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
[정책과 서평24] 그린뉴딜 정책의 몇가지 쟁점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그린뉴딜 정책과 관련된 의미 있는 쟁점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탄소세의 효과성이나 방법론, 공공투자, 정의로운 전환, 소비규제, 탈성장 등등.
그린뉴딜 정책의 주요 논쟁과 관련해서 (내가보기에) 논쟁의 중간쯤 지점에서 논쟁의 당사자로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사람은 경제학자 로버트 폴린(Robert Pollin)인 것 같다. 그의 완전한 생각은 2015년에 출간된라고 생각하지만, 번역된 책은 <기후위기와 글로벌 그린뉴딜>정도다. 모두 읽을만하지는 않고, 정책 관련된 분들은 보면 좋겠다. (이 책은 사실 촘스키와 폴린 두사람을 인터뷰한 책이다. 촘스키 의견은 비중이 작고 실제로는 폴린의 생각을 인터뷰 했다고 봐도 된다)
(1)
먼저 탄소세에 대한 폴린의 생각? 폴린은 노벨수상자이자 탄소세의 권위자인 윌리엄 노드하우스 방식의 탄소세 제안을 냉저하게 비판한다. 노드하우스는 "2050년까지 평균기온 안정화 목표를 2도가 아닌 1.5도로 설정해야 한다고 내린 결론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폴린은 노드하우스를 포함해서 주류 환경경제학자들이 탄소세(또는 탄소가격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그마저도 강력하게 부과하지 않으며, 또 탄소세의 역진성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점을 문제삼는다. 그리고 이들이 "공공부문의 역량을 이용해 청정에너지 전환을 최대한 공격적으로 추진할 기회를 포기"했다고 비판한다. 정당하다고 본다.
(2)
둘째, 당연히 폴린은 탄소세 이상의 공공정책을 지지하는 그린뉴딜러다. 그는 "탄소세가 독립적인 정책임을 감안할 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탄소세보다 훨씬 더 강력한 형태의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결과 "강력한 규제와 함께 주요 경제분야에 대한 공공투자, 민간 부문 녹색 투자에 대한 공적 보조"등을 동반해야 "탄소세 같은 방식의 개입에만 의존할 때보다 훨씬 더 빨리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그는 "상당 수준의 공공 투자와 국유화, 강력한 규제"가 그린뉴딜 정책에 추가될 것을 요청한다. 원래 2015년 경에 폴린은 전세계 GDP의 약 1.5%정도를 앞으로 30년간 기후위기 대처에 투입하자고 했는데, 2020년 버전에는 약 2.5%를 지속적으로 투자하자고 제안한다. 단 공공과 민간이 절반 정도씩 반분하자고 제안한다.
그는 공기업 단독으로 이규모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므로, 민간기업이나 협동조합등을 포함시키고 민간투자기업들도 엄격한 규제를 전제하고 포함시켜야 한다고 단서를 단다.(우리나라 처럼 뉴딜펀드 만드는 걸로 매우는 방식은 그에게는 황당할 것이다.)
폴린은 구체적으로 전체 토지의 3%정도면 태양광과 풍력으로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며, 여기에 고속도로위, 해상 등을 포함하면 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3)
세째, 그린뉴딜의 재원마련은? 그는 (1) 탄소세의 약 1/4을 그린뉴딜로 포괄할 것, (2) 국방비의 일부(전세계 군사비의 6%)를 그린뉴딜로 전환할 것, (3) 공공기관들이 장기 무이자 녹색채권을 발행하고 중앙은행이 인수할 것, (4) 기존 화석연료 보조금을 전환할 것을 요청하면서 이 정도면 그린뉴딜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네째, 폴린은 탈성자론자들과 가장 치열하게 논쟁하면서 그들에 반대한 대표적 인사다. 그는 한편에서 그들의 주장 "탈성장은 여전히 기후변화라는 구체적 문제에 대해 현실성 있는 기후 안정화 체계 비슷한 것조차 제공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나는 여기에 일정하게 동의한다. 폴린은 매우 구체적인 수치까지 동원해서 에너지 전환과 효율화가 어떻게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력이 얼마나 될지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한다. 그런데 탈성장 주장의 많은 경우, 소비억제나 정의로운 전환을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전환경로에 대한 기본 프레임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전환 자체가 기술.재정적 될 수 있어야 정의롭던, 탈 자본주의든 정치적 사회적 방안이 떠오를게 아닌가?
(4)
하지만, 폴린은 탈성장이 무조건 '경제규모 축소'를 주장한다고 오해하는 것 같다. 그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경기 대침체에 버금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도, 세계경제는 여전히 탄소중립의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이라고 탈성자론자들을 비판하는데, 이는 뭔가 초점이 잘못된 것이다.
탈성장은 탈탄소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방식이 갖는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고, 에너지 효율화 등이 '소비관리'와 연결되지 않으면 결국 탄소배출에 실패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탈성장의 주장에 공감 ㅋ
(5)
마지막으로 다섯째, 그린뉴딜은 '탈자본주의'인가? 촘스키 교수는 당위적으로 "환경재앙 방지와 보다 자유롭고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를 위한 자본주의 해체 "를 동시에 이루자고 말하지만, 현실주의자인 폴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기후위기에 대처할 남은 시한인 30년 이내에 자본주의 해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탈자본주의가 기후위기 전제라고 한다던지 하는 주장은 오히려 기후위기 대처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그린뉴딜에 초점을 맞추자면서 "그린 뉴딜은 제 생각에 기후 안정화로 나가가는 유일한 접근법이자, 불평등이 증가하는 상황을 반전시켜 글로벌 신자유주의와 네오 파시즘을 물리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는 이 과정이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청정에너지의 공급확대가 공공과 개인, 협동조합 등 다양한 소유구조의 결합, 즉 자본가와 비자본가 그리고 이들이 손을 잡은 복합적 소유구조를 통해 설립할 수 있는 소기업들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면서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과 영국의 지역사회 기반 풍력발전 단지를 사례로 든다.
하지만 "기업들이 에너지 공급원으로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대신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에 의존해야 한다고 해서 이윤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할 필요는 없다"면서 자본주의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더라도 녹색전환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전망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는 폴린 의견에 가깝다.
***
이 밖에도 몇개 논점이 더 나오기는 한다. 어쨌든 지금 시점에서 그린뉴딜 정책과 관련된 큰 논점을 다시 추려보고 싶은 분들은 휘리릭 한번 보셔도 나쁘지 않을듯.
그린뉴딜 정책의 주요 논쟁과 관련해서 (내가보기에) 논쟁의 중간쯤 지점에서 논쟁의 당사자로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사람은 경제학자 로버트 폴린(Robert Pollin)인 것 같다. 그의 완전한 생각은 2015년에 출간된
(1)
먼저 탄소세에 대한 폴린의 생각? 폴린은 노벨수상자이자 탄소세의 권위자인 윌리엄 노드하우스 방식의 탄소세 제안을 냉저하게 비판한다. 노드하우스는 "2050년까지 평균기온 안정화 목표를 2도가 아닌 1.5도로 설정해야 한다고 내린 결론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폴린은 노드하우스를 포함해서 주류 환경경제학자들이 탄소세(또는 탄소가격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그마저도 강력하게 부과하지 않으며, 또 탄소세의 역진성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점을 문제삼는다. 그리고 이들이 "공공부문의 역량을 이용해 청정에너지 전환을 최대한 공격적으로 추진할 기회를 포기"했다고 비판한다. 정당하다고 본다.
(2)
둘째, 당연히 폴린은 탄소세 이상의 공공정책을 지지하는 그린뉴딜러다. 그는 "탄소세가 독립적인 정책임을 감안할 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탄소세보다 훨씬 더 강력한 형태의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결과 "강력한 규제와 함께 주요 경제분야에 대한 공공투자, 민간 부문 녹색 투자에 대한 공적 보조"등을 동반해야 "탄소세 같은 방식의 개입에만 의존할 때보다 훨씬 더 빨리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그는 "상당 수준의 공공 투자와 국유화, 강력한 규제"가 그린뉴딜 정책에 추가될 것을 요청한다. 원래 2015년 경에 폴린은 전세계 GDP의 약 1.5%정도를 앞으로 30년간 기후위기 대처에 투입하자고 했는데, 2020년 버전에는 약 2.5%를 지속적으로 투자하자고 제안한다. 단 공공과 민간이 절반 정도씩 반분하자고 제안한다.
그는 공기업 단독으로 이규모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므로, 민간기업이나 협동조합등을 포함시키고 민간투자기업들도 엄격한 규제를 전제하고 포함시켜야 한다고 단서를 단다.(우리나라 처럼 뉴딜펀드 만드는 걸로 매우는 방식은 그에게는 황당할 것이다.)
폴린은 구체적으로 전체 토지의 3%정도면 태양광과 풍력으로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며, 여기에 고속도로위, 해상 등을 포함하면 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3)
세째, 그린뉴딜의 재원마련은? 그는 (1) 탄소세의 약 1/4을 그린뉴딜로 포괄할 것, (2) 국방비의 일부(전세계 군사비의 6%)를 그린뉴딜로 전환할 것, (3) 공공기관들이 장기 무이자 녹색채권을 발행하고 중앙은행이 인수할 것, (4) 기존 화석연료 보조금을 전환할 것을 요청하면서 이 정도면 그린뉴딜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네째, 폴린은 탈성자론자들과 가장 치열하게 논쟁하면서 그들에 반대한 대표적 인사다. 그는 한편에서 그들의 주장 "탈성장은 여전히 기후변화라는 구체적 문제에 대해 현실성 있는 기후 안정화 체계 비슷한 것조차 제공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나는 여기에 일정하게 동의한다. 폴린은 매우 구체적인 수치까지 동원해서 에너지 전환과 효율화가 어떻게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력이 얼마나 될지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한다. 그런데 탈성장 주장의 많은 경우, 소비억제나 정의로운 전환을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전환경로에 대한 기본 프레임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전환 자체가 기술.재정적 될 수 있어야 정의롭던, 탈 자본주의든 정치적 사회적 방안이 떠오를게 아닌가?
(4)
하지만, 폴린은 탈성장이 무조건 '경제규모 축소'를 주장한다고 오해하는 것 같다. 그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경기 대침체에 버금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도, 세계경제는 여전히 탄소중립의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이라고 탈성자론자들을 비판하는데, 이는 뭔가 초점이 잘못된 것이다.
탈성장은 탈탄소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방식이 갖는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고, 에너지 효율화 등이 '소비관리'와 연결되지 않으면 결국 탄소배출에 실패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탈성장의 주장에 공감 ㅋ
(5)
마지막으로 다섯째, 그린뉴딜은 '탈자본주의'인가? 촘스키 교수는 당위적으로 "환경재앙 방지와 보다 자유롭고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를 위한 자본주의 해체 "를 동시에 이루자고 말하지만, 현실주의자인 폴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기후위기에 대처할 남은 시한인 30년 이내에 자본주의 해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탈자본주의가 기후위기 전제라고 한다던지 하는 주장은 오히려 기후위기 대처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그린뉴딜에 초점을 맞추자면서 "그린 뉴딜은 제 생각에 기후 안정화로 나가가는 유일한 접근법이자, 불평등이 증가하는 상황을 반전시켜 글로벌 신자유주의와 네오 파시즘을 물리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는 이 과정이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청정에너지의 공급확대가 공공과 개인, 협동조합 등 다양한 소유구조의 결합, 즉 자본가와 비자본가 그리고 이들이 손을 잡은 복합적 소유구조를 통해 설립할 수 있는 소기업들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면서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과 영국의 지역사회 기반 풍력발전 단지를 사례로 든다.
하지만 "기업들이 에너지 공급원으로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대신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에 의존해야 한다고 해서 이윤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할 필요는 없다"면서 자본주의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더라도 녹색전환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전망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는 폴린 의견에 가깝다.
***
이 밖에도 몇개 논점이 더 나오기는 한다. 어쨌든 지금 시점에서 그린뉴딜 정책과 관련된 큰 논점을 다시 추려보고 싶은 분들은 휘리릭 한번 보셔도 나쁘지 않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