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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돌봄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나누기, 현실 진단과 대안

  • 입력 2022.12.15 13:37      조회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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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돌봄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나누기, 현실 진단과 대안-김현경.pdf
 
김현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2014년부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임금과 소득불평등, 소득보장정책,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아시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1. 서문

    돌봄은 자기가 살던 곳에서 개인의 특성과 요구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공동체 안에서의 돌봄, 살던 곳에서 나이들기(Ageing in Place)와 같은 정책적 지향을 갖고 개인의 복합적인 돌봄 필요에 맞는 통합적인 돌봄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돌봄은 지역의 특성에 맞게 시작되어야 하는데, 이는 지역주민 가까이서 그들의 요구와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방정부, 지자체가 주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좋은 돌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각기 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현재 어디까지 실현되고 어떤 문제에 직면했는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논의하고자 한다. 즉, 돌봄 또는 돌봄 영역의 사회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복지분권이 어디까지 와있는지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한국의 복지사업 역할 나누기 현실 진단

     1) 중앙정부의 역할 확대, 지방정부의 역할 축소
    한국에서 복지분권은 2005년 중앙정부의 국고보조사업(주: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게 사업시행을 위임하고 그 경비의 일부를 제공하지만, 재원 사용의 목적과 범위가 엄격하게 제한되고 집행과정에서도 엄격하게 통제하는 사업)을 지방정부로 대규모 이양하면서 시작되었다. 2001년 600여 개의 국고보조사업 중 2005년 13개 부처 149개 사업이 지방정부로 이양되었는데 사업 수로는 보건복지부 사업이 67개로 약 45%, 예산으로는 복지사업 비중이 약 62%를 차지해서 복지사업이 압도적이었다(참여연대, 2021). 
    기초생활보장급여를 포함한 공공부조 관련 급여와 보건 분야 주요 업무는 계속 국고보조사업 형태를 유지하는 반면, 노인·장애인·아동 등에 대한 복지서비스는 지방정부로 이양되었다.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지방 이양된 67개 사업 중에 장애인복지사업이 24개로 36%, 노인복지사업이 13개로 19%, 아동복지사업이 11개로 16%를 차지해서 이 3개 분야에서 70% 이상이 집중되었다(남찬섭 외, 2019). 
    복지사업, 지역주민 돌봄서비스는 지역주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어떤 사무들은 중앙정부가 또 어떤 사무들은 지방정부가 맡아서 기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남찬섭 외, 2019). 공공부조나 사회보험은 중앙집권성이 높고 분권의 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에 돌봄사업의 분권은 복지분권의 핵심이다(김은정, 출간예정). 

    하지만 이후의 과정은 지방분권을 강화하기보다는 다시 중앙정부가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업이 확대되어 실질적인 분권이 후퇴되었다. 2015년에는 이 중 정신/장애인/노인 시설 운영사업은 국고보조사업으로 다시 환원하였는데, 사실상 사회복지사업법은 보건복지부가 정신/장애인/노인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는 이양된 사업으로 시설운영사업에 대한 재정만 부담할 뿐 실질적 권한은 가질 수 없는 구조다. 
    그리고 2007년부터 시작된 바우처 방식의 각종 돌봄서비스 사업들은 모두 국고보조사업 형태로 실행되고 있다. 2007년 바우처 방식으로 기획된 개별, 방문형 사회서비스(사회적 돌봄)가 대표적인데, 이러한 사업들은 모두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지역밀착형 돌봄서비스 성격을 강하게 가졌다. 심지어 이러한 방식의 서비스들 중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경우 지역특성을 반영해서 지역이 사회서비스를 기획하도록 했는데 이러한 사업들도 국고보조사업 형태를 띠었다. 
    따라서 국고보조사업으로 각종 바우처 방식 돌봄서비스 사업이 확대되고 그 외 다양한 종류의 국고보조사업이 증가하면서 2017년 기준으로 국고보조사업은 지방이양 이전인 2001년 600개보다 1.6배에 이르는 960개가 되었고, 예산규모도 2010년 30조 원에서 2017년에는 46.4조 원으로 크게 증가하였다(이재원, 2019). 
    이러한 사업의 상당수가 내용적으로 지역 기반 돌봄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이러한 사업들이 다시금 국고보조사업으로 실행되는 것이 타당한지 재점검이 필요하다(김은정). 그리고 2005년의 지방 이양과 같이 국고보조사업들 중 일부는 지방정부로 이양하고 일부는 중앙정부에 두는 개별사무 나누기 방식의 복지사무 분담은, 결과적으로 지방정부가 복지사무에 대해 자율재량적인 방식으로 지역주민의 욕구에 더욱 부응하도록 하는 자치분권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평가된다(남찬섭 외, 2019).

     2) 지방정부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지방정부의 재정악화
    2005년 중앙정부 국고보조사업 149개가 지방정부로 이양되었다. 이 과정에서 지방사무로 이양된 사업의 집행에 소요되는 재정은 분권교부세(주: https://www.si.re.kr/node/24379)를 재원으로 하도록 하였다. 분권교부세는 지방교부세의 하나로 지방이양된 국고보조사업이 지방에서 효과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용도의 제한이 없이 자치단체의 일반예산으로 지원하는 한시적인 재원으로 2005~2014년(2015년 폐지) 운영되었다. 분권교부세는 내국세 수입의 일정률을 그 규모로 정하는데 2005년에는 0.83%로 시작하여, 2006년부터는 0.94%로 내국세 규모에 연동해서 그 규모가 결정되도록 하였다. 
    복지사업을 위주로 하는 대규모 지방이양사업을 운영하는 재원으로 지방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되어 재정자주도가 높아졌지만, 지방이양된 국고보조사업 중 복지사업의 증가세를 고려하지 못한 분권교부세 규모의 결정방식으로 복지이양 이후 지방재정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2001~2005년 내국세 평균 증가율은 8.6%였지만, 같은 기간 (2005년 지방이양된) 국고보조사업 중 복지사업은 세출 증가율이 20.5%에 달했다(곽채기 외, 2008). 이로 인해 지방이양사업에 대한 재정지출 수요와 분권교부세 수입 간 격차는 지속적으로 커졌고(곽채기 외, 2008; 백종만, 2014), 이 격차는 고스란히 지방정부의 추가적인 재정부담으로 남게 되었다(김승연, 2019).
    2005년 복지분권화 이후 큰 규모의 예산이 소요되는 복지 국고보조사업이 확산되었던 것도 지방정부의 재정자율권을 축소시켜온 핵심 요인이다(남찬섭 외, 2019). 2007년 시작된 각종 바우처 사업과 2010년 이후 지속적 확대가 이루어진 기초연금, 보육지원, 아동수당 등의 국고보조사업은 지방정부의 재정 경직성을 지속적으로 높였다. 2008년부터 실시된 기초연금은 이후 지속적으로 대상인구의 범위를 확장해오고 있으며, 특히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지방에서 이 부담은 더 커졌다. 2012년부터 보육서비스가 전면 보편화되었고, 2018년 시작된 아동수당도 2019년에는 전면 보편화되었다. 결과적으로 지방정부는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대응비 부담으로 이중삼중의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고, 현재 지방정부 지출 사회복지비의 약 90%는 의무지출인 국고보조사업이다. 즉, 지방정부의 자체사업은 사회복지지출의 10%에 불과하며 이 비중은 더 감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부분의 지방정부에서 지역주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자체사업 실행여력이 거의 없고(남찬섭 외, 2019) 오히려 중앙집권적인 특성이 더욱 강화된 셈이다(김은정, 출간예정). 
    지방정부가 자체적인 복지사업을 위해 집행가능한 재정규모의 증가를 재정분권의 척도로 본다면, 결과적으로 200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재정분권이 아닌 재정집권적 특성이 훨씬 강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남찬섭 외, 2019).
    1기 복지사업 지방이양 이후 지역별로 이양된 지방복지사무에 대한 예산집행액 규모 추이를 분석한 결과(곽채기 외, 2008), 지역 간 복지여건 격차 또한 증가하였다. 특히 광역시도와 시군구의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높을수록, 노인인구 비중이 높을수록 지방이양 복지사업 예산규모가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재정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지방이양된 복지사무 실행여력이 감소된 것이며, 재정적 측면에서 자치구는 보건복지부 사업의 단순 집행기관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기 복지재정 분권에 대한 결과평가는 다음과 같은 2가지 측면으로 요약된다. 첫째, 타당성 없는 복지재정 추계에 기반해서 복지재정 분권이 이루어짐으로써, 재정분권 이후 오히려 지방정부의 복지재정 경직성은 오히려 더 증가하였다. 둘째, 자치분권이 확대되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지역 간 격차 문제가 적절히 고려되지 못하여서, 결과적으로 복지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복지재정의 경직성이 더 높아지게 된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이재원 외, 2017).

     3) 중앙정부 행정 관리 방식 고수
    2005년 지방이양된 복지사업들은 국고보조사업과는 달리 분권교부세 사업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지역 여건 및 수요를 감안하여 사업내용과 방식 등에서 지방정부가 자율재량권을 가지고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행정적 관행은 여전히 중앙정부가 기존의 국고보조사업을 관리하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이재원, 2016). 지방 이양된 사업에 대해서도 기존 국고보조금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리감독 방식과 유사한 방식의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남찬섭 외, 2019). 나아가 2012년에는 사회보장기본법이 전면 개정되며,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사업 신설이나 변경을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위원회가 사전에 검토, 심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여전히 사회복지사무에 대한 핵심적인 행정주체를 중앙정부로 규정하고 있는 행정관점은 변화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강화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남찬섭 외, 2019).


3.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사례와 의의

    2005년부터의 첫 번째 복지분권 시도 이후 돌봄이 필요한 개인이 살던 곳에서 개인의 욕구에 따른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지방정부가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하 ‘통합돌봄’) 사업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정부는 ‘통합돌봄’을 “돌봄이 필요한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일상생활의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 주도형 정책”으로 정의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19). 2026년부터는 모든 국민이 보편적인 통합돌봄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지역 실정에 맞는 통합돌봄 모델을 발굴하고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9년부터 선도사업이 진행되었다(김보영, 2021). 시범사업 성격의 사업이었지만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지침을 그대로 따라서 집행하는 대부분의 복지사업과 달리 이번 사업에서는 지방정부가 기획하고 수행 및 관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박혜준 외, 2022).
    2019년부터 시작된 선도사업은 노인형 13곳, 장애인형 2곳, 정신질환자형 1곳으로 대상자를 나누어 진행되었지만 2021년에는 대상자 구분 없이 돌봄이 필요한 모든 주민에게 통합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융합형 사업을 8개 지역을 선별하여 진행하였다. 
    이 가운데 경기도 부천시 <사회적 경제조직 활용 통합돌봄 제공 프로그램>과 전북 전부시의 <건강-의료 안전망 구축사업>, 충분 진천군의 <퇴원환자 병원연계 자체 시범사업>을 소개한다(박혜준 외, 2022). 

    먼저, 경기도 부천시 사례는 3개의 지역자활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이들 기관이 일상생활지원, 이동지원, 영양지원, 세탁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통합돌봄이 다양한 욕구에 대한 개별적인 서비스를 대상자를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설계하여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면 이 사례에서는 아예 한 기관에서 다양한 욕구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도록 만든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부천시의 통합돌봄팀과 3개 지역자활센터는 센터에서 제공 가능한 서비스를 정리하고 월간 회의구조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해 나갔으며, 10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소사, 원미 나눔지역자활센터를 매칭하여 대상자가 신청 또는 발굴되면 초기상담 및 가정방문을 통해 서비스 제공계획을 수립했다.
    두 번째로 전북 전주시 사례의 특징은 지역 중심의 의료와 복지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전주시는 지역을 권역별로 나누어 전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주시의사회, 예수병원 등 지역의 의료조직 및 기관과 연계하여 지역의 노인을 만성질환 정도와 자가관리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하여 정도가 심하지 않고 관리가 되고 있는 대상에게는 주로 건강교육과 자조 모임 등 예방 중심으로, 정도가 심하고 관리가 잘되지 않는 대상에게는 의료진이 정기적으로 직접 방문하는 의료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한 것이다. 이는 대상자의 의료적 필요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돌봄문제에 있어서 핵심문제 중 하나인 만성질환에 대한 새로운 지역 중심 대응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의료사업과 복지사업이 별개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돌봄이 필요한 개인을 중심으로 했을 때 돌봄의 욕구는 의료와 복지를 넘나드는 사례가 흔하므로 이러한 시도는 매우 의미있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충북 진천군 사례는 지역과 병원의 통합적인 연계모델로서 큰 의미가 있다. 지금은 지역에서의 돌봄과 병원의 치료가 단절되어 병원 치료 후 퇴원하더라도 지역에서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다시 악화되고 중증으로 발전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진천군에서는 지역의 병원과 지자체 간의 연계를 통해 입원단계에서부터 상담을 통해 필요 여부를 파악하고 퇴원 전에 병원 내에서 돌봄계획을 세워 퇴원과 동시에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진천군의 사례를 다른 형태로 의료와 복지가 연계된 사례로 퇴원 후 돌봄이 노인돌봄에 있어서 뚜렷한 공백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통합돌봄의 취지에 맞게 개인의 복합적 욕구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여 통합적으로 제공했다는 점, 그리고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관련된 다양한 주체들의 파트너십을 이끌고 포괄적인 책임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박혜준 외, 2022). 그래서 노동자가 많은 부천시의 특성, 노인인구가 많은 진천군 등 지방정부가 자기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돌봄사업을 기획 및 수행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돌봄의 지방분권에서 가지는 의의가 크다 하겠다.


4. 돌봄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나누기를 위한 과제
    (주: 이 글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내부세미나에서 김은정 발표자료(2022)를 발췌 및 요약한 것이다.) 

    지금까지 2005년의 첫 번째 복지분권 시도의 경과와 그에 따른 현실 진단, 최근의 통합돌봄 사례를 소개했다. 이제 이를 토대로 향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적절한 역할 나누기를 위한 과제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권한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사무분권), 둘째 그러한 권한의 실행에 소요되는 재정은 어떻게 나눌 것인지(재정분권), 셋째 권한의 분산과 자치를 실행하기 위한 관리체계는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가 타당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1) 복지사무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기능 구분
    복지사무 실행에서 중앙정부의 기능과 지방정부의 기능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기초연금이나 양육수당, 아동수당 등 보편인구를 대상으로 수당 방식으로 지급되는 현금성 국고보조사업은 전국단위에서 통일적으로 실시되어야 하며, 지역 간 욕구 대응에서 편차가 나타나지 않는 표준화된 현금성 화폐급여의 경우 국가사무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제이 외, 2018; 이재원 외, 2017). 돌봄사업과 같은 지역주민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사업은 지방정부의 기능으로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2018)에 따르면, “지역주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무”는 지방정부의 사무로 규정되어 있다. 최저한의 생계나 의료 보장과 같은 공공부조 사무나 전국민 기초 수당이나 연금지원과 같은 보편보장 급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복지사무는 지역주민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사무로서,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실행, 관리해야 할 지방이양사무다(김은정, 2020). 

    중앙-지방정부 간 복지사무 분담을 조정하는 기존 법정기구를 현실화해야 한다.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의 기능을 살려서 현실적으로 지방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각종 국가사업의 실행을 사전에 논의하도록 하는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인구·사회·경제적 환경 및 지역 여건의 변화는 복지사업의 수요와 공급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복지사업의 지방분권화는 한두 번의 정책실행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꾸준한 협의의 과정을 통해서 구현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 간 복지사무 분권에 대한 상설 협의 기구를 운영하는 것은 성공적인 복지 분권화를 위해 결정적이다(김은정, 2020b).

     2) 재정분권과 포괄보조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치분권 정책이 실행되고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복지분야의 국고보조사업은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특히 재정지출 규모가 큰 국고보조사업이 최근 10여 년에 걸쳐 크게 늘었다. 따라서 복지 분야 국고보조사업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1980년대 그 틀이 결정된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기준보조율 체계는 전면적 변화 없이 땜질식 수정·보완만 이루어져 왔고, 지방정부 복지재정구조는 국고보조사업의 의무분담을 달성하느라 점차 악화되고 지역 격차는 커지고 있다. 
    따라서 전국단위에서 통일적으로 실시되어야 하며, 지역 간 욕구 대응에서 편차가 나타나지 않는 표준화된 현금성 화폐급여의 경우 국가사무화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제이 외, 2018; 이재원 외, 2017).  이러한 사업에 대해서는 지방비 부담의무를 배제하고 전액 국고로 실시해야 한다. 
    최저한의 생계나 의료 보장과 같은 공공부조 사무나 전국민 기초 수당이나 연금지원과 같은 보편보장 급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복지사무는 지역주민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사무로,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실행, 관리해야 할 지방이양사무다(김은정, 2020). 
    국고보조를 유지해야 하는 사업의 경우 가능한 포괄 보조화해야 한다. 즉, 중앙정부의 공동대응이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분권의 방향에 맞게 최종적 성과를 중심으로 포괄적 사업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현우 외, 2019). 통합돌봄 선도사례와 같이 지역 특성에 맞는 기획과 실행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정운용에서 지방정부의 재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하게 실행되어야 하는 사업들을 개별 국고보조사업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사업을 묶어서 포괄로 재정보조를 하고 최종 사업성과만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국고보조사업 관리의 틀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첫째, 국고보조사업을 개별적으로 관리하게 되면 재정단위가 영세한 사업들을 개별관리하는 데 불필요한 행정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둘째, 최종성과 중심으로 사업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면, 지방정부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그러한 사업들을 기획하고 실행 관리할 수 있는 재량권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자치분권시대 복지사업 관리의 방향에 부합한다. 


5. 결론: 분권형 복지행정 체계 구축

    지방이양된 사업에 대해서는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사업을 기획, 실행,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지방정부 층위 간에 이러한 사업실행에 관한 분권형 자체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정법 제27조의 7항의 “지방이양된 국고보조사무 관리에 관한 조항”에 따르면, 중앙부서의 장은 해당 사무의 수행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재정자율성을 해치거나 지방재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현행 법률(지방재정법)에도 지자체장이 재정활동의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함이 명시되어 있으나, 이러한 성과관리체계가 자치분권형 모델로 재구축되어야 한다.
    관련해서 현행 지방정부 평가제도의 문제점 또한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현행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제도와 같은 수직적 평가제도는 전면 개편되어야 한다. 중앙정부는 평가지표 개발, 평가결과 공개 시스템 구축, 평가 후 모니터링실행으로 역할을 제한하고, 평가내용과 운용방식 등은 모두 지자체의 자율재량성에 맡겨야 한다(자치분권위원회, 2018).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성과관리에서 중요한 점은 가능한 한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그 책임구조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에 의한 자치형 참여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은 복지사무의 대상자일 뿐 아니라 복지사무 기획의 당사자로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복지 분권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복지사업 예산 공청회 정례화, 복지예산감사청구제도 등의 실질적 강화가 필요하고, 주민자치조직, 지역복지기관을 포함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이 지역 안에서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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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2021, “복지 강화를 위한 재정분권 방안 모색 토론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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