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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동아시아 질서와 대안의 모색
[정의와 대안] 2019.08.
- 입력 2019.08.29 10:39 조회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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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현 정의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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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9. 김수현(정의정책연구소 연구위원)
-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경제압박과 한국의 GSOMIA 재연장 거부 등 최근 동아시아는 우리가 수십 년 동안 익숙했던 그 동아시아가 아님. 그렇다고 신냉전체제도 평화·공동번영 공동체의 신 동아시아도 아님. 기존의 질서는 흔들리고 있지만, 새로운 질서도 구축되지 않은 요동치는 질서의 과도기라고 할 수 있음 |
□ 요동치는 동아시아 질서, 그 배경과 영향
-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경제압박과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재연장 거부 등 최근 동아시아에서 발생하는 제반 현상은 우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익숙했던 모습이 아님. 2차대전 후 동아시아는 중국의 공산화, 한국전쟁과 월남전 등 국지적 열전을 수반하는 치열한 냉전기를 거쳐 70년대 대소 전략적 이해에 따른 중국과 미국, 일본의 수교를 통해 전통적 해양세력 대 대륙세력의 대결 구도에 일정한 변화를 주었고, 탈냉전과 소련 붕괴에도 정치·안보적으로는 갈등해도 경제적으로는 협력하는 정냉경열(政冷經熱) 관계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함. 2010년대 들어 사드 배치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사태 등으로 중국이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하는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갈등이 경제 분야로 비화되기는 하였지만, 경제적 상호의존성 자체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음.
- 그런데 최근에는 미중 무역전쟁 등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갈등이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음. 한일관계의 경우에도 그동안 역사·영토 분쟁이 있어도 경제협력은 지속되었는데 최초로 경제 갈등이 전면화되며 안보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 안보분야의 경우 미국의 허브 앤 스포크(미국을 축으로 한 양자동맹) 정책에 따라 유럽과 달리 다자동맹화되지 않다가 특히 오바마 행정부 이후 그 조정·종용 등으로 인해 군사협력이 제도화되며 3각 동맹화의 우려를 낳은데 반해, 연초 일 초계기-한 구축함 갈등에 이어 GSOMIA의 사실상 파기까지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
- 동아시아의 기존 질서에 반하는 이러한 주요 현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미중 패권경쟁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그 연장선에서 판단함. 미중 간 무역전쟁이나 남중국해·동중국해를 둘러싼 갈등 등은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음. 사드의 한국 배치, GSOMIA 체결 등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 등도 안보분야에서의 미중 패권경쟁과 미국의 패권유지 전략의 일환으로 생각할 수 있음.
- 그러나 2018년 10월 일본 아베 총리와 대규모 경제사절단의 방중 등 최근 중일 관계 회복이나, 한일 갈등은 그런 시각으로는 해석 불가. 패권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국가는 상대국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도 동맹 혹은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강화시키려고 하는데, 이에 반하는 움직임에 미국 관료들이 GSOMIA에 대한 사후적 입장 천명에 그치고 적극적인 예방, 중재 등의 노력을 전개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 어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그가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 전략의 영향으로 설명함.(김동엽, “미중 관계와 한반도 미래,” 박재규 등 저, 『새로운 동북아 질서와 한반도의 미래』, (파주 : 한울, 2019) 등 참조.) 미국 우선주의는 미중관계뿐만 아니라 기존 동맹국들과의 관계, 안보·경제 등 트럼프 정부의 모든 정책을 관통하는 핵심 기조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과거 미국이 자국 군사력을 고갈시키면서 다른 국가의 안보를 도왔고, 자국 산업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외국의 산업을 부강하게 해왔으며, 이념과 가치를 대외 정책의 주요 기준으로 삼아왔지만, 앞으로 미국의 모든 정책은 미국인 자신의 이익을 위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힘.
- 이에 따라 안보 분야에서는 동맹국들에게 안보무임승차를 주장하며 비판하고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며, INF(중거리 핵전략 조약) 폐기와 중거리 미사일의 동아시아 배치를 추진한다고 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함으로써 이 지역 동맹국들의 안보부담을 가중시킴. 경제 분야에서도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TPP 탈퇴, NAFTA 탈퇴 위협, 한미 FTA 수정에 이어 미중 무역전쟁이 전개되고 있음.
- 이런 트럼프 행정부 대외 정책의 특징은 패권안정이론 등에서 이야기하는 강제력에 의한 일방적 지배가 아닌 피지배자 집단의 동의에 의한 순응이라는 그람시적 패권의 국제판으로 해석되는 전후 미국 패권체제, 구체적으로 전후 미국이 추구한 자유무역과 시장경제에 기초한 자유주의적 질서의 확립과 그런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동맹정책 등과 결을 달리하는 직접적·가시적 이득 확보를 우선한다고 할 수 있음. 경제분야의 경우 GATT, WTO 등 자유주의적 다자 질서를 통한 영향력 확보와 장기적 이득 추구보다는 양자적 관계를 통해 압력을 행사하고 직접적 이득 획득을 추구함.
- 이런 정책 변화의 배경에 있는 국제질서 변화 및 그 영향은 지구적 차원의 것이지만, 중국이라는 존재가 있고 유럽과는 달리 지역 차원 다자협력과 공동대응 체제가 공고하지 못한 까닭에 동아시아, 특히 동남아보다 동북아에서 두드러지게 전개되고 있음.
-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주로 양자적 차원에서 전개되기에 그 동안 동아시아 국가들의 대외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미중 경쟁이 그 격렬함에 비해 오히려 동아시아 각국들에 상대적 자율성을 안겨주고 있음.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재균형 전략 추진과 중국의 맞대응이 한미일 대 (북)중러의 냉전적 대립 질서 복귀 및 북한 문제의 대중 정책 이용에 따른 사실상의 방치 등을 초래한 반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직접 압박에 치중하다보니 한국, 일본, 필리핀 등의 대중 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모색, 북한 문제 해결의 기회 등이 열렸다고 할 수 있음.
- 하지만, 미중 경제전쟁 와중 화웨이와의 거래 금지에 대한 압박, 대북제재 국제전선 유지를 명분으로 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사실상 불허,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방위비분담금 대폭인상 압력 등에서 보듯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남북관계 발전, 외교·경제적 이해 등 한국의 국익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는 양면성을 보이고 있음.
☞ 대응방향
- 기존 국제질서 특히 동아시아 질서를 요동치게 하는 저변의 흐름 중 미국 패권의 상대적 약화와 미중 패권 경쟁 심화 및 대응방안 등에 대해서는 지난 5월의 “미중 무역전쟁 등 경제 갈등 심화와 함의, 과제”에서 이미 논한 바 있음. 여기서는 첫째, 위기를 빌미로 대두된 일부 정책 및 주장들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고 공동체 다수 성원의 권리를 증진시키는 개혁 추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미국 패권 약화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자유주의질서 변화의 배경과 함의, 위기 시 대응의 역사적 교훈 등을 통해 살피고, 둘째, 요동치는 동아시아 질서 속 우리의 자율성을 강화해 생존을 확보하고 평화를 구조화시킬 방안에 대해 논하고자 함.
□ 신냉전? 애국주의적 대응? 상황에 대한 예단과 보수적 대응의 문제점
-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등 국제자유주의질서의 후퇴, 미국 패권의 상대적 쇠퇴와 세력전이에 따른 미중 패권 경쟁 심화와 같은 국제질서의 구조적 변화와 그것을 반영하는 미국의 장기적 대외정책 방향의 전환인지, 아니면 트럼프라고 하는 예외적 인물의 단기적 외교정책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고, 어느 쪽이냐에 따라 동아시아 질서 및 한국의 대외 전략에 미치는 영향의 심도도 달라질 것임.(박인휘, “미국 동아시아 전략과 한미동맹”, 『동아시아 평화의 기회와 도전』 (2019 평화재단 심포지엄 자료집), 특히 pp. 38-41.과 최아진의 토론문, p.80. 등 참조 바람.)
- 일부 보수적 인사들은 최근 한일 갈등과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현재의 국제질서에 대한 무지와 무시, 우리의 외교·안보·경제를 오히려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고 공격하기도 함. 그런 공격의 배경에는 미중 패권경쟁에 따라 적어도 동아시아 차원에서는 한미일 대 북중러 간 신냉전 질서가 이미 도래하고 있으며, 이런 질서에 순응해 미국, 일본 등 해양세력의 편에 서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음. 그러나 현재 북미 관계나 전기한 일본의 양태는 물론 필리핀이나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각국이 미·중 어느 한 편에 일방적으로 경도되지 않는 외교 양태를 보이는 것은 일부 보수주의자들의 상황 인식 및 대응전략 기조가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수동적임을 보여줌.
- 기존 국제자유주의질서와 국제분업론 등에 입각한 정책으로는 현재 경제분야에서 전개되는 각국의 각개약진과 갈등, 압력에 대응할 수 없기에 소재와 부품, 장비 분야뿐만 아니라 AI 등 첨단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고하는 자조의 노력이 필요함을 부정할 수 없음. 그러나 한일 갈등 국면에서 정부여당 일각에서 보여준, 위기를 빌미로 한 환경, 안전, 노동의 권리 후퇴 정책 추진 가능성 언급과 입법 발의,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가로막고 대일 의존을 지속시킨 대기업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비판과 개선은 거세한 채 일부 재벌대기업을 ‘대단한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는 행태 등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서세동점의 위기 앞에서도 내부 개혁은 외면했던 위정척사파와 다를 바 없음. 만약 그들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부 위협을 빌미로 탄압한다면 기득권 지키기에 연연해 동학농민군 학살에 외세와 함께 협력한 당시 관군, 민보군의 행태와 다를 것이 없음.
- 안보론 혹은 평화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국가 총력안보를 명목으로 개인의 권리를 유보하고 탄압하던 권위주의 국가의 국가안보론을 답습하는 것임. 이런 국가안보론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탈냉전 이후 유엔을 중심으로 안보의 대상, 목적을 국가로부터 전환해 인간에 방점을 둔 ‘인간안보론’이 대두됨. 일찍이 요한 갈퉁이 단지 전쟁방지만을 목적으로 하다보니 군부의 독재와 과다한 군비에 대해서도 몰비판적인 ‘소극적 평화론’을 뛰어넘어 모든 구조적 폭력의 해소를 목표로 하는 ‘적극적 평화론’을 역설했지만, 시기는 다소 다를지라도 그 문제의식에서는 맥을 같이 함.(요한 갈퉁이 소극적 평화와 대비되는 적극적 평화를 역설한 것은 1969년 발표한 논문 <폭력, 평화 그리고 평화연구> 를 통해서였다. 국내에 번역된 그의 평화론과 관련 주요 저서로는 이재봉 외 역,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서울 : 들녘, 2000) 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6월 오슬로 방문 당시 ‘국민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적극적 평화’를 역설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전향적이었음. 만약 일본의 압력을 빌미로 개혁이 후퇴한다면 안보론, 평화론에서의 퇴행이자 약속 위반이라고 할 수 있음.
- 미국 정치에서 이단아였던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미국 우선주의, 영국의 브렉시트, 아베의 과거사 미화-전쟁 가능국 변신-대한국 경제 압박 등 국제자유주의질서에 반하는 제반 현상과 정책이 기존 질서의 중심국에서 전개하게 된 데는 첫째, 무인화, 자동화 등 4차산업혁명의 문제점과 둘째, 미·영이 중심이 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부정적 영향에 따른 분배정의의 악화, 셋째, 리먼브라더스 사태 같은 시장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책임 있는 집단의 기득권이 오히려 강화되는 정책 전개 등에 따른 대중적 불만이 깔려 있음.(박인휘, 앞의 글(2019)에서는 첫째, 둘째 등 언급.) 기대를 걸었던, 기성 정치권 중 상대적 개혁세력(미국의 경우 오바마 정부)이 위기에 봉착해서도 자신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적극적 개혁 정책을 전개하지 않고 (힐러리 후보처럼) 단지 기득권만을 대변할 것 같은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 되면, 대중들은 기성 정치 전체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며 이민자, 난민, 외국을 공격하는 우파 포퓰리즘에 경도될 수 있음.
- 기존 국제자유주의질서가 전면적으로 위기에 처하고 재조정될지 아니면 일정한 수준으로 재사회화(resocialization)될지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움. 위기의 정도는 다를지 모르지만, 현재의 상황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위기 측면에서 보자면 영국과 독일 간 세력전이와 1차대전 발발 시기보다는 대공황과 그에 따른 기존 질서의 붕괴 시기와 더 닮았음. 파시즘-우파 포퓰리즘으로 빠질지, 사민주의·뉴딜–21세기형 혁신정치를 추진할지 역사는 이미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음.
□ 공동안보에 기초한 한반도 평화체제, 동아시아 다자안보협력 강화
- 그것이 한미동맹의 대체재가 돼야 하는지, 아니면 보완재가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자에 따라 이견이 상이하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이 지역 차원의 안보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음. 9.19공동성명에서 보듯,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달성을 위해서 동아시아 차원 냉전체제의 해소와 평화공동체 달성이 바람직하지만, 당장 거기까지 가기 어려우니 북한 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전통적 안보협력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핵발전소 안전 등 관련 비전통적 안보협력도 강화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보수 정권도 부정하지 않음.
- 거기에는 1980년대 초반 유럽을 공포로 몰고 간 소련과 미국의 중거리핵미사일의 경쟁적 배치의 위기 속에서도 결국 미소 간 INF 체결을 이끌어내고, 동유럽과 냉전질서의 붕괴가 부를 수 있는 혼란을 잘 수습하며 유럽통합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헬싱키 프로세스, 그 성과물이자 제도화된 안보협력체로서 CSCE(유럽안보협력회의)가 큰 역할을 한 간접경험도 깔려 있음.
- 유럽과 동아시아의 차이, 현재 동아시아 각국에서 국가주의의 분출을 이야기하며 지역 차원 다자안보협력에 대해 회의를 표방하는 사람들도 있음. 그런데 헬싱키 프로세스, CSCE도 순탄한 길만을 걸은 것은 아님. 1977∼1978년 베오그라드 후속회의에서 참여국 간 견해차로 합의문조차 채택되지 못하기도 했고, 80년대 초 중거리핵미사일 배치로 갈등이 첨예화되기도 함. 그런 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 팔메 위원의 보고서에 기원을 둔 ‘공동안보’의 원칙임. 팔메 위원회 보고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선언함.(Palme Commission, Common Security: A Blueprint for Survival (New York: Simmon & Schuster, 1982). 이수형,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동아시아 공동안보의 전망”, 평화재단, 앞의 자료집(2019), 특히, pp. 16-17.에서 재인용.)
- “국가의 생존은 물론이고 안보란 상호의존적인 것이다. (중략) 안보를 확보하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은 평화와 군비철폐로 나아갈 적극적인 과정을 창출해 내는 데 있다. 모든 국가들이 공동의 생존을 위하여 협력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불가역적인 과정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략) 공동안보를 수용한다는 것은 이익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협력의 원칙이 대결의 원칙을 대체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 동 보고서가 제시한 공동안보의 6원칙은 다음과 같음. 첫째, 모든 국가들은 안보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둘째, 군사력은 국가들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정당한 수단이 아니다. 셋째, 국가정책을 표현하는 데 자제가 필요하다. 넷째, 안보를 군사적 우위를 통해 획득될 수 없다. 다섯째, 공동안보를 위해서는 군비감축과 질적 제한이 필요하다. 여섯째, 군비협상과 정치적 사건들을 연계시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
- 나의 국가 혹은 우리(동맹)만의 절대안보를 추구하는 것은 상대의 대응을 불러 더 큰 안보위협을 낳는 안보딜레마를 초래함. 나뿐만 아니라 상대의 안보를 인정하고 상호 군축 등 함께 안보 달성을 위한 노력을 전개할 때 안보가 더 공고화될 수 있다는 공동안보의 기본 정신은 북한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완화하고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음.
- 이런 공동안보의 정신과 그에 입각한 안보정책의 추진, 협력의 제도화는 비단 동아시아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남북 간에도 추진되어야 함. 북한의 잇단 단거리 미사일 발사, 그 빌미가 되는 보수정권을 능가하는 남한의 군비증강 정책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공동안보에 입각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 그래야만 남북군사분야합의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고, 남북관계 발전이 가능해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남한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제대로 된 한반도 평화체제가 형성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