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와 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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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서평10] 코로나19이후, 삶의 위험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
코로나19가 드러내준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는, '기존 사회안전망의 커다란 허점'이 아닐까? 재난이 터지면서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데, 막상 기존 사회안정망은 이들을 거의 배제한 채, 재난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규직이나 엘리트 직업군들만 보호하는 역설을 보였다는 점 말이다. 때문에 재난지원금 같은 기존 사회안전망과 무관한 임시적 조치들이 연달아 나왔던 것이고, 이마저도 일회용이라 여러 문제를 노정했던것 같다.
코로나19재난은 기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사회안전망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선명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전국민소득보험이 그 하나의 사례이고, 기본소득논쟁이나 일자리보장제가 전면에 부상되게 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1)
코로나19재난으로 수면위로 올라왔을 뿐이지, 실제로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계약은 '기술변화'와 '인구학적 변화' 때문에 이미 붕괴되었단다. 더욱이 앞으로 기후위기를 감안하면 더 그렇게 될거란다.
그래서 이제 2차대전 이후 만들어져 있는 국민을 위한 최소생활보장, 살면서 닥치는 각종 위험(교육,건강, 실업, 노후)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담할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는 매우매우 포괄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책이 나왔다. IMF 이코노미스트이자 영란은행 부총재까지 역임한 경력을 가진 이집트 출신의 경제학자 미누쉬 샤피크(Minouche Shafik)가 새로 출판한 <우리사 서로에게 빚지고 있는 것들: 새로운 사회계약(What We Owe Each Other: A New Social Contract>이다.
매우 매력적인 제목이 알려주는 그대로 그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기초생존보장과 삶에서 직면하는 위험분담에 관한 기존의 사회계약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코로나19재난으로 명확히 드러났다면서, 사회계약을 다시써야 한다는 주장을 약 300쪽에 달하는 내용으로 풀어내고 있다.
(2)
주류기관들에 종사해온 경제학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회구성원들이 각자 시장에 의존해서 삶의 위험을 짊어지는 사회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지가 책의 제목뿐 아니라, 첫장 첫 문장을 "사회가 모든 것이다(Society is everything)"으로 시작한다든지, 시종일관 위험부담에 대해 "개인보다 함께 부담(Less about 'me', more about 'we')"하자고 제안한다.
케네디가 1962년 독립선언일에 '상호의존선언'을 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삶의 위험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은, 사회전체가 함께 위험을 공유하는 것보다 공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훨씬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다"
그는 복지국가 개념보다 더 넓은, "이해관계자 사이의 동의과 약속, 규범화까지 포함"하는 개념인 사회계약을 핵심주제로 삼는다. 그에게 사회계약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리스크를 개인과 가족, 사회,그리고 시장과 국가가 각각 어떻게 나누어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사회계약은 참여하는 주체/ 어떤 사회적 주제를 가지고 할 거냐, 누가 얼마만큼 부담하고 누가 얼마만큼 수혜를 받을 거냐 같은 내용이 들어간다.
(3)
사회계약을 다시 쓰자는 문제의식에 따라, 그는 보육 - 교육 - 보건 -노동-노후- 세대(청년과 미래세대)라는 범주를 차례로 검토하면서, 각단계에서 기존의 사회계약으로는 생존보장과 위험부담, 수혜가 어떻게 잘못될 수 있는지 짚어나간다.
그리고 기술변화, 인구변화, 기후위기라는 3대 요인을 축으로 바뀐 현실에 입각해서 개인-가족-공동체-기업-국가가 어떻게 다시 위험분담을 떠맡을 것인지 제안한다. 어떤 대목은 크게 과감할 것도 없는 제안을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분담 등에서는 꽤 진전된 제안을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가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기존관행과 달리 3대 세금 - 탄소세/부유세/법인세-를 주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하여 눈길을 끈다.
***
내가 볼때 각각의 제안들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고 얼마나 거부하든지 간데, 이 책의 문제의식과 이 책이 제안하는 고민의 방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2022년 대선에서 다양한 정책 대안들이 쏟아져 나올텐데, 이 책의 문제의식에 답하는 것이 엄청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선을 앞두고 누군가 꼭 번역을 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재난은 기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사회안전망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선명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전국민소득보험이 그 하나의 사례이고, 기본소득논쟁이나 일자리보장제가 전면에 부상되게 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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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재난으로 수면위로 올라왔을 뿐이지, 실제로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계약은 '기술변화'와 '인구학적 변화' 때문에 이미 붕괴되었단다. 더욱이 앞으로 기후위기를 감안하면 더 그렇게 될거란다.
그래서 이제 2차대전 이후 만들어져 있는 국민을 위한 최소생활보장, 살면서 닥치는 각종 위험(교육,건강, 실업, 노후)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담할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는 매우매우 포괄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책이 나왔다. IMF 이코노미스트이자 영란은행 부총재까지 역임한 경력을 가진 이집트 출신의 경제학자 미누쉬 샤피크(Minouche Shafik)가 새로 출판한 <우리사 서로에게 빚지고 있는 것들: 새로운 사회계약(What We Owe Each Other: A New Social Contract>이다.
매우 매력적인 제목이 알려주는 그대로 그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기초생존보장과 삶에서 직면하는 위험분담에 관한 기존의 사회계약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코로나19재난으로 명확히 드러났다면서, 사회계약을 다시써야 한다는 주장을 약 300쪽에 달하는 내용으로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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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기관들에 종사해온 경제학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회구성원들이 각자 시장에 의존해서 삶의 위험을 짊어지는 사회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지가 책의 제목뿐 아니라, 첫장 첫 문장을 "사회가 모든 것이다(Society is everything)"으로 시작한다든지, 시종일관 위험부담에 대해 "개인보다 함께 부담(Less about 'me', more about 'we')"하자고 제안한다.
케네디가 1962년 독립선언일에 '상호의존선언'을 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삶의 위험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은, 사회전체가 함께 위험을 공유하는 것보다 공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훨씬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다"
그는 복지국가 개념보다 더 넓은, "이해관계자 사이의 동의과 약속, 규범화까지 포함"하는 개념인 사회계약을 핵심주제로 삼는다. 그에게 사회계약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리스크를 개인과 가족, 사회,그리고 시장과 국가가 각각 어떻게 나누어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사회계약은 참여하는 주체/ 어떤 사회적 주제를 가지고 할 거냐, 누가 얼마만큼 부담하고 누가 얼마만큼 수혜를 받을 거냐 같은 내용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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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을 다시 쓰자는 문제의식에 따라, 그는 보육 - 교육 - 보건 -노동-노후- 세대(청년과 미래세대)라는 범주를 차례로 검토하면서, 각단계에서 기존의 사회계약으로는 생존보장과 위험부담, 수혜가 어떻게 잘못될 수 있는지 짚어나간다.
그리고 기술변화, 인구변화, 기후위기라는 3대 요인을 축으로 바뀐 현실에 입각해서 개인-가족-공동체-기업-국가가 어떻게 다시 위험분담을 떠맡을 것인지 제안한다. 어떤 대목은 크게 과감할 것도 없는 제안을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분담 등에서는 꽤 진전된 제안을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가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기존관행과 달리 3대 세금 - 탄소세/부유세/법인세-를 주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하여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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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볼때 각각의 제안들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고 얼마나 거부하든지 간데, 이 책의 문제의식과 이 책이 제안하는 고민의 방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2022년 대선에서 다양한 정책 대안들이 쏟아져 나올텐데, 이 책의 문제의식에 답하는 것이 엄청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선을 앞두고 누군가 꼭 번역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