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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균형발전보다정의

#7. 완주, 지방소멸대응 자족형 혁신도시의 가능성

  • 입력 2022.03.15 17:40      조회 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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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완주, 지방소멸대응 자족형 혁신도시의 가능성-임주환.pdf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

_ 한겨레신문 기자와 변호사로 일했고, 지난해부터 사회혁신 방안을 찾는 민간독립싱크탱크인 (재)희망제작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의 생태적 전환, 지방소멸을 이겨내기 위한 지역혁신 등의 주제와 관련한 정책연구 및 시민참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1. 들어가며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0.84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20년 전체 인구는 5,136만 명이었으나, 30년 뒤엔 4,9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2021년은 1차 베이비부머 세대(55~64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된 시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구감소의 시대에 살고 있다. 

  수도권 인구는 2019년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다. 국민 2명 중 1명은 수도권에 거주하고, 4명 중 1명은 경기도에 거주한다.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 중 대구, 강원, 경북, 전북, 전남 등에서 집중적인 인구감소가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2021년 처음으로 89곳의 시·군·구를 인구소멸위험 지자체로 지정했다. 우리는 지방소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수도권 초집중은 교통혼잡, 환경오염, 토지 및 주택 부족 등 집적의 불경제를 발생시킨다. 수도권 과밀화는 서울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의 불투명한 미래(내 집 마련과 양질의 일자리 취업에 대한 어두운 전망)는 결혼이나 출산 포기로 이어진다. 지방소멸과 수도권 과밀화는 수도권-비수도권 전체의 공멸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희망제작소는 한겨레신문과 함께 ‘희망씨, 지역에서 만나다’라는 연속기사를 기획했다. 상당한 규모(적어도 시 · 군 단위)로 행정과 결합한 지역혁신이 시도되고, 적어도 10년 안팎의 기간 동안 지속된 사례를 찾아 지방소멸의 대응모델을 발견해보자는 취지였다. 전북 완주의 농업혁신, 충북 영동의 포도를 이용한 6차산업, 경남 거창의 승강기밸리, 강원 원주의 의료기기 클러스터, 전남 신안의 신재생에너지 실험 등에서 ‘한국사회가 이미 경험한 미래’를 찾아보고자 했다. 농촌에서의 내생적 발전론, 제조업에서의 혁신클러스터론, 그리고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이라는 시대적 의제 등에서 착안한 셈이다. 

  사례지역 선정을 위해 전문가 자문단을 꾸렸는데, 그중 한 명인 오내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명예연구위원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농경연의 동료나 후배들에게 “농업 관련 지역사례를 다룰 때 완주는 가능하면 빼라”라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이 따라가기 힘들 만큼, 홀로 우뚝하게 잘하는 지역이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완주는 왜 다른가? 완주의 혁신은 지속될 것인가? 이 글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미숙하고 초보적인 응답 찾기의 과정에서 쓰여졌다. 


2. 완주 로컬푸드의 전개과정

  완주군 농촌활력과의 자료(2012)에 따르면, 완주군에서 사회적경제 모델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2008년경이다. 완주군의 경계는 전주시를 둘러싼 형상을 가지고 있는데, 관내 도시와 농촌 지역의 양극화라는 딜레마에 빠져있었다. 도시를 지원하면 농촌이 죽고, 농촌을 지원하면 도시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농업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내세울 만한 지역특산물이 없어 경쟁력 확보가 어려웠고, 여느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구감소와 고령화도 심각한 실정이었다. 

  이런 딜레마 상황에서 완주군은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CB) 모델’로 돌파구를 찾았다. 완주군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세제 혜택을 줘 대기업을 유치하는 외생적 발전모델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CB를 창업해서 이를 일자리와 소득증대로 연계하는 내생적 발전모델로 전환했다’고 평가한다. 완주군은 2007년부터 CB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같은 해 일본 연수를 통해 CB모델 도입을 위한 준비에 나섰고, 이듬해인 2008년 3월 희망제작소와 ‘완주군 희망만들기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다. 희망제작소는 같은 해 8월 신택리지 지역 자산조사에 착수해 완주군에 66개 사업 445개 자원을 제시했고, 완주군의 공무원이 희망제작소에서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행정과 민간독립싱크탱크, 농민운동가, 사회적경제 전문가 등이 결합해서 물꼬를 튼 혁신모델이었던 셈이다. 

  완주군은 2008년 8월 ‘약속 프로젝트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완주군청 행정조직으로 농업·농촌발전기획단을 설치해 외부전문가를 채용했고, 지역농정 혁신을 위한 중장기 발전방안으로 생산혁신, 유통혁신, 경영회생, 농촌활력, 복지혁신 등 5대 정책 분야 12개 세부시책을 제시했다.

  2009~2013년 매년 100억 원씩 총 5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농정예산을 늘렸고, 행정-농가-생산자단체 간 협력 추진체계를 만들었다. 2010년 6월 민선5기 지방선거가 끝난 뒤 완주군은 약속 프로젝트를 수행할 농촌활력과를 신설했다. 이전에 여러 부서에 산재해 있던 농업·농촌사업 중 연계 효과를 높여야 하는 사업인 마을회사 육성, 로컬푸드, 두레농장, 커뮤니티비즈니스, 도시민유치, 지역일자리 등을 한 부서에 통합했다. 

  완주군은 지역 농가 활성화를 위해 한편으로 ‘로컬푸드’를 통해 지역의 중소농·고령농·마을공동체가 다품목 소량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관계형 시장을 창출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커뮤니티비즈니스 네트워크 즉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마을을 돌며 로컬푸드와 커뮤니티비즈니스에 참여할 농민들(주민들)을 조직했고, 해외연수와 교육을 통해 농민리더를 키웠다. 농협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함께 학습했고, 중간지원조직 설치와 행정조직 개편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완주군의 로컬푸드 사업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지원조직과 지원시설이 존재한다. 지원조직으로는 150여 농가가 참여해 로컬푸드 꾸러미 배송 사업을 담당하는 (영)완주로컬푸드 건강한밥상, 로컬푸드 직매장, 농가레스토랑, 카페 등을 운영하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공공(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완주군 출연기관으로 350여 농가가 참여하는 (재)온고을로컬푸드공공학교급식지원센터 등이 있다. 지원시설로는 200여 개(반찬류, 습식류, 제과제빵 등) 가공식품 생산이 가능한 거점농민가공센터 2개소, 계약재배한 국내 신품종(진양콩, 개척1호, 개척2호)을 가공하는 소이푸드육성사업 콩 종합가공시설 등을 꼽을 수 있다. 

  완주군은 전국 최초로 로컬푸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받는데, 현재 12개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 중이며, 참여 농가는 1,700여 가구, 2012~2020년 누적 매출액은 4,000억 원(연평균 600억 원)에 달한다. 가장 중요한 로컬푸드 민간주체인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참여 농가는 1,270가구이고, 연 매출은 약 350억 원이다. 참여 농가 중 소농 및 고령농의 비중은 60~70% 정도이다. 소비자회원은 약 8만명인데, 이들 소비자가 중심이 된 모니터링단은 (사)세상을 바꾸는 밥상으로 진화해 로컬푸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완주 로컬푸드의 성공 요인으로 흔히 두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당연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다수 농민의 적극적 참여다. 완주군은 2012년 농업회설립추진단을 구성했고, 5명의 활동가가 마을을 직접 돌며 소농 등 참여주민을 조직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밑돌을 놓는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두 번째는 기획생산이다. 1년간 완주군 내 수요를 파악해 월별로 필요한 상품량을 예측하고, 농민들이 이에 맞춰 농작물을 생산한다. ‘전수조사 → 농가 생산 조정 → 출하 시기 조정’으로 진행되는 기획생산 프로세스는 소농·고령농이 소외되지 않는 로컬푸드 정책을 완성하는 중요한 ‘소프트웨어’이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소분류 기준 1,000품목 이상을 유통하는데, 이는 소농(재배면적 1㏊ 미만)이나 중농(재배면적 1㏊ 이상~3㏊ 미만)의 참여가 활발하다는 방증이다. 로컬푸드를 통해 판로가 확보되어 있다는 점은 청년 귀농 인력 유치에 경쟁력을 가지는 요소로 평가된다.


3. 공동체 중심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완주군에서 시작한 로컬푸드와 커뮤니티 비즈니스 육성정책은 사회적경제 조직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황영모 외(2019)에서는 완주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대표 사례로 농가레스토랑 (사)비비정 마을, 농촌가공사업장 (영)마더쿠키, 체험마을사업장 (영)안덕파워빌리지 등을 소개한다.

  (사)비비정 마을은 고령자 농촌여성이 텃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올리는 농가 레스토랑 모델의 사회적경제 조직이다. 2009년 희망제작소가 파견한 컨설팅 전문가가 마을 주민의 필요와 욕구를 파악하고 여성 고령자들(부녀회)을 설득해 사업의 기초를 닦았다. 사업장(식당)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신문화공간조성사업을 활용해 확보했고, 2012년 완주군의 자체 프로그램인 와일드푸드축제를 준비하면서 상품화 및 사업을 준비해 식당을 개설했다. 이후 비비정 마을 출신 청년들이 카페 창업팀을 만들어 비비정 마을의 식재료인 쑥, 오가피 등을 활용한 음료, 쿠키 등을 만들어 파는 카페 ‘비비낙안’을 만들기도 했다. 

  (영)마더쿠키는 2009년 완주군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된 장애인 제과·제빵 기술교육에서 출발한 사회적 경제 조직이다. 농업의 부가가치 증대를 위해 구축한 거점농민가공센터를 통해 상품화 기술을 갖추고 2011년 법인을 설립했다. 사업 초기에는 장애인 중심으로 사업조직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고령여성과 결혼이주여성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생산된 제품은 로컬푸드 직매장(60%), 유치원(30%), 인터넷(10%) 등 다양한 경로로 판매된다. 

  2007년 완주군의 자체사업(파워빌리지 조성사업)을 계기로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의 4개 자연마을(주민 약 80%가 참여)이 참여해 체험마을 사업장을 만든 (영)안덕파워빌리지 역시 완주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완주군의 지원을 받아 체험·숙박에 필요한 시설을 지었고, 마을 내 한증막과 식당을 임대해 건강·휴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안덕마을과 유사한 체험·숙박 테마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례로는 두억마을, 창포마을, 원용복마을, 천호마을, 덕암마을 등이 있다. 

  완주군의 사회적경제가 이렇게 활성화되기까지는 중간지원조직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완주군은 2010년 희망제작소의 조력을 받아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를 설립했는데, 이는 전국 최초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분야 중간지원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센터는 마을회사 육성, 귀농·귀촌 교육사업 추진, 협동조합 지원 및 활동가 교육 등을 수행해왔다. 이후 2015년 완주공동체지원센터로, 2019년에는 다시 완주소셜굿즈센터로 명칭을 바꿨다. 

  완주에서는 지금도 지갑·도자기와 같은 공예품, 화장지·물티슈를 비롯한 생활필수품 생산과 판매, 돌봄·보육·가사 등 사회서비스와 관광·체험·교육과 연계된 문화예술상품 개발 등 분야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의 활동이 활발하다. 완주에서는 이러한 사회적경제의 유·무형 상품을 포괄해 ‘소셜굿즈’라고 부른다. 로컬푸드 및 소셜굿즈와 관련한 완주의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은 2016년 각각 5곳과 74곳에서 2020년 25곳과 157곳으로 늘었다.

  작가 부부가 전국의 지역축제들을 탐방한 경험을 풀어낸 책 『전국축제자랑』에서는 완주의 와일드푸드축제를 강릉 단오제와 함께 다시 오고 싶은 축제로 꼽는다. 작가들은 ‘어느 축제에나 있는, 지역 농가가 재배하거나 가공한 상품들’이 왜 군침 돌게 보이는지, 별다른 시설물이나 프로그램이 없는데도 ‘하천에서, 논에서, 모래밭에서, 놀이터에서, 부스에서, 식당에서, 길에서… 축제장 어디에서나 아이들은 즐거워’ 보이는지를 딱 떨어지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예민한 작가들이 포착했을 주민들의 참여와 열정의 기운이 완주의 사회적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일 것이다. 


4. ‘완주모델’의 한계와 가능성

  김태연 외(2012)에 따르면, 1975년 제7회 유엔 특별위원회에 제출된 닥 하마숄드의 “또 하나의 발전” 보고서를 계기로 내생적 발전전략에 관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1990년대부터 OECD가 본격적으로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내생적 발전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산업도시의 재생문제에서 출발해 농촌개발로 확대된 유럽의 내생적 발전론 전개과정과 달리, 일본에서는 1960년대 급속한 공업화로 인한 인구 과소화가 시작된 농산촌 지역을 중심으로 내발적 발전론이 싹텄고, 1970년대 일촌일품 운동, 1980년대 고향 만들기 사업 등의 정책에 내생적 발전론이 적용됐다. 

  일본에서 내생적 발전 내지 내발적 발전의 대표모델로 꼽히는 지역인 규슈 오이타현 히타시 오야마정은 50년 전 다섯 농가에서 출발해 오랜 시간 동안 전통의 재생, 지역 활성화, 환경보전 등을 통해 지역혁신을 이뤄냈다고 알려져 있다. 완주는 ‘참여하기 싫다는 어르신들을 꾀어 시작’해 비교적 단기간에 성과를 만들어낸 사례이다. 행정과 시민사회가 단단하게 결합하고, 시민사회단체 인적자원을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사람들 사이에 소통과 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 시너지가 생기도록 도와주는 사람-편집자 주)로 활용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주민들을 동원의 대상에서 혁신의 주체로 바꿔냈다는 점에서 완주는 내생적 발전의 새로운 유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내생적 발전론 또는 내발적 발전론은 ‘지역자원을 가치화하는 것, 성과를 지역 내 보존하는 것, 지역개발 참여자들이 발전의 개념과 목적을 정의하는 것’ 등이 모두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간주한다. 지역 내부에 방점을 찍는 것이다. 이에 비해 지역 내외부의 자원을 결합하고, 다양한 기관들의 네트워킹을 활용한 완주군의 모델은 이미 혁신동력이 상당 부분 소진되었다고 볼 만큼 고령화가 심각한 국내 농산어촌에서 적용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완주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완주군의 귀농·귀촌 가구는 △ 2016년 3,840가구, △ 2017년 3,464가구, △ 2018년 3,173가구, △ 2019년 2,953가구, △ 2020년 3,637가구 등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2016년 95,480명이던 인구는 2020년 91,609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청년 인구보다는 중장년층 인구 유입이 더 활발하고, 유입된 청년들도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완주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완주군 사회적 경제의 대표모델로 알려진 두레농장 사업이 침체를 겪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레농장은 농업 경험이 없는 청년과 땅은 있지만 농사를 짓기 어려운 고령농을 연결하는 사회적농업 모델이다. 

  로컬푸드 역시 도전을 받고 있다. 로컬푸드 정책이 성숙해지면서 대농과 소농의 로컬푸드를 통한 소득 역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점, 소농 중심의 로컬푸드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갈수록 희석되어 가는 점 등도 문제다. 혁신인재의 재생산도 미흡하다. 10여 년 전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일구기 시작한 지역주민들의 후배 그룹 양성이 원활치 않은데, 완주가 내생적 발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이탈리아 중심부와 동북부 지역(제3의 이탈리아)과 달리, 지역혁신의 자원을 키워낼 교육시스템과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시를 둘러싼 도농복합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은 완주군의 혁신에 날개를 달아줄 수도 있고 혁신을 좌초시킬 수도 있는 양가적 환경이다. 완주군은 상용차 공장을 중심으로 한 수소경제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전주시 덕진구 혁신동과 완주군 이서면 갈산리·반교리·금평리 일대에 조성된 혁신도시가 그동안 지역에서 진행된 내생적 발전의 움직임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완주의 로컬푸드 활성화 등 내생적 발전은 지역주민의 참여로 시작된 혁신이 국가정책으로 고양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런데 정작 로컬푸드나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국내 농산어촌을 살려내기 위한 핵심정책으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유럽에서도 내생적 발전모델은 그 사례를 다른 지역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완주에서 실마리가 발견되는 내생적 발전모델이 지방소멸 대응과 관련한 국가 주요 정책 비전으로 자리 잡으려면 중심도시와의 관계성, 지역자원 확보의 가능성, 다른 국가균형발전 정책과의 연계성 등의 요소를 중심으로 정밀하게 사례를 분석하고 유형화하는 정책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지역 내에서 주민참여가 고도화될 수 있도록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제대로 구축하고, 참여와 협동의 정신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교육혁신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참고문헌]

국승용 외, 2018, “농촌지역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태연 외, 2012, “신내생적 농촌발전의 개념적 특성과 활용가능성 모색”, 『공간과 사회』 39권.
완주군 농촌활력과, 2012, “완주군 농촌활력 주요사업”, 『귀촌-지역공동체 정책연계 세미나 (1)전북권』 발표자료, 한국농촌경제연구원(2012.4.). 
전명숙 외, 2020, “지역의 내생적 고용성장 과정 연구: 완주와 창평의 로컬푸드 마을공동체 조직 사례를 중심으로”, 『혁신기업연구』 5(3).
황영모 외, 2019, “농촌지역 사회적경제 성공요인 분석 연구”, 농림축산식품부.

월간중앙, 2017.5.17., “리셋코리아-마을이 답이다(4) 윤리적 소비를 강제하지 말라”,
      https://jmagazine.joins.com/monthly/view/316722(검색일: 2022.2.28.).
한겨레신문, 2021.8.25., “변신! 바로 딴 상추가 쏠쏠한 ‘배춧잎’으로”,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08999.html(검색일: 202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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