호남권에는 사법과 교육의 접근성 문제가 제기됐다. ‘고등법원이 광주에 있어 전북도민이 항소심을 받기 위해 광주까지 가야 하는’ 불균형 사례를 언급(전주)했는데, 호남은 지역이 넓어 사법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전남·광주 지역의 경우 전남대와 조선대 등 광주에 있는 대학이나 고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상당수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광주로 몰림으로써 생기는 전남 지역의 인구 공동화 현상 등 교육 불평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수도권 지역 ‘구’와 ‘구’ 사이의 불균형 사례는 주로 교통 불편으로 나타났고, 특히 경기도에서는 대부분의 대중교통 노선이 서울로 향하고 있어(경기도 고양시) 지역 내 교통 노선 증가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신도시 개발로 인해 구도심이 노후화되면서 구도심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는 점이 제기되기도 했다(경기 고양시). 이처럼 ‘구’라는 좁은 단위에서조차 지역 불균형이 나타난다. 교통 불편과 구도심의 소외 현상은 모두 하나의 거점 지역을 개발하면서 발생하는 개발 정책의 부작용이기도 하다.
3.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평가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계승했다고 말한다. 노무현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지역의 혁신주도적인 발전을 강조하고,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채택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지역의 혁신주도적 발전을 채택해 도시재생 뉴딜과 혁신도시 시즌2 등을 도입했다. 이런 정책들이 지역균형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는지, 시민들이 체감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케이스탯리서치에서 2020년 12월 말에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0%가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응답자의 절반(50%)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방의원들도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역 불균형이 여전하다는 답변이었다. 서울의 한 기초의원은 “서울이 강남권-비강남권으로 구분되고, 예산이 적은 지자체의 경우 상대적 불균형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서울시 구로구). 경기도 고양시의 한 시의원은 ‘지역인재 채용 가산점제도’에 대해서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고양시).
호남권도 실효성을 못 느끼고 있었다. 전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얼마나 체감하냐고 묻는다면 ‘0’이 나올 것”이라고 강하게 답변했다(전북 전주시). 전남에서는 나주 혁신도시에 대해서 ‘나주시의 구도심과 인근 군 단위 주민들이 혁신도시로 빠져나가 지역 공동화가 더 촉진되었다’고 비판했다(전남 영암군2). 광주에서는 현재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오히려 ‘차별과 격차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광주시 광산구).
영남권도 부정적이었는데, 대구에서는 공공기관 이전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인프라 부족을 지적했으며(대구 수성구), 경남에서는 메가시티 외에는 특별한 정책이 없었고(경남 창원시), “변죽만 울린” 상황(경남)이라고 표현했다.
종합하자면,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목표와 다르게 지역의 상대적인 불평등을 계속 만들어내고 오히려 강화시켰다는 평가이다.
4. 지역불균형 해결을 위한 정책, 메가시티 vs. DiverCity
한국리서치에서 2021년 5월(5월 21일~24일)에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수도권 집중 및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데에 동의한 응답 비율은 90%(‘매우 심각하다’ 50%, ‘대체로 심각하다’ 40%)였으며, ‘지역균형발전이 필요하다’라는 응답 비율은 93%(‘매우 필요하다’ 55%, ‘대체로 필요하다’ 38%)였다. 그러나 정작 지역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4%(수도권 응답자 36%, 비수도권 32%)만이 동의했다. 1960년대 박정희 정부 때부터 진행된 지역불균형발전전략에 따라 고착된 지역불균형을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반영한 여론조사결과라 할 수 있다.
해결 가능성에 대한 회의 때문인지 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지역소멸을 해결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의제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다. 정의당은 이번 대선에서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강소형 DiverCity(다이버시티, 다양성의 뜻을 가진 diversity의 음을 살린 것임)’에 근거한 광역단위의 발전 공약을 발표했다. DiverCity 정책은 지역의 생활 시스템(혹은 체계)과 발전전략의 지역 단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관점에서 시작된다. 이로 인해 거점 지역과 주변 지역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시각도 다르게 나타난다. DiverCity 정책은 하나의 거점지역이 정해지면 중심지역과 주변 지역을 같이 발전시키되, 거점 지역은 매우 작은 소규모의 단위로 지정한다.
한편 민주당, 국민의 힘, 국민의 당 모두 부·울·경 메가시티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으며 민주당은 영·호남과 제주를 묶은 남부수도권 추진 등 초광역단위의 개발공약을 발표하였다. 메가시티 정책의 경우, 하나의 거점지역이 정해지면 그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주변 지역들이 중심지역을 따라가는 형태로 발전한다. 그리고 ‘메가시티’라는 명칭에 걸맞게 중심부와 주변 지역이 범위가 굉장히 넓다.
6월 지방선거에서는 지역발전 공약은 대선공약과 연계되어 지역마다 발표될 것이다. 강소형 DiverCity와 초광역 단위의 메가시티 정책에 대해 정의당 지방의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먼저, 지방의원들에게 ‘국가 전체 차원에서 메가시티 필요성과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의 메가시티 필요성’에 대해 질문을 하였다. 대부분 의원이 활동하는 지역과 무관하게 자신의 관점에서 답했다.
‘메가시티’ 정책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라는 입장과 ‘거점 지역 중심으로 인구 집중, 그 외 지역 소외 현상이 마찬가지로 발생할 것이라 반대한다’라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메가시티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답변으로는 “수도권 편중이 심하다고 보니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정책”, “도로, 철도, 항공과 같은 교통 중심에서 청년일자리 보장을 위한 미래산업 유치, 공공병원, 문화 등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답변(경남 창원시), “하나의 자치구가 하나의 생활권이 되기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답변(서울시 관악구) 등이 있었다. “지역 산업경쟁력 차원에서 메가시티 정책이 필요”(경기도)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 측의 답변으로는 “권역에 들어있는 도시만 키우게 될 것이고, 교육, 의료, 사회서비스들이 집중되어 있는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고 나머지 지역은 공동화”될 것을 우려하는 답변(전남도)이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세종시가 만들어지면서 세종시 주변의 도시들이 쇠퇴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일정 규모를 갖추지 못한 지역은 다시 소외”지역이 될 것이며(대구 수성구), “농촌형 지방정부는 여전히 소외”될 것이라고 하였다(전남 영앙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농촌의 공동화”라며 “농업과 연계한 일자리 지원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서울시 용산구)는 입장도 있었다.
DiverCity 정책에 대한 지방의원들의 평가도 긍정과 부정으로 나뉘었다. 전반적으로 방향성에 동의했지만, 지역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필요성, 공공기관의 이전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 세부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확인되었다.
긍정적인 평가로는 “교육과 의료에서의 소외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30개 국공립대학 서울대 수준 재정지원과 공공의료기관 설립은 매우 의미”가 있으며(경기도 고양시), “교육문화는 공공 인프라 구축이 함께 가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다(경남 창원시). 서울에서는 “각자의 삶의 조건과 방식을 일정 정도 유지하면서도 국가의 한계(지구의 한계) 안에서의 집중을 고민하는 정책이 필요”(서울시)하다고 했고, 농촌 지역의 경우 “마을공동체 구축을 통해 주민참여 의사결정과정을 만들고 지역발전전략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 창출이 가능”하며 “지역 내 일자리 증대로 외부 유출요인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고 보았다(전남 영암군).
“지역재투자법 제정, 현행 대학 기본역량진단 제도 폐지, 국가균형발전 고려하여 대학 정원 감축, 지역-대학-산업 선순환 및 지역인재할당제를 통한 지역인재 등용확대 세 가지 전략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경남).
그러나 “100개의 도시가 자생력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며(서울시 관악구), 100개 도시에 대한 실효성이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었다(경기도). 300개의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서는 “지금의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할당제를 통한 지역인재 등용확대 기회를 주는 것 외에 지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이고(경남), “주말부부만 양산”할 것이며(경기도 고양시), “단순한 기관의 이전으로 주말이 되면 수도권으로 가는 젊은 층을 막을 수 없을 것”(경남 창원시) 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포용사회를 지향하는 2,000개의 ‘마을 커뮤니티’ 조성이 가장 정의당다운 정책”이며 “마을 커뮤니티 조성과 농업 일자리와 연계하여 귀촌 인구를 늘리는 정책과 연계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서울시 용산구), 그러나 “지난 수년간 박원순 서울시정 등의 노력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우며”(서울시 구로구), “광역시조차도 커뮤니티에 참여할 인적자원이 부족”하다 보니 “관 주도, 혹은 시간이 남는 사람들(지역 토호, 사업가 등)의 전유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실현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대구시 수성구).
5.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의제: 일자리, 청년 그리고 녹색경제
앞서 지방의원들의 답변을 통해 지역불균형의 주요 요인이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이에 따른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임을 확인했다. 일자리와 인구의 감소는 교통,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불균형을 발생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정의당은 대통령선거 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일자리보장제’,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청년자율예산제’, 기후위기시대에 맞는 지역녹색경제 공약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개별정책이 지역균형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지 지방의원들에게 물었다.
앞서 살펴봤듯이, ‘일자리 부족’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가장 큰 불균형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자리 부족에 대한 대안으로 정의당은 ‘국가일자리보장제’ 도입을 제시했다. 이 제도를 지역에 적용했을 때 만들어질 수 있는 일자리가 무엇인지 지방의원들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국가주도의 일자리는 “상당수가 한시적, 단기적 일자리들로 일에 따른 효율도 떨어지고, 안정적 일자리로서 기능을 가지지 못하여 수많은 노동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정의당의 국가일자리보장제가 실현 가능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 노동에서의 생활임금 정착과 좋은 일자리 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경남, 대구시 수성구, 경기도 고양시)이며, “지자체의 다양한 생활임금조례를 실현하기 위한 재원 대책이 포함된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한다(서울시 용산구)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돌봄영역이 공적 일자리로 들어오는 것이 핵심”이라며 방과후돌봄, 아동청소년마을돌봄, 취약계층돌봄, 노인돌봄 확대(서울시 구로구, 전남), 공공 먹거리 안전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일자리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공공먹거리지원센터 도입(경기도 고양시), 지역 농촌 일자리 보장(전북 전주시)과 지역 농업자원을 활용한 쉼과 창업설계지원, 농산물 마케팅, 4도 3촌 제2군민(전남 영암군) 등이 제안되었다. 그리고 가사노동에 대한 국가의 급여지급(광주시 광산구)도 제안되었다. 사회적 서비스를 집중 발굴해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고 청년활동가를 통해 실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전남 영암군).
정의당은 지역일자리 확보방안과 함께 청년의 자발적인 지역활동 활성화를 위해 ‘지역청년자율예산제’ 공약을 발표했다. 지역청년자율예산제는 지역에서 소속감을 갖고, 지역살이를 고민해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17개 광역지자체별로 ‘청년시민회의’ 구성, ‘청년활동공간’ 운영, 지역에 맞는 청년 활동 지원 등 청년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정책을 설계하고, 지역교부금이나 지역균형발전 기금 등을 통한 재원 마련을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청년자율예산제’가 지역에 도입될 경우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지 정의당 지방의원들에게 설문했다.
지역청년자율예산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사업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청년시정참여조직의 소수의 과다대표문제”, “현 주민자치예산제가 민원창구 역할에 그치고 마는 문제”, “참여예산제도 애초 취지와 다르게 관 주도, 몇몇 직능단체 주도로 변질되는 문제”, 전남의 경우 “청년시민회의 등 청년조직의 경우 친민주당 성향의 기득권 청년들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 등의 한계가 지적되었다(경기도 고양시, 전남 영암군, 서울시 구로구, 전남).
그러나 ‘지역청년자율예산제’가 “청년의 참여를 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정착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이 다수였고, 다음과 같은 방안이 제시되었다. “가장 취약한 청년들을 위한 쉽고 간편한 사업들이 제시”되어야 하며(서울시 용산구), “청년에게는 행정구역의 경계가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제도를 설계하고 해당 예산을 지자체에 교부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수정의견을 제시하거나(경기 고양시), “현재의 마을활동가들의 공동체활동에 대한 가치를 유급화하고 그 산출내역을 제출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광주시 광산구).
다만,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는 못했는데 이것은 정의당의 지역활동에서 청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기후위기의 시급성과 정책 우선순위의 괴리
또 한 가지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듯이 살펴봐야 하는 정책이 있다. 기후위기 관련 정책이다. 정의당은 이번 대선에서 ‘1일 1가정 태양광 무상 공급’ 등을 포함해 지역에서 활용할 만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제시했다. 기후위기 해결의 시급성을 고려해 정의당은 전체 대선 강령 제1번 의제로 채택한 바 있다.
그런데 한국갤럽 (2022년 1월 4~6일, 1,000명) 조사 결과는, 차기 대통령 국정 우선 과제로 응답자들이 대답한 상위 8개 항목에 ‘기후위기’ 관련 항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2개 항목까지 응답할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응답자들의 인식 속에 ‘기후위기는 국정 우선 과제’라는 인식은 없는 셈이다.
지방의원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의 경우, “지역 시민사회가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야인데 정치권이 늦다”라는 의견과 “너무 안일한 대응”이란 의견이 있었다(서울시 구로구, 서울시의회). 지방의원 대부분은 ‘내 삶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라고 인식하거나, 주민의 의견을 확인하고 있었다. “기후위기, 그린경제, 녹색산업의 필요성에 관해 물으면 많은 수의 사람이 동의”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데 지금 필요한 것에 관해 물으면, 이 답들이 주를 이루지는 않는다”(대구시 수성구), “당위성에서 해야 할 혁신과제”(경기도)의 답변들이 주를 이루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의 지방의원들 역시 기후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정의당의 기후위기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그린노믹스’ 등의 표현이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으며, “정책과 공약의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서울시 용산구)는 반응도 있었다.
지역 공약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정책, 화훼농업 지역에 태양광 발전을 활용한 농업, 축산총량제를 통한 지속적 농업 등의 의견이 나왔다. 창원의 경우, 원전 문제가 지역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나 기후위기 문제가 피부로 와닿지 않아 “수소나 전기차 생산과 일자리 문제에 대해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경남 창원시)라고 답변했다. 화훼산업이 발달한 고양시는 “화훼농업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에너지 집약 농업이기도 한데 대부분 연탄이나 석유를 주로 활용합니다. 이러한 농업에서부터 태양광과 태양열을 이용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경기도 고양시). 전주에선 “해피하우스 같은 녹색건물 리모델링 사업으로 확장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전북 전주시). “신재생에너지를 빌미로 농지가 잠식당하고 지역공동체가 분열하는 거듭된 경험을 통해 지역(민) 중심의 에너지개발이 필요하다는 공감은 넓게 형성되었으며, 특히 ”최근에는 폭증하는 한우 사육두수 증가와 그로 인한 악취, 민원 발생 등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문제의식이 퍼져나가는 중이다. 축산총량제도 검토해볼 만하다”라는 제안도 있었다(전남 영암군).
6. 지방의원 활동으로 보는 지역균형발전 활동 사례
한 지방의원의 말처럼 지자체 의원들은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공약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의원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이를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발전·확대하기 위해 지방의원들에게 ① 실용성이 높은 공약, ② 지역활동의 성과, ③ 청년들에게 호소력 있는 정책과 공약이 무엇인지 설문하였다.
실용성 높은 공약은 다음과 같이 다양한 응답이 나왔다.
지방의원 대부분은 노동, 경제, 복지, 여성, 교통, 마을 분야 등에서 집중해 활동했고, 이와 관련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개발제한구역 보상체계와 녹지확보, 그리고 다자녀 가정 자동차 공공렌탈제가 있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적립해 놓듯 신도시를 지을 때 장기재생충당기금 등을 마련하여 녹색수당지급, 녹색연금 바우처를 제안하였다. ① 녹색수당 지급은 녹지조성 면적, 식재된 나무 수 등에 비례하여 개발제한구역 토지 소유주가 자발적으로 녹지조성을 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한다. 현재는 녹지 아닌 개발제한구역이 대부분이다. ② 녹색연금 바우처는 개발제한구역 토지면적과 보유기간을 고려하여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가산해 주는 방식으로 재산권을 보상하는 방안이다(경기도 고양시).
한 의원은 ‘다자녀 가정 자동차 공공렌탈제’를 제안하였다. 이 제도는 출산을 이유로 자동차를 신규 또는 교체하는 경우 소유와 사용을 분리하여, 소유로 인한 비용부담을 경감하고, 일정기간(5~7년) 렌탈 경과 후 차량의 잔존가액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매월 발생하는 렌탈 비용의 50%를 지자체가 부담하자는 내용이다(경기도 고양시).
청년에게 호소력이 있었던 정책은 주로 청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정책이었다. 당의 공약 및 기존에 실현되고 있던 정책을 포함해 여러 가지 답변이 나왔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야호센터>와 같은 청소년공간 확대, 서울시 청년주거상담센터, 청년 월세 지원 사업, 청년수당, 청년기초자산제 등의 답변이 있었으며, 경제 및 노동과 관련해서는 ‘평균 월급 300만원’, ‘주4일제’, 최고임금제한에 대한 공약, 지역에서는 조례 제정 등이 있었다. 여성1인가구 지원 정책도 호소력이 높았는데, 1인 가구 안전홈세트 제공, 여성안심택배, 귀갓길 동행서비스 등이 호소력 있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외에도 산학협력대학을 확대하는 등 교육에 신경 써야 한다는 답변도 있었다(경남 창원, 경기도 고양시).
위에서 서술한 여론조사의 조각, 지방의원들의 실천과 대안이라는 조각,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의당의 정책 조각 등 각각의 조각으로 지역균형발전 퍼즐을 맞춰보았다.
한 지방의원은 지역에 대한 소통과 이해를 강조했다.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 ‘중앙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62%였다. ‘지방정부’는 14%, ‘국회’는 16%였다.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소외되는 지역 없이 온전한 지역균형발전을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 등이 지금까지의 관성적인 정책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과 관련 단체 등도 지금까지의 정책에 대한 실망을 뛰어넘는, 제대로 된 정책을 감별하고 선택·지지하는 주체적 노력을 꾸준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 20대 대선에서는 크게 논점이 되지 않았지만, 6월에 실시될 제8회 지방선거에서만큼은 지역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과 그 토론이 ‘뜨거운 감자’가 되길 바라본다.
[참고문헌]
KBS, 2020년, “[신년 여론조사]③ 정부 균형발전 정책 ‘부정평가 60%’…국회 세종시 이전 찬성 55.4%”
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조사의뢰: KBS,
샘플 수: 1,000명,
조사일시: 2020년 12월 27일 ~ 29일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86044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기획] 지방소멸 위기와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
샘플 수 : 1,000명,
조사일시: 2021년 5월 21일 ~ 5월 24일
https://hrcopinion.co.kr/archives/18681
정의당 지방의원 서면 인터뷰 참가자
구분 | 광역시 | 선거구 | 이름 |
광역 | 서울 | 비례 | 권수정 |
경기도 | 비례 | 송치용 | |
경남 | 비례 | 이영실 | |
전남 | 비례 | 최현주 | |
영암군 2 | 이보라미 | ||
전북 | 최영심 | ||
기초 | 서울 | 관악구 아 | 이기중 |
구로구 바 | 김희서 | ||
용산구 마 | 설혜영 | ||
대구 | 수성구 라 | 김성년 | |
광주 | 광산구 다 | 김영관 | |
경기도 | 고양시 가 | 박한기 | |
고양시 비례 | 장상화 | ||
경남 | 창원시 마 | 노창섭 | |
창원시 비례 | 최영희 | ||
전남 | 영암군 다 | 김기천 | |
전북 | 전주시 카 | 서윤근 |
* 서면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정의당 지방의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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