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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육아휴직제로 육아선진국 이루겠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의 보육공약
  • 입력 2021.11.30 15:52      조회 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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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보육 정책의 핵심이 육아휴직 공약을 발표하겠습니다.

‘라떼파파’라는 말씀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커피를 들고 유아차를 끄는 스웨덴 아빠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아빠 육아휴직이 정착된 복지국가에서는 ‘슈퍼우먼’도 ‘독박육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육아에 대한 공평한 참여와 아이에 대한 사랑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선진국을 선포한 2021년 대한민국에서 엄마, 아빠의 삶은 어떻습니까? 2020년 출생아 100명을 기준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부모는 여성 21.4명, 남성 1.3명에 그쳤습니다. 반면 OECD 19개 국가에서 신생아 100명당 여성은 118.2명, 남성은 43.4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아이 한 명 탄생에 대해, 그 사회와 정부의 책임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오늘날 우리 일터에서 많은 여성들이 ‘간병, 돌봄, 상담’과 같은 필수노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필수노동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낮은 수준의 처우를 받는 여성들은 가정에서는 보상 없는 필수노동인 육아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눈총과 턱없이 낮은 휴직급여로 육아휴직은 꿈도 못 꿉니다. 엄마들은 퇴근시간이면 헐레벌떡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뛰어가고, 다시 집으로 출근합니다. 오늘도 여성들은 일과 육아를 모두 감당해야 하는 ‘슈퍼우먼’으로 살기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2001년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노동자는 단 2명이었습니다. 20년이 지났지만 남성 육아휴직자의 숫자는 2만 7천 400명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아빠 육아휴직은 별종, 더 나아가 희귀종이며, 남성 노동자가 육아휴직을 썼다는 사실 자체가 직장의 화제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이라면 아이 키우는 엄마 아빠의 삶이 행복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아빠들도 아이 키우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엄마에게 아이와 일,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불행은 끝내야 합니다. 누구나 아이를 키우는 행복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회사 눈치 보지 않고 일의 종류, 채용 형태와 상관없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 개개인의 사랑과 헌신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책임 속에서만, 행복한 육아가 가능한 일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대선 후보들은 공히 육아휴직 기간 확대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제도를 부모들이 제대로 쓸 수 없다는 핵심적인 문제를 놓치고 있습니다. 육아휴직제도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권’과 ‘소득 보장’을 위한 대안과 대체인력제도 개선 방안이 먼저 제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와 정의당은 ‘슈퍼우먼방지법 시즌2 : 전국민 육아휴직제도’를 제안합니다.

첫째, ‘육아휴직급여’를 현실화해서 육아휴직사용률을 높이겠습니다. 


초기 3개월(부부 합산 6개월)에만 집중된 육아휴직을 최소 1년(부모 합산 2년)은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 육아휴직급여 소득대체율을 통상급여의 80%로 인상하고 1년간 지급하는 것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상한선 150만 원을 2022년 최저임금의 1.5배인 285만 원으로 높이겠습니다. 휴직 후 6개월이 지나 직장에 복귀해서야 지급받는 사후지급금 25% 제도 또한 폐지하고 소득 감소 기간에 제대로 소득이 보장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육아휴직 아빠 할당제’로 평등 육아를 실현하겠습니다. 

육아휴직 기간 중 3개월은 부부가 반드시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하는 ‘육아휴직 아빠 할당제’를 도입하고 ‘자동 육아휴직 제도’를 법제화하겠습니다. 육아휴직 사용률과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율이 높은 스웨덴,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의 특징은 육아휴직 아빠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또한 최대 3년까지 분할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출산 전후 휴가는 90일에서 120일로 즉각 확대하고,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현행 유급 10일에서 30일로 늘리겠습니다.

셋째, ‘전국민’ 육아휴직제로 육아휴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습니다. 

2023년부터 전국민고용보험 도입과 병행해서 플랫폼, 특수고용, 자영업자들에게도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고, 2026년에는 모든 일하는 시민의 육아휴직권을 보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먼저 고용보험기금에 육아휴직 및 출산휴가 계정에 대한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할 것입니다. 한부모가족에 대해서는 ‘더블 돌봄휴가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 수준 소득대체율을 상향하고, 현행 10일의 가족돌봄휴가를 2배로 확대하는 특별한 지원을 하겠습니다.

넷째, 기업과 노동자가 대체인력에 대한 걱정 없이 육아휴직 제도를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가 차원의 ‘대체인력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하여 기업의 안정적인 대체인력 확보를 돕겠습니다. 육아휴직자 기존 급여의 1.5배를 지급하는 ‘대체인력평등수당’을 신설해서, 대체인력의 원활한 공급을 지원하겠습니다.

일가정양립실태조사에서 육아휴직제도 시행으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물었을 때, 1순위가 “동료 및 관리자의 업무가중”(23.4%)이었으며, 2순위가 “대체인력을 찾는 어려움”(19.4%)이라고 말했습니다. 동료의 공백으로 인한 업무 과중으로, 동료의 출산을 축복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기업이 육아휴직을 통해 숙련 인력을 보전할 수 있도록 대체인력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하겠습니다.

다섯째, 육아휴직에 대해 국가, 사회, 기업이 함께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육아휴직을 사유로 해고나 불이익을 준 사업자가 기소된 경우는 단 2건에 불과합니다.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부당 대우 및 차별적 처우를 받을 경우, 임금을 보전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 제재를 실효화하고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프랑스,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은 이런 불이익 처분이나 부당해고에 대해 손해 배상 등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기업들에게는 인센티브를 강화하겠습니다. 중소기업에 지급하는 육아휴직 지원금이 현재는 2개월 120만 원, 10개월 80만 원입니다. 이것을 월 150만 원으로 상향해서 기업들이 인력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87년 민주화와 함께 육아휴직제도가 도입되고, 20년 전 국민의 정부에서 부모육아휴직제도가 도입이 됐지만, 아직도 부모 다섯 중 한 명만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저출생에 대응한다고 하면서 온갖 정책을 꿰맞추고서는, 소수만 행복한 육아휴직제도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심상정 정부가 ‘누구나 행복한 돌봄혁명’을 이루겠습니다.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우리의 일터를 바꾸고, 육아 정책 전환을 위해 복지체제의 구조를 개혁하겠습니다. 주4일제 공약 역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심상정 정부는 시민의 삶이 선진국인 나라를 위해서, 엄마와 아빠가 행복하고 아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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