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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이해하기(2) 재생에너지 100%를 향한 길
그린뉴딜의 최우선 정책인 에너지 전환
2020년 장마는 중부지역 기준으로 무려 54일간이나 계속되었고 강수량도 851.7㎜가 내렸는데 이는 기간이나 강수량면에서 모두 기상 관측사상 최고란다.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역대급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에 들이닥쳤고, 잠잠한 것 같았던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하면서 문자 그대로 2중, 3중의 재난앞에 시민들은 극도의 무력감을 느꼈다. 이런 극단적 기후와 신종 전염병 확산에 직 간접적으로 탄소배출 증가로 인한 온난화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자각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졌던 한 해가 2020년이다.
일부 SNS에서는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 9월 3일 녹색연합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기후변화 위기 인식’ 여론조사에서, 무려 95.8%의 응답자들이 코로나19와 폭우 등을 겪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답했단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상 최대의 장마가, 지난 6월 섭씨 38도까지 올라간 시베리아의 이상기후 영향과 관계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설문 응답자의 2/3는 코로나19도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기후위기가 어느덧 미래 세대의 미래 위험이 아니라 현재 세대가 당장 직면한 위험이라는 자각이 점점 더 실감되면서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하는 질문 또한 더 무겁게 다가온다. 그린뉴딜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한 가장 전진적이고 포괄적인 답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산업혁명 이전대비 지구의 평균온도를 추가로 1.5도 이상으로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자면 온난화의 주범인 연간 탄소 배출량을 10년 안에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하고 30년 안에 사실상 순배출을 달성해야 한다.
사실 이는 매우 어려운 목표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동시에 봉쇄와 휴업, 휴교, 거리두기와 외부활동 자제를 한 결과 탄소배출이 약 7~8%줄어들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그런데 매년 올해처럼 탄소배출을 7%이상씩 감소시켜야 10년 안에 탄소배출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우리의 생활과 경제에 미친 타격이 견딜수 없을만큼 심대하다. 그런데 한 해도 아니고 10년동안 지속적으로 이런 타격을 누적해서 감내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후위기를 막기위해 10년안에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개개인의 노력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비상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엄청난 공공투자를 통해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과 도시, 경제를 탈 탄소 경제로 대전환할 때에만 성공할 수 있다. 국가가 전시상태에 준하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공공투자를 통해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함으로써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온난화를 1.5도 이하로 묶어 두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린뉴딜 정책이다.
그림 그린뉴딜 정책 전체 개념도
재생에너지 100%로 가는길, 한국은 어디에 있나?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자면 무엇보다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생산에서 벗어나 태양과 바람을 이용한 재생에너지로 100%전환해야 한다. 때문에 모든 나라들의 그린뉴딜 정책의 첫 번째 정책과제는, 적어도 전기생산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앞으로 10~15년 안에 100%로 끌어올리고, 석탄화력발전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전력생산을 조속히 폐쇄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석탄에서 석유, 가스에 이르기까지 현대 산업문명은 실질적으로 탄소위에 세워진 문명이다. 탄소는 납이나 수은등 공해물질과 달리 자본주의 경제 근본기초에 들어가 있고, 따라서 탈 탄소경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개별적 기술뿐 아니라 전체 생산, 분배 소비의 전체 산업시스템을 재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라는 말이며 그 시작이 에너지 생산, 특히 전력생산에서 화석연료 의존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실제로 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생산은 어디까지 왔나? 2015년 기준 전 세계는 26%까지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지만 한국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10년 뒤인 2030년까지 가도 현재까지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력생산비중 목표는 현재의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20%에 불과하다. 10년 안에 세계적으로는 57%수준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많은 그린뉴딜 정책들은 10년 안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100%로 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면 한국은 왜 이렇게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뒤떨어지게 되었을까? 자연조건이 좋지 않은가? 그렇지도 않다.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히는 독일은 우리나라보다 일조량 등이 절대 우수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이 태양과 풍력만으로도 30%에 육박한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 생산 비중은 국가마다 큰 차이가 없었다. 독일도 10%가 넘지 않았고 나머지 대부분의 국가들은 모두 5%를 밑돌았다.(그림 2 참조)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영국은 25%가깝게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렸고,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도 태양과 풍력 비중을 10%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심지어 중국도 이 수준에 올라섰다. 하지만 한국은 투자를 게을리해서 여전히 과거와 다를바 없이 2.6%에 불과하다.
그림 전세계 태양과 풍력의 발전비중 변화(출처:Enerdata)
이렇게 보면 한국이 정말 혁신해야 하는 분야는 이른바 인공지능이나 4차산업혁명같은 디지털 분야가 아니라 ‘녹색혁신’임을 금방 알게 된다. 그러면 태양광 패널 등이 언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중금속 오염에 대한 걱정이나 폐기물 처리 우려 때문에 그다지 장려할 것이 안되어서 도입을 미루고 있을까? 그것도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 최근의 태양광 패널에서 우려할만한 중금속 검출은 없으며, 폐기물도 거의 대부분은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나 알미늄 등으로 특별히 폐기물처리에 난점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혹시 한국은 기술 수준이 높지 않거나 또는 비용부담이 커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미루고 있는가? 사실 기존에는 태양광과 풍력이 석탄화력발전 등 화석연료발전이나 원자력에 비해서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도입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치 비용이 문자 그대로 드라마틱하게 떨어졌으며, 조만간에 태양과 풍력발전이 가장 저렴한 발전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서, 블룸버그(BloombergNEF) 보고서 <신 에너지 전망 2019>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태양광 패널은 85%, 풍력은 49%, 배터리는 85%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10년 동안도 적어도 각각 동일한 성능이라면 반값 정도로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2010년에서 2019년까지 태양광, 풍력, 배터리 하락비율(출처: 블룸버그)
그러면 남아있는 질문은 하나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서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태양과바람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고, 이것이 오염위험도 없고, 심지어 비용도 적은데 왜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이 태양광 설치나 풍력터빈 설치를 반대하는가? 이제 겨우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중이 3%도 안되는데 앞으로 30배를 더 늘려야 할 판에 왜 주민들이 적극적인 참여는 고사하고 우호적이지 않은가?
여기에 대한 답은 어쩌면 간단하다. 지역의 공간에 설치되는 태양광이나 풍력터빈에 대해,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주민들과의 공감대는 물론이고 주민이 참여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설비 설치가 토지주인과 설비업자들만의 거래만으로 끝난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동네 야산에, 들판에, 길가에 태양광과 풍력터빈이 들어서게 되었지만 막상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없다면 이를 반길 리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찍이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은 후에 풍력발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덴마크는 풍력발전설비가 들어서는 지역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발전시설 도입을 허가해주었고, 그것도 주민들이 시설지분투자를 절반까지 해주도록 보장했다. 그리고 1990년대부터 재생에너지 도입을 저극 추진한 독일도 이 모델을 따라갔다. 그랬기에 그 나라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우리의 10배, 20배를 넘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요약해보자. 기후위기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자주 더 크게 신종 전염병과 폭우와 가뭄 등 극단적 기후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기후위기를 막자면 지구온도의 추가적인 상승을 1.5도 이내로 묶어두어야 한다. 2020년 현재 벌써 1.1도가 올랐고 10년마다 0.2도씩 오르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20년 이내에 1.5도를 넘어가 버릴 수 있고, 우리는 회복할 수 없는 기후재난에 노출될 수 있다. 이를 막으로면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고 그 가장 중요한 수단은 에너지를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과 바람에서 얻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이 필수인 것이다. 이렇게 필수적인 에너지 전환은 시민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서 성패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 이글은 [걷고싶은도시]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년 장마는 중부지역 기준으로 무려 54일간이나 계속되었고 강수량도 851.7㎜가 내렸는데 이는 기간이나 강수량면에서 모두 기상 관측사상 최고란다.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역대급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에 들이닥쳤고, 잠잠한 것 같았던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하면서 문자 그대로 2중, 3중의 재난앞에 시민들은 극도의 무력감을 느꼈다. 이런 극단적 기후와 신종 전염병 확산에 직 간접적으로 탄소배출 증가로 인한 온난화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자각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졌던 한 해가 2020년이다.
일부 SNS에서는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 9월 3일 녹색연합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기후변화 위기 인식’ 여론조사에서, 무려 95.8%의 응답자들이 코로나19와 폭우 등을 겪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답했단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상 최대의 장마가, 지난 6월 섭씨 38도까지 올라간 시베리아의 이상기후 영향과 관계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설문 응답자의 2/3는 코로나19도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기후위기가 어느덧 미래 세대의 미래 위험이 아니라 현재 세대가 당장 직면한 위험이라는 자각이 점점 더 실감되면서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하는 질문 또한 더 무겁게 다가온다. 그린뉴딜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한 가장 전진적이고 포괄적인 답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산업혁명 이전대비 지구의 평균온도를 추가로 1.5도 이상으로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자면 온난화의 주범인 연간 탄소 배출량을 10년 안에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하고 30년 안에 사실상 순배출을 달성해야 한다.
사실 이는 매우 어려운 목표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동시에 봉쇄와 휴업, 휴교, 거리두기와 외부활동 자제를 한 결과 탄소배출이 약 7~8%줄어들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그런데 매년 올해처럼 탄소배출을 7%이상씩 감소시켜야 10년 안에 탄소배출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우리의 생활과 경제에 미친 타격이 견딜수 없을만큼 심대하다. 그런데 한 해도 아니고 10년동안 지속적으로 이런 타격을 누적해서 감내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후위기를 막기위해 10년안에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개개인의 노력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비상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엄청난 공공투자를 통해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과 도시, 경제를 탈 탄소 경제로 대전환할 때에만 성공할 수 있다. 국가가 전시상태에 준하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공공투자를 통해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함으로써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온난화를 1.5도 이하로 묶어 두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린뉴딜 정책이다.
그림 그린뉴딜 정책 전체 개념도
재생에너지 100%로 가는길, 한국은 어디에 있나?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자면 무엇보다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생산에서 벗어나 태양과 바람을 이용한 재생에너지로 100%전환해야 한다. 때문에 모든 나라들의 그린뉴딜 정책의 첫 번째 정책과제는, 적어도 전기생산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앞으로 10~15년 안에 100%로 끌어올리고, 석탄화력발전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전력생산을 조속히 폐쇄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석탄에서 석유, 가스에 이르기까지 현대 산업문명은 실질적으로 탄소위에 세워진 문명이다. 탄소는 납이나 수은등 공해물질과 달리 자본주의 경제 근본기초에 들어가 있고, 따라서 탈 탄소경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개별적 기술뿐 아니라 전체 생산, 분배 소비의 전체 산업시스템을 재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라는 말이며 그 시작이 에너지 생산, 특히 전력생산에서 화석연료 의존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실제로 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생산은 어디까지 왔나? 2015년 기준 전 세계는 26%까지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지만 한국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10년 뒤인 2030년까지 가도 현재까지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력생산비중 목표는 현재의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20%에 불과하다. 10년 안에 세계적으로는 57%수준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많은 그린뉴딜 정책들은 10년 안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100%로 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면 한국은 왜 이렇게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뒤떨어지게 되었을까? 자연조건이 좋지 않은가? 그렇지도 않다.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히는 독일은 우리나라보다 일조량 등이 절대 우수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이 태양과 풍력만으로도 30%에 육박한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 생산 비중은 국가마다 큰 차이가 없었다. 독일도 10%가 넘지 않았고 나머지 대부분의 국가들은 모두 5%를 밑돌았다.(그림 2 참조)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영국은 25%가깝게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렸고,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도 태양과 풍력 비중을 10%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심지어 중국도 이 수준에 올라섰다. 하지만 한국은 투자를 게을리해서 여전히 과거와 다를바 없이 2.6%에 불과하다.
그림 전세계 태양과 풍력의 발전비중 변화(출처:Enerdata)
이렇게 보면 한국이 정말 혁신해야 하는 분야는 이른바 인공지능이나 4차산업혁명같은 디지털 분야가 아니라 ‘녹색혁신’임을 금방 알게 된다. 그러면 태양광 패널 등이 언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중금속 오염에 대한 걱정이나 폐기물 처리 우려 때문에 그다지 장려할 것이 안되어서 도입을 미루고 있을까? 그것도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 최근의 태양광 패널에서 우려할만한 중금속 검출은 없으며, 폐기물도 거의 대부분은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나 알미늄 등으로 특별히 폐기물처리에 난점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혹시 한국은 기술 수준이 높지 않거나 또는 비용부담이 커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미루고 있는가? 사실 기존에는 태양광과 풍력이 석탄화력발전 등 화석연료발전이나 원자력에 비해서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도입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치 비용이 문자 그대로 드라마틱하게 떨어졌으며, 조만간에 태양과 풍력발전이 가장 저렴한 발전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서, 블룸버그(BloombergNEF) 보고서 <신 에너지 전망 2019>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태양광 패널은 85%, 풍력은 49%, 배터리는 85%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10년 동안도 적어도 각각 동일한 성능이라면 반값 정도로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2010년에서 2019년까지 태양광, 풍력, 배터리 하락비율(출처: 블룸버그)
그러면 남아있는 질문은 하나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서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태양과바람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고, 이것이 오염위험도 없고, 심지어 비용도 적은데 왜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이 태양광 설치나 풍력터빈 설치를 반대하는가? 이제 겨우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중이 3%도 안되는데 앞으로 30배를 더 늘려야 할 판에 왜 주민들이 적극적인 참여는 고사하고 우호적이지 않은가?
여기에 대한 답은 어쩌면 간단하다. 지역의 공간에 설치되는 태양광이나 풍력터빈에 대해,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주민들과의 공감대는 물론이고 주민이 참여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설비 설치가 토지주인과 설비업자들만의 거래만으로 끝난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동네 야산에, 들판에, 길가에 태양광과 풍력터빈이 들어서게 되었지만 막상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없다면 이를 반길 리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찍이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은 후에 풍력발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덴마크는 풍력발전설비가 들어서는 지역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발전시설 도입을 허가해주었고, 그것도 주민들이 시설지분투자를 절반까지 해주도록 보장했다. 그리고 1990년대부터 재생에너지 도입을 저극 추진한 독일도 이 모델을 따라갔다. 그랬기에 그 나라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우리의 10배, 20배를 넘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요약해보자. 기후위기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자주 더 크게 신종 전염병과 폭우와 가뭄 등 극단적 기후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기후위기를 막자면 지구온도의 추가적인 상승을 1.5도 이내로 묶어두어야 한다. 2020년 현재 벌써 1.1도가 올랐고 10년마다 0.2도씩 오르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20년 이내에 1.5도를 넘어가 버릴 수 있고, 우리는 회복할 수 없는 기후재난에 노출될 수 있다. 이를 막으로면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고 그 가장 중요한 수단은 에너지를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과 바람에서 얻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이 필수인 것이다. 이렇게 필수적인 에너지 전환은 시민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서 성패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 이글은 [걷고싶은도시]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