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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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지구 5050플랜’으로, ‘10년 녹색경제대전환’을 시작하겠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기후위기 공약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년 전 저는 정의당 대표로서 ‘그린뉴딜경제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원내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오늘 저는 비장한 마음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저의 약속 ‘구해줘 지구 5050 플랜’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미국 기상관측 이래 최대 크기의 허리케인인 ‘아이다’가 6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섭씨 50도에 근접하는 북미의 살인적 폭염도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독일을 강타한 집중호우는 100년 만의 최대 재난입니다. 터키, 그리스, 캘리포니아, 시베리아 곳곳에서 기록적인 초대형 산불이 연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기후위기가 10년 더 앞당겨졌다고 ‘코드 레드’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제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지금까지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인류 공동체와 비인간 생명체의 공존을 위한 사투를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은 기후위기를 논의할 기회마저 빼앗기고 말 것입니다.
기후위기 극복은 이제 국가안보, 국민안전의 문제입니다. 경제와 사회를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되었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기후대통령으로서 경제발전과 산업전환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고용과 소득 안정화도 기후위기와 연계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구적 위기 앞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기후말고 다른 모든 것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 심상정은 기후위기를 위기로 인식한 첫 기후대통령, 기후위기 대처에 최우선으로 국가적 역량을 모은 첫 녹색대통령, 그린경제와 생태사회의 비전으로 대한민국을 이끌 첫 미래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먼저, ‘구해줘 지구 5050플랜’의 5대 원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화제가 되니, 원칙도 없이 기후위기 대응을 덤으로 얹어 발언하는 정치인들이 늘어났습니다. 저는 다음 5대 원칙으로 기후위기에 대처하고자 합니다.
첫째, 기후위기를 위기로 제대로 인정하겠습니다.
기후위기를 진정 위기로 뼈저리게 받아드리지 않은 채, ‘신성장의 기회’로 삼자고 주장하거나, 기업지원 구실로 위기를 이용하는 ‘재난자본주의’ 발상은 안 됩니다.
지난 8월 거대양당이 강행 통과시킨 ‘탄소중립녹색성장법’은 위기의식 부재 속에 성장만 강조한 이명박 녹색성장의 재탕입니다.
1.5도 한계는 달성해야 할 최선의 목표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할 최악의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 목표입니다. 저 심상정은 성장의 기회를 말하기에 앞서 진실하고 책임 있게 위기에 대처하겠습니다.
둘째, 탈탄소 사회의 에너지는 핵이 아니라 재생에너지입니다.
화석연료에 미래가 없다고 핵발전이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아직 실용화되지도 않은 소형원자로를 거론하는 것은 10년 내 탄소감축 목표를 망각한 것입니다.
셋째, 정의로운 대전환으로 기후차별을 없애겠습니다.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에너지전환, 산업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서민에게 전환비용이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오히려 녹색전환을 사회경제개혁과 통합시켜 더 공정한 분배를 이루고, 더 평등한 사회로 나갈 계기로 삼겠습니다.
넷째, 우리의 강점인 디지털 산업도 녹색산업의 전망 안에서 포용하는 원칙을 세우겠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산업도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공존해야 합니다. ‘디지털을 품은 녹색도시, 녹색산업’을 만들겠습니다.
다섯째, ‘국가기후 비상회의’를 구성해서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기후위기에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불평등과 함께 해결해야 할 기후위기 극복은 대통령 혼자서 이룰 수 없습니다.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으로도 부족합니다. 시민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은 서민 지원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에 온 국민이 참여하도록 공론의 장을 만들고 함께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할 정치의 의무를 말하는 것입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시민과 함께 기후위기 극복을 이뤄나가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구해줘 지구 5050플랜’ 10대 과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은, 탈탄소사회 비전 없는 그린뉴딜, 대기업에게만 투자기회를 열어주는 그린뉴딜, 노동자와 지역주민 참여 없는 그린뉴딜, 결정적으로 사회경제개혁이 없는 그린뉴딜입니다.
저 심상정은 사회경제개혁 없는 문재인 정부 그린뉴딜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부 바꿔서 사회경제개혁과 기후위기를 함께 해결하는 정의로운 그린뉴딜 개혁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와 산업도, 우리 도시도, 우리 삶도 안전한 지구위에서, 평등한 사회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탈탄소사회로 대전환을 시작하겠습니다.
첫째, 2030년까지 탄소배출 50% 감축을 법제화하겠습니다.
지난 8월 국회는 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2018년 대비 고작 35% 목표를 탄소중립법에 담았습니다. 부끄러운 결정입니다. 위험한 결정입니다. 2010년 대비 50% 감축을 2030년 탄소배출 감축목표로 분명히 선언하고 법제화하겠습니다.
각 부문별 감축 목표도 구체화하겠습니다. 정부에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서 집행을 책임지겠습니다. 임기 안에 기후악당국가에서 기후모범국가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전력생산의 50%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현재 20GW 내외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설비를 임기 안에 100GW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미래 에너지 대안은 태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입니다. OECD 국가들에서 신규발전설비 투자의 80%는 재생에너지에서 일어납니다.
모든 가정에서 1가구 1태양광에 준하는 ‘자가태양광’을 독려하고, 가능한 모든 건물과 빌딩, 공공건물에 태양광을 설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역마다 공동체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장려하고, ‘공동체에너지전환기금’을 만들어 지역주민들의 지분참여를 크게 늘리겠습니다. 땅 주인과 기업들만 이익을 보고 주민들에게 아무런 이익도 없는 기존 방식은 철저히 배척할 것입니다.
셋째,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가동을 종료시키겠습니다.
기후위기 대처를 위해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중지하지 못하면 탄소배출 절반 감축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세계에서 탄소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발전소 10곳 중 3곳이 국내 석탄화력발전입니다. 저는 석탄화력발전의 조기종료가 정의롭고 안전하게 이뤄져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갈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겠습니다.
넷째, 광역지자체마다 ‘에너지전환공사’를 만들어서 대규모 에너지 설비는 공공이 주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에너지는 사회의 공공인프라이자 국민 삶의 필수시설입니다. 중앙집중형 전력 그리드도 재편되고 전력시장과 발전시설 소유에서도 큰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거대한 녹색전환이 일부 대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공의 이익에 맞게 전환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매년 20만 가구 이상 ‘그린리모델링’으로 에너지효율과 주거복지를 함께 이뤄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20년 이상 노후주택이 절반이 넘습니다. 에너지를 더 적게 쓰도록 주택과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가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찔끔하는 그린리모델링이 아니라, 대규모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주택과 빌딩, 공공건물에 대한 에너지 효율을 높이겠습니다. 2030년까지 20년 이상 된 주택과 건물들의 리모델링을 공공이 책임지고 지원하겠습니다.
여섯째, 2030년 이후 내연기관차 신규판매는 금지하겠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더 이상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시대의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세계 각국의 주요 자동차 벤더들은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생산 중단 일정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버스, 택시,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의 완전 전기화를 하겠습니다. 자가용 역시 전기차로 전환시키고 이를 위한 충전 인프라를 대폭 늘리겠습니다. 주요 도시들에서 걷기 편한 거리, 자전거 친화 거리로 바꾸고 자전거 도로를 대폭 확충하겠습니다.
일곱째, 매년 GDP 2%를 기후위기와 녹색전환에 투자해서 ‘10년 녹색경제 대전환’을 시작하겠습니다.
1970년대 산업화나 1990년대 정보화 이상의 공공투자를 통해 경제전환, 산업전환을 추동해내고 기후위기에 대처하겠습니다.
저는 이미 2017년 대선에서 ‘21세기 생태고속도로’를 제안했습니다. 더 이상 회색투자는 하지 않는 대신, 매년 GDP 2% 이상을 공공 녹색투자로 돌리겠습니다. 국가 R&D의 핵심을 녹색혁신에 집중하겠습니다. 안정적인 재원 마련을 위해 무이자 장기 녹색채권을 발행하겠습니다.
더 늦기 전에 녹색산업의 대전환을 통해 21세기 탈탄소경제, 녹색산업의 미래를 앞서가야 합니다. 녹색전력을 기반으로 산업을 일으키고, 탄소 집약적인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의 저탄소화를 앞당기며, 새로운 녹색산업의 기틀을 만들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품이나 설비를 소규모로 수입해 조립하던 종래 수준을 넘어 우리나라 녹색산업에 엄청난 수요와 산업 확대 기회를 가져올 것입니다.
대규모 공공투자가 필요합니다. 민간펀드나 모아서는 국가적으로 필요한 산업전환을 적시에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없습니다.
앞서가는 미래형 녹색산업 생태계를 조속히 구축해서 산업경쟁력도 높이고, 일자리도 늘리겠습니다.
여덟째, 실효적인 탄소세 도입으로 녹색전환을 앞당기겠습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조속한 녹색전환을 위해 명목뿐인 탄소세가 아니라 실제 효과를 낼 수 있는 ‘탄소세’를 도입하겠습니다.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율을 인상해서 우리산업과 도시가 화석연료로부터 조기졸업하도록 하겠습니다. 탄소세 부과로 인한 서민 부담이 없도록, 세수의 상당 부분은 탄소배당으로 국민들께 환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녹색전환에도 탄소세가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아홉째,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역’을 지정하겠습니다.
‘정의로운 전환’은 재난이 닥쳤을 때, 비용과 전환과정에서의 위험을 노동자나 지역주민이 떠맡지 않도록 국가가 보호해주는 것입니다.
저는 석탄화력발전 지역이나, 자동차산업 지역 등 전환의 영향을 받는 지역을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역’으로 지정해서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는 노동자들에게 빈틈없는 사회보장과 일자리 전환을 지원하겠습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녹색혁신과 녹색투자를 전환지역에 우선 집중하겠습니다.
열 번째, 기후위기 극복과 평화 협력을 함께하는 ‘동아시아 그린동맹’ 만들겠습니다.
세계는 군사 경제적 갈등을 넘어 기후위기에 공동대처하고, 적극적인 에너지 협력을 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은 물론 몽골, 러시아까지 망라하는 동북아 기후위기 공동대처 협력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당연히 북한도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공동의 탄소가격을 설정하고, 기후위기 대처를 위한 공동투자기금을 조성하도록 할 것입니다.
재생에너지를 안정적 전원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일국 범위를 벗어나 슈퍼그리드와 같은 방식의 국제 에너지협력체제를 필요로 합니다. 동북아 재생에너지 협력체제는 북한 핵무기를 풀어내는 실마리가 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가 50% 이상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제가 추진하려는 기후위기와 평화를 두 축으로 하는 ‘동아시아 그린 동맹(Green Allianc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