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기

[경제] 3고 이후의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정책 제안

  • 입력 2022.11.10 16:16      조회 960
    • 이동한 정의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태그

  • 공유하기

#2. 경제
 
- 3고 이후의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정책 제안
 
− 각종 지표를 보면 소비위축과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높은 가계부채 수준은 화약고가 되고 있음.
−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후 기업의 실적과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로 채권시장의 혼란이 증폭된 상황에서, 가계는 실질 임금의 하락과 높은 가계부채로 인해 높은 이자 상환 부담을 안고 있어 기업과 가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음.
− 기업의 위기에 따른 고용 악화로 실업이 증가하면 높은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의 파산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대응 방안이 시급함.
− 최근 미국 연준의 과도한 금리 인상이 제조업을 위태롭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경기침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음. 
− 고령화, 탄소중립, 실업률 증가 등은 정부의 재정지출을 필요로 하며 이는 현재 2%로 여겨지는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상향되어야 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의견은 경제정책 체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로 이해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 서민, 자영업, 기업이 지역 안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제도를 마련하고 돌봄·탄소중립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일자리를 정부가 보장하는 ‘국가일자리보장제’를 시행할 수 있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1. 고금리에 따르는 희생, 경기침체

−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인플레이션이 9.8%까지 치솟았는데, 1년 전만 해도 정책 입안자, 경제학자, 투자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임. 2021년 내내 인플레이션이 몇 달 안에 사라질 빈혈 후 이상 현상이라고 주장해 온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갑자기 방침을 바꿔 역대급 수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했음
− 각국 정부는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에 GDP의 10%를 경제를 지탱하는 데 썼고, 추가로 6% 상당의 대출을 제공했음. 2007-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다수 국가들이 부채가 지속 불가능해질 위험이 있다는 우려에 예산 균형을 맞추려고 재빨리 돌아섰지만, 지금도 여전히 감세부터 에너지 요금 보조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돈을 빌려 여러 분야에 지출하고 있음.
− 인플레이션은 상품은 적은데 이를 얻고자 하는 돈이 너무 많아 연준이 통화공급을 '긴축'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부담을 크게 갖는다는 게 통설임. 이러한 목적을 위한 전통적인 정책 도구는 채권 매입을 줄이고 금리를 올리는 것임. 
− 그러나 현재 미국의 기업 부채는 2020년 초 이후 1조3000억 달러나 증가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규모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 생산경제의 중추인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은행의 신용 제공이 더욱 필요한데, 중소기업에 대한 금리 인상은 결정타가 될 수 있어 미국 내에서도 과도한 금리 인상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음.

2. 경제 정책 체계(regime)의 전환이 요구됨

− 2010년대의 대부분을 정의했던 ‘긴축재정정책과 확장통화정책’의 조합은 현재 ‘확장재정정책과 긴축통화정책’으로 대체되고 있는데, 그 결과는 ‘돈 쓰는 정부’와 ‘매파적인 중앙은행’ 사이의 줄다리기로 이어지고 있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어렵게 만들고 있음. 이러한 현상은 궁극적으로 경제 정책의 체계의 전환으로 여겨짐
− 정부가 지출해야 하는 압력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 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 요구와 탈탄소화 목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비 증가 요구 등은 상당한 규모의 공공 지출을 선행 요건으로 하는 것임. 
− 개별적으로 보면, 이러한 압력들 중 많은 것들이 관리 가능할 수 있겠지만, 복합적으로 보면 예산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게 될 것임.
− 당장 어려운 점은 정부의 대규모 지출로 인해 중앙은행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데 있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명목으로 자국 경제에 고통을 주고 있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이를 수수방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임. 
− 오히려 인플레이션 억제를 완료하기 전에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음. 경제가 이미 공급 측면의 충격, 특히 에너지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짐. 근본적인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해 재분배를 강화하거나 나아가 모든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게 되면, 물가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임.
− 올해 4월과 10월 발표된 IMF 세계경제전망을 비교해보면 전체적으로 2023년 이후 주요국 경제의 침체 폭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임. 현재의 혼란이 줄어들면, 기본적인 인플레이션율은 기존의 2%를 넘어 3~4%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음. 

3. 예견되는 한국 경제의 위기: 경기 침체

−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0월 26일 ‘2023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1년 대비 한국의 가계부채(2011년 916조 원 → 1,869조 원), 한계기업(2,604개 → 3,572개), 부동산 PF(51조 원 → 112조 원)가 증가해 거시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가 형성됐다고 보고함. 
− 한국은행의 분석에 의하면 늘어난 빚이 자산시장으로 흘러간 가운데 갑자기 버블이 꺼지는 강한 충격이 발생하면 가계·기업이 66조8000억 원에 달하는 신용 손실(빚을 갚지 못하는 사태)을 입을 것으로 예상됨.
− 또한 금리 인상기 이자 부담 증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실이 확대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
− 2023년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침체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에 큰 이견이 없어 보임.

4. 위험을 증폭시키는 요인: 한국의 가계부채
(주 : 2022년 10월 17일, KB증권에서 발행한 ‘KB Macro’와, 매일경제신문 ‘가계 숨은빚 1000조 육박… 고금리에 한국경제 시한폭탄’ 기사 내용 일부를 발췌함)

−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그 심각성이 드러남. 2008년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가계부채 비율은 감소하는 데 반해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 
− 한국의 가계부채 악화 상황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남.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05.8%로, 비교 대상인 43개국 가운데 4위임. 
− 지난해 우리 경제 규모(명목 국내총생산 2071조5000억 원)보다 가계부채가 5.8%포인트 더 많다는 얘기임. 미국(78.0%), 일본(68.8%), 독일(56.8%), 중국(61.6%)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더 높은 수치임. 고금리 환경에 부채 폭탄이 터지면 경제가 통째로 무너져내릴 위험성이 크다는 뜻임. 

그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출처: BIS, KB증권

− 팬데믹 이전 40조원 내외였던 가계의 연 이자부담액이 2023년엔 70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 이는 전체 경제규모 대비 3.8%에 달하며, 가계 소비액 대비로는 8.3%에 달하는 수치임.
−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가계부채 통계에 커다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에 있음. 그 동안 가계부채에 반영되지 않았던 영세 자영업자의 부채를 더하고,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엄연히 돌려줘야 하는 빚에 해당하는 전세보증금(995조8000억 원)까지 합치면 지난해 총 가계부채는 3187조5000억 원에 달하게 됨. 
− 이 경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05.8%가 아니라 153.9%로 단번에 48.1%포인트 급증해 조사 대상 43개국 가운데 1위로 뛰어오르게 됨.



☞ 대응 방향

1. 횡재세 부과

− 전쟁을 배경으로 한 경제 위기와 에너지 위기 기간에 정유사들이 취하는 비정상적 수준의 초과이윤은 가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음. 
− 경기침체와 겨울을 앞두고 취약계층의 절망적인 현실에 에너지 빈곤 우려가 겹쳐지고 있음. 특히 저임금 노동자가 많고 소득보장의 안전망이 취약한 한국 사회의 조건에서 인플레이션이 불러온 생계비 위기는 사회적 위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정유사들이 획득한 초과이윤에 대한 과세를 통해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제공해야 함.
−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나 빅테크 기업 역시 독점적 초과이윤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 특히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는 취지로 시행됐음. 
를 이용해 5년간 약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이자 이익을 냈다는 분석이 나왔음. 
− 독일이나 미국처럼 자본주의 선진국에서는 횡재세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루마니아, 헝가리 등 유럽 나라들에서 횡재세가 시행되고 있어 우리도 시급히 도입하도록 해야 함. 

2. 금리 인상으로 고통받는 서민에 대한 대책이 필요

−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코로나19 시기 대출에 대해 만기를 연장하는 정책이 고려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획기적으로 감면하는 조치가 필요함. 
− 해외 원자재가격 급등에 의한 물가 급등이나 납품단가의 급상승 등에 대해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함. 그동안 관련 업계나 정치권에서 요구했던 대중소기업 간 납품단가연동제의 도입 등 중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함.


3. 근본적인 과제: 경기침체와 지역소멸 위기를 함께 해결해야

−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소상공인 중 금융소외계층은 26% 수준. 이들 중 사업자금 대출이 필요하지만, 금융권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소상공인 13%에 이름. 이들은 친척 및 지인을 통하여 자금조달(46%), 대부업체를 통한 자금조달(12%), 계획했던 사업 규모 축소(23%)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됨.
− 이처럼 지역 소상공인의 대부분은 추가대출이 필요한 상황에 있음. 추가대출 희망 소상공인 중 9%만 자력으로 대출 가능하다고 판단됨. 62%는 정책금융기관 도움을 필요로 하며, 29%는 대출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함.
− 미국 공공은행인 노스다코타주은행(BND)과 독일의 지역공공은행들인 스파카센 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음. 지자체가 소유하는 지역공공은행은 지역 서민, 소상공인, 제조업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목적인 만큼 이들의 자금 마련을 위한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음. 
− 하지만 이를 이행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인플레이션 위기에 대처해야 함. 이를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신용을 제공할 필요가 있음. 지역 사회나 지역은행을 통해서 또는 국가 및 지방 정부에 낮은 수준의 이자로 대출을 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임.
− 한국은행이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와 같은 정책금융을 시행했지만 사업시행 과정에서 시중은행이 횡재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고, 금리가 낮은 정책자금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음.

4. 국가일자리보장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 경기침체가 도래하면 소득상실위기과 고용불안위기가 동시에 국민 삶을 위협하게 될 것임. 일터에서 쫓겨나거나 일감이 끊긴 시민들은 물론이고, 생활비도 안 되는 낮은 소득과 사회보장 밖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
− 소득손실과 고용불안을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자발적 실업자가 없는 세상’을 목표로 한다는 수준의 발상 전환이 요구됨. 즉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국가일자리보장제’를 활용할 필요가 있음.
− 사회 구성원이 행복한 삶과 건강한 경제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인과 영유아 돌봄 등의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이 분야에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해야 함.
−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그린뉴딜 일자리도 경기 회복을 위한 주요 정책이 될 수 있음. 에너지전환, 주택 에너지 효율화, 지역순환경제 등 아직 수익성이 없어 기업들은 아직 참여하지 않지만,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일자리가 될 수 있음. 전국 2천만 주택들의 에너지 효율성을 진단하고, 데이터화한 후에 리모델링하고 단열개선을 하는 일이 그 사례 중의 하나임. 
− 기후위기와 경기침체라는 쌍둥이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전략으로 전국민일자리보장제가 힘이 될 것임. 지역공동체 일자리와 그린뉴딜 일자리를 중심으로 현재 실업자 규모에 해당하는 100만 명을 전국민일자리보장제에 포용하도록 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