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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플랫폼의 하나로서 공공플랫폼의 가능성과 사례
대안 플랫폼의 하나로서 공공플랫폼의 가능성과 사례
김은경
본 연구보고서는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와 정의당 부설 정책연구소인 정의정책연구소의 정책연구비 지원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목 차
요약문
1. 서론
2. 공공플랫폼의 필요성
1) 공공플랫폼의 특징
2) 공공플랫폼의 의의
3) 공공플랫폼의 과제
3. 공공플랫폼 사례: 핀란드
1) 개요
2) Suomi.fi 의 특징
4. 공공플랫폼 추진 방향
1) 민주주의 확대 및 정부 투명성을 위한 공공플랫폼
2) 플랫폼 경제 지원 공공플랫폼
3) 시민 주도 사회적 플랫폼(social platform): 플랫폼 협동조합
4) 기술이전 공공플랫폼
5) 무료 MOOC 공공플랫폼
5. 결론
요약문
플랫폼은 기술혁신의 성과물로 사회경제적 혁신을 가속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COVID-19로 인해 플랫폼은 이제 기술적 용어가 아닌 일반적인 생활용어가 되어 비대면 사회의 상징처럼 되었다. 대규모 플랫폼과 빅테크기업은 디지털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 걸쳐 독점력을 구축하고 있다. 반독점규제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고 정부는 대체로 더 큰 경쟁을 촉진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랫폼은 사회적으로 유용한 역할을 하고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동 소유 플랫폼이나 민주적으로 관리되는 공공플랫폼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공공플랫폼은 공익을 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공공이 일반 시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정의될 수 있다. 공공의 관점에서 플랫폼은 부의 창출과 효율성의 강화보다 민주주의적 수단이자 형평성의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공공플랫폼은 공정경제의 실현을 위한 기술적 기반이자 참여 민주주의의 확대를 위한 기본 수단이 될 수 있다. 공공플랫폼에 기반한 시민의 사회경제적 참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민주화하여 시장의 형평성을 강화할 수도 있다. 공공플랫폼의 우선순위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든 시민들의 효용 극대화가 될 것이다.
공공플랫폼은 첫째, 플랫폼 소비자들을 시민으로 전환하여 사회적 변화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둘째, 공공플랫폼은 사회경제적 과제에 대처하기 위한 민주주의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셋째, 공공플랫폼은 공공서비스의 제공을 디지털화하여 더 낫고 더 투명하고 질 좋은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여 공정성과 평등을 강화할 수 있다. 넷째, 공공플랫폼은 행정의 효율성과 규칙성을 제공하고 이용자 주도의 접근 방식을 통해 행정 프로세스와 운영방식을 개방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관료들의 자의적 행동을 통제하고 부적절한 행정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공공플랫폼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목표로 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재정적으로 비용과 부채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개인정보를 비롯하여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고 활용되는 공공플랫폼이 권력의 집중화를 초래하면서 거대한 ‘빅브라더’의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공공플랫폼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정립하여 권력의 재분배 및 분권화를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인프라에 기반한 정부의 권력남용 및 국민감시 시스템에 대한 민주주의적 견제와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공공플랫폼 그 자체의 구축보다 파트너십을 통해 정부 당국, 시민과 기업이 민주적으로 플랫폼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래야 공공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공공플랫폼의 추진 방향은 첫째, 민주주의 확대 및 정부 투명성을 위한 공공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공공은 디지털 커먼즈의 관점에서 공공 부문 전반에 걸친 데이터의 표준화 및 상호 운용성을 실현하면서 디지털 서비스를 유지하고 제공할 책임이 있다. 중앙정부는 중앙집중적 서비스가 필요한 부문에서 디지털 공공플랫폼을 구축하고 지방정부는 분권화된 서비스와 관련된 공공서비스 플랫폼을 지역적 특성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는 중앙정부의 공공플랫폼과 지방정부의 공공플랫폼을 연결하여 국가 내에서 디지털 공공서비스의 형평성, 연결성, 효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둘째, 플랫폼 경제 지원을 위한 공공플랫폼이 필요하다. 공공플랫폼은 서비스별 또는 지역별로 구축될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 공공플랫폼을 지원하는 공공플랫폼 액셀러레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플랫폼 개발 킷(Kit)을 개발하여 기존의 공공 홈페이지를 공공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 형태의 사회적 경제 기업이나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 공공플랫폼을 구축할 수도 있다. 지역별 상황에 맞는 플랫폼의 개발을 위해서는 디지털 커뮤니티 자산 구축도 필요하다.
셋째,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초가 되는 R&D와 혁신을 위해 기술이전 공공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직면하는 가장 어려운 문제가 기술혁신이다. 중소기업들은 대체로 영세하기 때문에 R&D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이전 공공플랫폼에는 대학, 공공연구기관, 중소기업, 대기업, 전문가 그룹 등과 자신이 가진 기술을 제공하기를 원하는 개인이나 기업 등도 참여할 수 있다. 공공플랫폼은 기술이전의 모든 과정을 포함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찾아내고 지식재산권의 출원 및 유지 관리까지 책임지면서 주요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관리해야 한다.
넷째, 시민 주도 사회적 플랫폼의 형태로 플랫폼 협동조합의 설립 및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디지털 경제에서 플랫폼과 디지털 인프라의 민주적인 공공 소유는 공동체를 견고하게 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현재 한국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만들고 있는 공공배달앱도 플랫폼 협동조합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플랫폼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사회적 플랫폼에는 정부 및 정부기관, 노동조합, 협동조합, 시민단체 등 플랫폼 협동조합과 관련되는 민간단체, 지역 금융기관, 플랫폼 기업, 비즈니스지원기관 등 비즈니스 주체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기존 협동조합이 플랫폼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이라는 산업적 관점에서 디지털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플랫폼 개발 및 운영을 지원할 수도 있다.
다섯째, 디지털 인재 양성과 일자리 정책의 관점에서 교육 혁신을 위한 무료 MOOC 공공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MOOC 공공플랫폼은 각 개인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시대의 지속 가능한 교육과 혁신을 위한 사이버 공간이다. MOOC 공공플랫폼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평생학습 체제를 포함하고 플랫폼에 기반하여 언제든지 어디서나 학습이 가능한 새로운 혁신적 학습 환경의 기반이 될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공공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지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플랫폼이 민주주의적 원칙을 내재하는 것이며, 공공플랫폼이 공공권력의 행정 집행과 권한 강화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와 의견을 반영하고 실현하는 민주주의적인 사이버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플랫폼은 단순히 기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수단이다. 광범위한 대중적 참여가 없으면 공공플랫폼은 실패한다. 공공플랫폼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적인 창업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공공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디지털 인재가 필요하므로 산업 및 고용구조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1. 서론
플랫폼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기술혁신의 성과물로 사회경제적 혁신을 가속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플랫폼은 생산적 관점에서는 생산도구를 소유하거나 직접적인 생산이 없이 경제주체를 연결하며, 기술적 관점에서는 경제주체 간 상호 연결을 매개하는 하나의 시스템이고, 생태계 관점에서는 생태계의 주체들인 구매자와 판매자 등이 만나는 기반이다(김은경 외, 2020). 디지털 플랫폼은 특정 서비스의 제공자들과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용하기 위한 사이버 공간이다. 특히 COVID-19로 인해 플랫폼은 기술적 용어가 아닌 일반적인 생활용어가 되어 비대면 사회의 상징처럼 되었다.
디지털 플랫폼은 거래 비용을 줄이고 편익을 증대시켜 플랫폼 경제를 확산한다. 플랫폼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보다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자와 이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의 연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 플랫폼 경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에 기반하여 발전되면서 산업 생태계의 가치사슬을 재편한다(김은경, 2020).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들은 이제 플랫폼 기업들이다(<표 1>).
<표 1> 2021년 시가총액 기준 세계 상위 10위 기업(단위: 10억 달러, 2021년 5월 발표 기준
기업명 |
국가 |
시가총액 |
Apple |
미국 |
2,252.3 |
Microsoft |
미국 |
1,966.6 |
Saudi Arabian Oil Company (Saudi Aramco) |
사우디아라비아 |
1,897.2 |
Amazon |
미국 |
1,711.8 |
Alphabet |
미국 |
1,538.9 |
|
미국 |
870.5 |
Tencent Holdings |
중국 |
773.8 |
Tesla |
미국 |
710.1 |
Alibaba Group |
중국 |
657.5 |
Berkshire Hathaway |
미국 |
624.4 |
주: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63264/top-companies-in-the-world-by-market-capitalization/, 2021년 10월 21일 검색
플랫폼 경제의 확대는 경제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열어준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시장 중심의 플랫폼 경제는 플랫폼 독점 자본을 강화하고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확대하며 중산층의 붕괴를 초래하면서 사회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초래하고 있다. 플랫폼은 한계 비용이 낮고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를 통해 경쟁력이 강한 지배적인 플랫폼 기업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주: 네트워크 효과는 한 사람의 수요 행위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 행위에 영향을 주는 효과로 시장 지배력이 있는 플랫폼일수록 유용성이 더 높아 더 많은 이용자를 참여하게 만들고 기존 이용자들을 해당 플랫폼에 머무르도록 하여 지배적인 플랫폼의 독점력을 강화한다.) 따라서 한국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독점적인 거대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규제는 가장 뜨거운 경제 이슈 중의 하나이다.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은 취약한 플랫폼 노동을 양산하면서 노동시장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양극화를 악화한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데이터의 추출 및 분석이다. 데이터는 플랫폼 이용자에 의해 생성되며 이윤을 목적으로 판매되고 분석된다. 따라서 플랫폼 경제에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정보 접근성, 연결성 및 효율성이 개선되지만, 이윤극대화를 위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부정적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거대 플랫폼 기업이 자신들이 수집한 대량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을 합병하면 플랫폼 경제의 혁신성은 사라질 수 있다. 데이터의 독점적 이용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개인정보를 침해하며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도 있다.
플랫폼 경제의 확대는 불가피하다. 플랫폼이 자연독점이라면 하나의 대안으로 공공사업처럼 규제를 하는 것도 대안이다(Hanna, 2020). 그러나 독점적인 플랫폼 대기업에 대한 규제만으로 플랫폼 경제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는 없다.(주 Frenken et al.(2020)은 새로운 규제나 규제 완화는 현행 온라인 플랫폼에 의한 P2P 관행을 제도화하기 위한 정책적 선택이지만 이의 정확한 근거와 예상되는 영향은 각 위험에 처한 공익 및 경우에 따라 분야별로 다르다고 지적한다.) 공공은 플랫폼 경제의 혁신적인 환경을 조성하면서도 플랫폼 기업들이 부정적 영향을 주는 전통적인 산업이나 유통, 노동시장 등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의 기술혁신을 활용하여 공공행정을 개혁하여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디지털 전환도 필요하다. 공공정책은 데이터를 공공재로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생산과 유통을 관리하고 만들어 나가야만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공플랫폼(public sector platform 또는 public platform)은 기술혁신의 산물인 플랫폼을 공익을 위해 활용하여 시민의 이익과 효용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민간 플랫폼과의 경쟁이 아니라 민간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공공플랫폼이 구축되고 운영된다면 이는 사회 전반의 효용을 높이면서 기술혁신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고는 공공플랫폼의 구축방안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이어지는 2절에서는 공공플랫폼의 개념을 정리하고 의의와 필요성을 검토한다. 3절에서는 실제 성공적인 공공플랫폼의 사례로 논의되는 핀란드의 경험을 검토한다. 4절에서는 공공플랫폼의 구축방안을 모색하며, 5절은 결론이다.
2. 공공플랫폼의 필요성
1) 공공플랫폼의 특징
공공플랫폼은 공익을 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공공이 일반 시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정의될 수 있다. 공공이 플랫폼을 활용하여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개방형 공공 데이터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제공 및 플랫폼 개발 서비스 제공과 플랫폼 기반 공공서비스 제공 등이 있다.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공기관이 생산하거나 관리하는 정보인 개방형 공공 데이터를 민간 또는 상업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공공이 제공하는 조세, 정보, 사회복지 등 각종 서비스도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Lawrence and Laybourn-Langton(2018)은 디지털 기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데이터와 디지털 인프라를 공동재(collective good)로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 다차원적인 '디지털 커먼웰스(digital commonwealth)'는 플랫폼 독점 자본이 아니라 사회적 번영을 위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공공은 디지털 기반 시설을 만들고 데이터를 개방하여 데이터의 분석 권한을 민주화하면서, 플랫폼의 소유 구조와 거버넌스를 바꾸면 형평성이 있고 혁신적이며 민주적인 성과를 촉진하는 비즈니스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은 공정경제(Fair Economy)의 실현을 위한 기술적 기반이자 참여 민주주의의 확대를 위한 기초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플랫폼은 모든 사람에게 접근 권한을 동등하게 부여하는 것이 가능하며 모든 플랫폼 참여자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호 연계하여 수평적 연결성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의 공정한 경제 생태계는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하여 구축되고 실현될 수 있다. 시민의 경제적 참여에 기반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민주화를 통해 시장의 형평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은 사회적으로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를 사회 전체의 부, 창의성 및 역량을 개발하는 것에 투여해야 한다.
공공플랫폼의 우선순위는 어떤 서비스를 목표로 하든 시민들의 효용 극대화가 될 것이다. 공공의 관점에서 플랫폼은 부의 창출과 효율성의 강화보다 민주주의적 수단이자 형평성의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표 2>는 민간플랫폼과 공공플랫폼의 차이를 기술하고 있다(Ottlewski and Gollnhofer, 2019). 공공플랫폼은 민간플랫폼과 마찬가지로 플랫폼이라는 기술에 기반하지만 민간플랫폼과는 다른 목표, 관련 산업, 비즈니스 모델, 과제 등을 가진다.
<표 2> 민간 플랫폼과 공공플랫폼의 차이
특징 |
민간 플랫폼 |
공공플랫폼 |
플랫폼 소유자 |
· 기업 |
· 정부 기관과 기구, 비정부 기구,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
목표 |
· 가격설정 |
· 사회적, 환경적 이슈 및 정부 이슈에 시민 참여 |
예시 산업 |
· 교통수단, 숙박, 통신,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소매 및 소비자 제품, 은행 및 금융 시장, 전자, 에너지와 유틸리티, 헬스케어, 보험, 제조업 |
· 교육, 주거와 커뮤니티 어메니티, 일반적인 공공서비스, 경제, 보건, 환경보호, 문화 및 종교, 국방 등 |
비즈니스 모델 |
· 고객: 소비자, 플랫폼 참여 당사자, 지분소유자, 플랫폼의 서비스/제품 공급자 |
· 고객: 일반 대중, 시민, 정책 결정자, 정부 기관, 커뮤니티, 이익 집단 |
과제 |
· 규모 확장 |
· 제공된 플랫폼 솔루션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과 실질적 이용 |
자료: Ottlewski and Gollnhofer(2019)
2) 공공플랫폼의 의의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함께 대부분의 선진국은 전자정부(e-government) 정책을 추진하였다. 주로 전자 서비스(e-service)를 통해 정부, 사회, 환경 및 보건 등에 대해 다소 대화적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전자 민주주의, 전자 거버넌스 및 전자정부를 위한 온라인 수단, 전자투표, 디지털 세금 신고 또는 민원 증명서 발급 서비스, 정부의 서비스 앱 등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경제의 발전에 따라 정부들은 새롭고 혁신적인 공공플랫폼을 구축하여 플랫폼 경제를 실험하기 시작했다.(주: 전자정부와 공공플랫폼은 기술적 발전에 기초하여 시민들의 참여 민주주의를 촉진하고 행정 편의를 강화하는 유사한 목적을 공유하고 있다. 단지 기술 발전에 따라 공공플랫폼은 전자정부보다 더 발전되고 더 다양한 서비스를 더 광범위하고 더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사회에 부응하여 공공 부문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의 아날로그 정부는 ICT 발전으로 인해 전자정부로 진화하여 전자정부는 더 큰 투명성과 이용자 중심 접근 및 ICT 기반 절차 등에 기반하였다. 이제는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여 전자정부는 디지털 정부(digital government)로 전환되어야 하며 행정은 개방적이고 이용자 주도의 접근 방식, 프로세스와 운영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공플랫폼의 의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공공플랫폼은 플랫폼 소비자들을 시민으로 전환하여 사회적 변화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공공플랫폼은 시민들에게 권한을 부여하여 책임을 강화할 수 있다.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새로운 책임과 일을 맡고 적극적인 시민이 되어 정부 조직의 업무를 줄여줄 수 있다. 공공플랫폼은 소비자들에게 현재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시민들 간의 교환을 촉진하여 집단행동을 조정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공하며 특히 금전적 동기 없이 소비자가 시민으로서 자발적으로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공공플랫폼은 사회적, 경제적 과제에 대처하기 위한 민주주의적 해결책을 위한 공간이 된다. Hautamäki and Oksanen(2018)에 따르면 혁신, 협업 및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공통 기반의 제공은 수많은 공공 부문 개발 프로젝트 및 프로세스에서 권고되고 있다. 소비자/시민과 '생산자'들이 공동의 플랫폼에 기반하여 소통하는 방식은 프로젝트 및 그의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단지 이 주체들이 플랫폼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에 성패가 달려 있다.
셋째, 공공플랫폼은 공공서비스의 제공을 디지털화하여 더 낫고 더 투명하고 질 좋은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다. 사실 공공 부문은 서비스 제공의 목적이 다를 뿐 세계에서 가장 큰 서비스 제공업체이다.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사회에 부응하여 공공 부문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의 아날로그 정부는 ICT 발전으로 인해 전자정부(e-government)로 진화하였고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여 전자정부는 디지털 정부(digital government)로 전환되어야 한다. 플랫폼은 더 나은 디지털 서비스를 향한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 공공서비스의 가용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플랫폼은 비용이나 위험 때문에 민간부문이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공공플랫폼은 공공서비스의 제공을 더 잘 조정할 수 있다. 일정한 규칙에 기반한 공공플랫폼은 투명하고 개방적인 운영을 통해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를 조정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거래 비용과 자원을 절약하면서 공공 부문은 조정 노력에만 집중할 수 있다. 공공이 플랫폼을 통해 시민과 다른 이해관계자 간의 재화와 서비스의 교환을 직접 통제하거나 규제할 수 있어 공공서비스와 관련한 공정성과 평등도 강화될 수 있다.
넷째, 플랫폼은 행정의 효율성과 규칙성을 제공한다. 플랫폼 제공자로서 공공 부문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의 행동에 대한 규칙을 시행하여 일관된 규칙 기반 행정을 만들 수 있다(Hofmann et al., 2019). 플랫폼 기반 행정은 이용자 주도의 접근 방식을 통해 행정 프로세스와 운영방식을 개방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투명한 플랫폼에 기반한 행정체계는 관료들의 자의적 행동을 통제하고 규제를 존중하게 만들며, 디지털 플랫폼이 생산한 빅데이터는 부적절한 행정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에 기여한다. 공공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공공서비스도 상대적으로 쉽게 발견될 수 있다. 공공플랫폼을 통한 행정서비스의 제공은 공공 부문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구성하며,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시민들의 효용성과 시민 중심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공공플랫폼은 민간에 비해 수집된 데이터와 관련하여 개인정보 보호, 보안, 기밀성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공공플랫폼 활동의 디지털 기록을 개방형 데이터로 공개하면 공공의 책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3) 공공플랫폼의 과제
공공플랫폼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공공플랫폼이 운영상 혹은 본질적으로 가질 수 있는 비용도 있다. 공공플랫폼이 목표로 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 디지털 플랫폼 비용, 필요한 전문 인력 등 공공 부문의 비용과 부채가 발생한다. 실제 그동안 한국에서 만들어진 많은 공공 앱들은 실패를 거듭하기도 했다. 더욱이 관리자의 상시 감시가 필요 없는 기존 전자정부 서비스나 사무 행정서비스만 제공되는 기존 업무와 달리, 공공플랫폼은 일반적으로 24시간 관리와 전문가의 조정 및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공공플랫폼이 기술적 문제로 일순간이라도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 그에 따른 손실은 매우 클 수 있다. 해킹이나 시스템 보안의 문제는 상상을 넘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개인정보를 비롯하여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고 활용되는 공공플랫폼이 권력의 집중화를 초래하면서 거대한 ‘빅브라더’가 되지 않도록 하는 공공플랫폼 거버넌스가 필요할 것이다. 데이터를 취합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공공플랫폼에 기반한 공공집단이 권력을 획득하여 권력을 강화시켜 민주주의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공공의 시민에 대한 감시 금지와 프라이버시 가치와 규칙 등을 법제화하고 데이터 책임 및 투명성 등에 대한 엄격한 국가 데이터 개인정보보호 프레임워크 구축 및 민주적 공공 소유를 가능하게 하는 법이 필요하다. 특히 공공플랫폼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거버넌스를 정립하여 권력의 재분배 및 분권화를 추진하여, 디지털인프라에 기반한 정부의 권력남용 및 국민감시 시스템에 대한 민주주의적 견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3. 공공플랫폼 사례: 핀란드
1) 개요
핀란드는 효율적인 디지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평가받는다. 핀란드는 2020년 EU 디지털 경제 및 사회 지수(Digital Economy and Society Index, DESI)(주: 2014년 이래 DESI는 유럽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회원국의 디지털 발전을 모니터링하는 지수로 이용되고 있다. 매년 발간되는 DESI 보고서는 회원국별, 주제별로 구성된다. DESI 지표는 연결성, 인적 자본, 인터넷 이용, 디지털 기술 통합 및 디지털 공공서비스 등 5가지 지표로 구성된다.)에서 72.3점을 받아 28개 EU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COVID-19 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 평가에서 핀란드는 디지털 기술의 통합에 기반한 디지털 공공서비스의 우수성, 공공 부문과 민간부문 간의 적극적인 협력, 활발한 창업 등으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인구의 76%(EU 평균 58%)가 기본 또는 그 이상의 디지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1> 디지털 공공서비스 수준(2020년 기준)
자료: https://digital-strategy.ec.europa.eu/en/policies/desi, 2021년 10월 20일 검색
DESI 지표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디지털 공공서비스(Digital Public Service) 기준으로 보면 핀란드는 87.0을 받아 EU회원국 중 4위로 EU 평균 72.0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그림 1>). 핀란드는 인터넷 이용자 중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94%로 공공 당국과 국민 간 온라인 교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국가는 사전 작성된 공공서류 양식, 온라인 서비스 및 공개 데이터의 가용성과 관련해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핀란드의 디지털 공공플랫폼 구축은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핀란드: 2011-2020년 디지털 의제(Productive and innovative Finland — digital agenda for 2011–2020)’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정보사회 발전을 위한 미래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면서 공공 데이터의 접근성 개방 및 효율적 이용,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개발 촉진, 활동적 시민으로서의 고령자 지위 확보, 신기술 도입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 도모 등을 목표로 하였다. 국민과 기업을 위한 모든 주요 프로젝트로 공공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모든 공공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위한 원칙과 공공 및 기업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정보 관리 법률, 거버넌스 및 보안을 뒷받침하여 디지털 및 사용자 중심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핀란드 정부가 채택한 플랫폼 아키텍처의 중요한 요소는 마이데이터(MyData) 원칙이다. 마이데이터는 정부와 기업이 개인 데이터를 이용하는 규칙을 개발하기 위해 2009년에 발표된 제안으로 핵심은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시민 개개인은 자신에 대한 자료를 소유하고 데이터 사용을 완전히 통제하며 데이터를 폐기하거나 배포할 권리를 가진다. 이는 데이터 흐름을 단순화하고 기업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혁신적인 개인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마이데이터 원칙은 기업뿐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디지털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개발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특히 공공서비스가 개방형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다면 마이데이터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마이데이터 원칙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데이터 보안이다. 핀란드에서 디지털 서비스의 국가 아키텍처는 전자 식별 및 전자 권한 부여와 같은 보안에 필요한 많은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의료와 같은 공공서비스에서 데이터 보안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핀란드의 칸타서비스(Kanta Services)가 있다. 이 서비스는 의료 서비스, 약국, 시민을 위한 국가 데이터 서비스 시스템으로 1950년대부터 축적된 국민 의료 기록을 2007년 디지털화하면서 2017년부터 전 국민이 이용하고 있다. 전자 처방, 제약데이터베이스, 마이 칸타 페이지, 환자데이터 저장소 등을 포함하며 시민용과 전문가용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서비스가 전자 처방이다.(주: 전자 처방은 의사가 전자적으로 발급하는 처방전으로 Kela(사회보장기관)가 관리하는 국립처방센터에 입력되면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시민들은 필요한 약을 어느 약국에서든 처방받을 수 있다.) 또한 환자데이터 저장소는 2017년 기준 약 540만 명의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어 시민들은 자신의 진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으며 건강관리 전문가들에게도 필요에 따라 데이터 접근 권한을 부여한다. 마이칸타 서비스에서는 시민이 직접 전자 처방, 본인 치료 관련 기록, 실험실 검사 및 엑스레이 검사, 10세 미만 부양가족의 건강기록 등을 볼 수 있다. 칸타 서비스는 2019년 현재 10억 건 이상의 의료 기록을 통합 건강시스템에 축적하였고, 1억 8,700만개의 전자처방전이 발행되었으며, 핀란드 국민 80% 이상이 이 서비스를 한 번 이상 경험했다.
2) Suomi.fi 의 특징
핀란드는 2005년부터 공공 부문과 정부가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주체 간 협력 없이 분산적으로 개발이 되면서 서로 다른 정보 시스템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다른 서비스 간 데이터 공유가 어려웠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핀란드 정부는 디지털 서비스를 위한 국가 아키텍처(National Architecture for Digital Services, KaPa program)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Suomi.fi의 구축에 착수하게 되었다. KaPa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는 서비스와 기관들 사이의 정보 이전을 촉진하는 호환적인 기반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시민, 기업, 기관들이 행정당국과의 거래를 간단하고 쉽게 하면서 보안을 개선하고 공공행정의 개방성과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 온라인 서비스로 비용 효과성을 높인다. 디지털 기반시설은 공유 정보의 이용과 정보 시스템의 호환성을 개선하고 기업이 공공행정 데이터베이스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촉진하며 공공행정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국가 경제를 지원할 수 있다.
공공플랫폼으로서 Suomi.fi 서비스는 이전에 시민을 대상으로 했던 Suomi.fi 포털과 공공당국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했던 Suomi.fi 워크스페이스를 통합 대체하여 2018년 초에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2017년에는 기업용 서비스 포털 Yrityssuomi.fi(EnterpriseFinland.fi)가 Suomi.fi 사이트에 통합되었다. Suomi.fi는 시민과 조직들이 디지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온라인 공공서비스와 정보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종합 포털이다. Suomi.fi는 사람들이 살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과 기업에 대한 정보와 서비스를 결합하여 제공한다. 시민들은 ‘마이 전자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한 양식을 저장할 수 있으며, 서비스에 대한 공식 결정과 통지를 받을 수 있는 본인 계정을 개설할 수 있다. 정보와 서비스는 대중에게 대부분 공개되지만 엄격한 식별이 필요한 정보들도 존재한다. 특히 Suomi.fi는 각 행정 부처, 사회보장기관, 박물관, 법원 등과 같은 다양한 기관과 조직의 홈페이지에 링크되어 있어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필요한 상황에 따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Suomi.fi 이용 가이드는 디지털 및 인구 데이터 서비스 기관이 공공당국 및 관련 조직들과 협력하여 제작한다.
Suomi.fi의 구조는 데이터, 서비스, 인터페이스, 소비자 등의 4가지 층으로 구성되며 당국 간의 공식적인 협력을 위해 공무원을 위한 사이트도 포함한다(<그림 2>).
<그림 2> Suomi.fi 구조
<표 3>은 Suomi.fi에 포함된 서비스들의 개요이다. 민간부문 조직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서비스 접근에 제한을 받는 반면 시민들과 공공 부문은 Suomi.fi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가용성이 높다.
<표 3> 서비스 개요
서비스명 |
개요 |
가용성 |
전자식별(e-Identification) |
전자 인증 방법으로 서비스 이용자를 인증하고, 한 번의 로그온으로 시민에게 모든 공공 부문 서비스에 대한 액세스 제공 |
공공 부문 조직은 법적 의무 인증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민간 조직은 공공 부문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서비스 이용 불가 |
전자허가(e-Authorization) |
시민이나 단체가 다른 시민이나 단체들이 그들을 대신할 수 있도록 권한 부여 가능 |
공공 및 민간부문 조직 이용 가능 |
데이터 교류 층(data exchange layer) |
기관 간 데이터 교류를 표준화하고 보안(X-road 기반) |
공공 및 민간 조직의 이용 및 데이터 제공 허용(공공데이터 등록부에 있는 공공기관은 의무) |
서비스 카탈로그 |
조직이 공통 데이터베이스에 자신의 서비스를 표준 방식으로 설명 가능 |
공공 및 민간 조직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공공서비스를 하는 기관은 의무 |
지도 |
조직과 시민들이 위치를 보고 표시할 수 있는 중앙 집중식 방법 가능 |
공공기관은 지도를 사용할 수 있으며, 민간단체는 공공부문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한 지도 서비스 이용 불가 |
결제 |
공공기관이 시민들에게 청구서를 보낼 수 있고 시민들은 웹 포털을 통해 결제 |
세무서와 같은 필수 기관은 서비스 이용 의무가 있고, 기타 공공 부문 조직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민간 조직은 공공 부문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한 서비스 이용 불가 |
메시지 |
시민과 조직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며, 시민들은 웹 포털을 통해 메시지에 접근 가능 |
공공 부문 조직은 의무적이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민간 조직은 공공 부문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한 서비스 이용 불가 |
웹 포털 |
Suomi.fi 서비스를 하나의 뷰로 표시하며, 조직과 관련해서는 시민이 하나의 포털을 통해 볼 수 있는 웹 서비스 등록부 제공 |
공공 부문 기관은 등록부를 의무적으로 제공하거나 최소한 허용되며, 민간 조직은 시민의 사회보장번호나 사업자등록증 처리 권한이 있으면 서비스 이용 가능 |
자료: Yli-Huumo et al.(2018)
Suomi.fi 의 네트워크 효과는 아직은 완전히 실현되지 않아서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공공서비스 플랫폼은 공공서비스를 실현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주요한 도구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공공플랫폼의 핵심적인 중요성은 플랫폼 그 자체의 기술적인 구축보다 파트너십을 통해 정부 당국, 시민과 기업이 민주적으로 플랫폼을 발전시키면서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공공행정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4. 공공플랫폼 추진 방향
1) 민주주의 확대 및 정부 투명성을 위한 공공플랫폼
공공플랫폼은 공공 소유의 서비스플랫폼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디지털 서비스를 위한 단일 플랫폼으로 구축될 수 있다. 정부는 공공 부문 전반에 걸친 데이터의 표준화 및 상호 운용성, 그리고 더 많은 디지털 서비스를 유지하고 제공할 책임이 있다. 주요 공공기관 간의 데이터 기반구조를 조정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공공플랫폼들을 연계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공공플랫폼에서 수집된 공공 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의 수준에 맞추어 개방성과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
공공플랫폼은 디지털 커먼즈의 관점에서 국가 및 지역 차원의 데이터 수집, 개방형 데이터 정책, 데이터 신뢰 구축, 국가 차원의 데이터 주권 등에 대한 일관성 있게 민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중앙정부는 중앙집중적 서비스가 필요한 부문에서 디지털 공공플랫폼을 구축하고 지방정부는 분권화된 서비스와 관련된 공공서비스 플랫폼을 지역적 특성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는 중앙정부의 공공플랫폼과 지방정부의 공공플랫폼을 연결하여 국가 내에서 디지털 공공서비스의 형평성을 보장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의사결정 앱부터 혁신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지역 기반의 디지털 커먼웰스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공공플랫폼의 성패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공공 데이터 은행 및 개방형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한 데이터 환경을 혁신해야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의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디지털 시민 계정을 만들고 유지 관리하는 것이다. 이 계정을 통해 각 시민은 조세, 의료, 자산 등 주요 개인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데이터에 대한 비공개적이고 안전한 통제를 보장받고 특정 기관이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보안 및 익명화된 모든 시민 데이터의 집계는 데이터 저장소에 대한 개방형 접근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공공 소스로 제공될 수 있다.
특히 공공은 플랫폼 대기업들이 거의 독점적으로 수집하는 이용자 데이터와 개인 데이터(의료 기록, 고용 기록, 생년월일 등) 및 기업 내에서 생성된 산업 데이터(재무 정보, 산업 생산)와 기타 인프라 데이터 등을 통합하여 관리해야 한다. 이는 인구 및 공공 부문 데이터(공공 재정 등) 등과 함께 무작위로 생성되면서 개인이 직접 자각하지 못하는 데이터들까지 포함한다. 기업은 엄격한 조건하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데이터를 이용해야 하며 데이터 이용으로 생성된 수익은 공공 재정에 포함되어 공공플랫폼의 유지와 업데이트를 지원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정보를 취합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공공권력은 민주주의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거버넌스를 정립하여 권력의 재분배 및 분권화를 추진하여 공공플랫폼에 기반한 정부의 권력남용 및 국민감시 시스템에 대한 민주주의적 견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플랫폼이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면서도 민주주의의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서도 공공플랫폼의 관리를 위한 시민 참여 기반 거버넌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시민, 시민단체, 기업, 공공 및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공공플랫폼의 관리와 관련하여 실질적인 권한과 감시 기능을 가지는 거버넌스를 만들고 이의 기능과 역할을 법적으로 규정하며 회의 내용 및 의사결정이 시민들에게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플랫폼에서 회의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일반시민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일종의 ‘민주광장’으로서의 거버넌스를 만들고 운영해야 한다.
<그림 3>은 단순화한 공공플랫폼 생태계 개요이다. 시민들은 디지털 공공플랫폼에서 각종 민원 사무 및 서비스를 제공받고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공공플랫폼은 기업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민간 기업은 공공데이터 활용을 통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공공플랫폼이 행정적, 정치적 효과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매개로 경제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여 사회경제적인 선순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 공공플랫폼 생태계 개요
자료: 김은경(2020)
2) 플랫폼 경제 지원 공공플랫폼
공공플랫폼은 서비스별 또는 지역별로 구축될 수도 있다. 따라서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 공공플랫폼의 구축 및 유지를 지원하는 공공플랫폼 액셀러레이터(Public Platform Accelerator, PPA)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PPA는 플랫폼을 부문별, 지역별 특성에 맞게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될 것이다. 플랫폼 개발 킷(Kit)을 만들어 기존의 공공 홈페이지를 공공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 형태의 사회적 경제 기업이나 플랫폼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공공플랫폼을 구축할 수도 있다. PPA는 오픈소스로 시민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도록 추진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편 지역별 상황에 맞는 플랫폼의 개발을 위해서는 디지털 커뮤니티 자산을 구축해야 한다. 디지털 커뮤니티 자산 구축 전략은 데이터가 생성되고 사용되는 방법을 활용하는 디지털 플랫폼과 인프라를 개발하고 소유하는 것이다. 마을과 도시가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기술을 민주화하면 불평등한 신자유주의적 성장 모델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따라서 공공데이터를 보다 적절하게 수집하고 효과적인 큐레이션을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게 도구와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공공 클라우드와 같은 공공 디지털 인프라의 개발이나 공공 자금 지원 등은 상업적인 플랫폼과 다른 원칙에 따라 조직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그림 4>는 배달 종사자 소유의 플랫폼 협동조합의 설립과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오픈소스 앱 형태의 공공플랫폼을 제안한 것이다.
<그림 4> 플랫폼 협동조합 지원 공공플랫폼 사례
자료: 김은경(2020)
3) 기술이전 공공플랫폼
중소기업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가 기술혁신이다. 중소기업들은 대체로 영세하기 때문에 R&D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R&D는 국가사업을 제외하고는 대기업에 자원과 인력이 집중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지자체의 R&D 역량도 지자체에 입지하고 있는 대기업의 R&D 역량을 의미하는 것이며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은 거의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기업 성장 사다리의 핵심인 R&D를 위해서는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데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은 자원과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된 R&D를 할 수도 없다. 기업의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R&D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공공의 R&D 지원은 특정 사업에 단기간에 걸쳐 소규모의 자금을 여러 기업에게 형평성에 맞추어 배분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개별기업들이 자신의 필요에 맞는 R&D를 진행시키기가 쉽지 않다. 직접적인 투자는 혁신을 원하는 많은 중소기업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기업마다 상이한 혁신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도 어렵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혁신적인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R&D 역량이 없는 중소기업은 지속적으로 대기업의 단순 하청자로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기술혁명은 기술격차를 더 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업 간 격차와 갈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중소기업들에 대한 단순한 개별 정책자금지원이 아니라 체계적인 공공 R&D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초가 되는 R&D와 혁신을 위해 기술이전 공공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정부 차원이든 지방정부 차원이든공공 주도하에 구축되는 기술이전 공공플랫폼에 대학, 공공연구기관, 중소기업, 대기업, 전문가 그룹 등이 참여해야 한다. 공공기술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자신이 가진 기술을 제공하기를 원하는 개인이나 기업 등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플랫폼에서 중소기업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R&D를 제안하고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기술이 중소기업에 이전될 수 있도록 기술 제공자는 고객과 직접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고 기술과 지식을 공유할 수도 있다. 기업에 기술이전 전담부서가 없더라도 공동연구 수행과정에서 암묵적으로 기술, 지식, 노하우가 이전될 수도 있다. 기술이전 공공플랫폼은 기술이전을 단순화하고 전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복수의 공공연구기관들이 참여하고 연구 결과는 중소기업들이 언제나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원하는 개인들도 이 같은 공공플랫폼에서 발명과 기술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플랫폼은 공공 연구원들의 발명들과 권한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산업계로 관련 기술이 이전될 때까지 전문가들이 탐지하고 평가한다. 공공은 대학 및 공공 연구 기관의 기술을 평가하고 판매하면서 라이센싱하고 지식재산 및 기술의 성숙 과정과 관련 기술의 이전에 전문 지식과 자원을 제공한다. 공공은 발명을 보호하고 자금을 지원하며 발명에 따른 혁신 프로젝트에 동참하여 리스크를 감수하며 산업계가 관련 발명과 기술을 채택할 때까지 지원한다. 공공은 기술이전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여 혁신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요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관리해야 한다.
기술이전 공공플랫폼은 공공이 직접 기술과 산업을 선정하여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의 개발연대적 방식의 기업지원사업을 넘는 새로운 공공 혁신방안이 될 수 있다.
4) 시민 주도 사회적 플랫폼(social platform): 플랫폼 협동조합
(주: 사회적 플랫폼이라는 의미는 시민 및 민간이 주도하는 공공적 성격의 비즈니스 성격을 가지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며 넓은 의미로는 공공플랫폼으로 간주될 수 있다.)
거대 플랫폼 기업의 폐해 속에서 플랫폼 협동조합(platform cooperatives)은 소수의 이윤만을 보장하여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탄생하였다(김은경, 2020). 플랫폼 협동조합은 협동조합주의와 디지털 플랫폼이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협동조합으로 서비스 제공 및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디자인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에 의존하는 사람들과 참여하는 사람들이 플랫폼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관리한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사회운동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구성 주체들인 개발자, 서비스 공급 및 이용 주체 등이 다양한 형태의 결합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의 공동 소유 및 이용, 공정한 수익 배분 등을 실행한다(Scholz and Schneider, 2016).
대부분의 성공적인 플랫폼 협동조합 모델은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협동조합의 원칙과 가치에 기반한 운영을 견지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은 플랫폼 협동조합을 통해 공정하고 적정한 근로조건을 만들 수 있고 자본의 이해관계가 없어 이용자 및 소비자에게 더 낮은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플랫폼 노동 종사자가 소유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은 자본의 이윤 극대화 논리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더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플랫폼 종사자 소유 플랫폼 협동조합은 취약한 근로조건의 노동자들이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직업적 이익을 실현하는 하나의 대안이 된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플랫폼 노동에 대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며 특히 한국과 같이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자성’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플랫폼 협동조합이 유효하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협동조합 모델로서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인력알선기능부터 협동조합적으로 소유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환자를 위한 데이터 보호 플랫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플랫폼 협동조합을 개발하거나 촉진을 지원하는 플랫폼 협동조합 지원조직도 활성화되어 플랫폼 협동조합주의 컨소시엄(Platform Cooperativism Consortium, PCC), 브뤼셀 플랫폼 협동조합(Platform Coop Brussels) 등이 있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플랫폼 협동조합 모델은 수평적 의사결정, 탈집중화된 조직구조, 민주적 참여 및 이윤의 평등한 분배, 오픈 소스 기반 디지털 플랫폼 운영, 개방형 협동조합 네트워크 등을 특징으로 한다. 플랫폼 협동조합에 대한 실험이 사실상 모든 분야와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업적 플랫폼 모델의 실행 가능한 대안으로 여겨질 수 있는 규모에는 이르지 못했다.
디지털 경제에서 플랫폼과 디지털 인프라의 민주적 공공 소유는 공동체의 확산과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 협동조합의 설립 및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적 성격의 사회적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디지털 플랫폼은 협동조합이 단독으로 개발,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플랫폼 개발과 운영에 전문적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의 PCC처럼 플랫폼 협동조합 킷(Kit)을 개발하여 협동조합의 플랫폼 협동조합으로의 전환 및 플랫폼 협동조합 설립 지원도 필요하다. 플랫폼 개발 지원사업은 단순히 협동조합당 재정지원으로 추진되기보다 오픈 소스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도록 추진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같은 플랫폼은 공공이 지원하는 일종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통적인 협동조합과 플랫폼 협동조합을 모두 포괄하는 협동조합 지원 플랫폼이다. 사회적 플랫폼에는 노동조합, 협동조합, 시민단체 등 플랫폼 협동조합과 관련되는 민간단체, 지역 금융기관, 플랫폼 기업, 비즈니스 지원기관 등 비즈니스 주체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기존 협동조합이 플랫폼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이라는 산업적 관점에서 디지털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플랫폼 개발 및 운영을 지원할 수도 있다.
현재 한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실행 중인 공공배달앱도 플랫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공배달앱은 고유한 의미의 공공플랫폼의 관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공공배달앱은 자영 소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의 재정을 투입하여 운영되는 앱으로 배달 주문 외에 데이터 관리나 디지털 커먼즈의 관점을 가지지 않고 있다.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을 시스템에 포괄하지 못한 채 공공이 지원하는 일종의 배달앱에 불과하다. 공공배달앱은 지속적으로 재정이 투입되거나 혹은 실제 재원의 투입으로 성공한다면 부적절한 예산 낭비이자 민간시장의 기능을 침해하게 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공공배달앱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고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과 자영업자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사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배달앱을 플랫폼 배달 종사자들과 자영업자들이 같이 참여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의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5) 무료 MOOC 공공플랫폼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혁신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유형의 인재를 필요로 한다. 암기와 입시 위주의 교육은 기술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부적합하다. 현행 학교 교육시스템이 기술혁명에 부응하는 창의적인 혁신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중장기적 과제이므로 제도권 외부의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화 사회의 대두와 불안정한 노동시장은 청년뿐만 아니라 중장년을 포괄한 평생교육 시스템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교양처럼 이루어지는 평생교육을 디지털 인재 양성과 일자리 정책의 관점에서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플랫폼을 통해 기존 전통적 교육과 평생교육이 갖는 시공간, 상호작용, 콘텐츠의 협소한 한계를 근본적으로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기술의 발달은 기존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교육을 가능하도록 하며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의 등장은 기존 교육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MOOC는 특정 국가와 특정 대학들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으며 미래를 앞서 준비하는 콘텐츠 및 실천과의 연계를 도모해야 한다.
MOOC 공공플랫폼은 기술혁명 시대에 개인의 일상적이고 영구적인 혁신역량을 강화해 주고 디지털 시대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여 지속 가능한 교육과 혁신을 위한 사이버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MOOC 공공플랫폼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평생학습 체제를 포함해야 한다. 시민들의 평생학습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평생학습 체제를 구축하고 시민성 교육, 미래형 평생교육 운영, 문화 콘텐츠 관련 교육 등을 추진할 수 있다. 또한 MOOC 공공플랫폼은 혁신적인 평생 직업능력 개발 체제를 구축하여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학습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면서 적시 학습이 가능한 새로운 혁신적 학습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특히 MOOC 공공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 학습이 각 급 행정, 협동조합, 창업, NGO 등 다양한 활동 영역에서 실행되면 교육과 실천의 선순환 생태계도 조성될 것이다.
5. 결론
소수의 대규모 플랫폼과 빅테크기업은 디지털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 걸쳐 독점력을 구축하고 있다. 반독점은 강력한 도구이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고 일반적으로 공공 당국은 더 큰 경쟁을 촉진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랫폼은 사회적으로 유용한 역할을 하고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동 소유 플랫폼이나 민주적으로 관리되는 공공플랫폼이 필요하다. 어떤 분야에서 공공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지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플랫폼이 민주주의적 원칙을 내재하는 것이며, 공공플랫폼이 공공권력의 행정 집행과 권한 강화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와 의견을 반영하고 실현하는 민주주의적인 사이버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플랫폼은 단순히 기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수단이다. 광범위한 대중적 참여가 없으면 공공플랫폼은 실패한다. 공공플랫폼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ICT 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되어야 한다. 혁신적인 창업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미래의 고부가가치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공공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디지털 인재가 필요하다. 시장에서 필요로 되는 고숙련의 일자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교육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이고 산학연 합동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경제가 초래하는 산업 및 고용구조의 변화에 대응하여 우선은 과학기술 분야 및 고숙련 일자리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이 시급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신산업의 수요에 맞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여 교육내용과 교과를 개편하고 산·학 협력을 통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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