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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한미정상회담 등 윤석열 대통령 방미 외교 평가

  • 입력 2023.05.02 13:38      조회 814
    • 김수현 정의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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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안보 분야-20230428-한미정상회담 등 윤석열 대통령 방미외교 평가.pdf

4. 외교·안보


- 한미정상회담 등 윤석열 대통령 방미 외교 평가
 

 
-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24일 출국해, 26일(미 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함. 두 정상은 한미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의 신설 등이 포함된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는 한편,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도 발표함. 
- 많은 이들이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하는 내용을 별도의 문서로써 공식화한 ‘워싱턴 선언’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음. 그런데 그것에 못지않게,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도 러시아가 화날 우크라이나전 관련 강한 비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 북·중·러가 공히 민감하게 반응할 한미일 3각 협력 등 '가치동맹' 미명하 대미 편향 외교 선언, 경제적 이익 및 향배 관련한 ‘협력(제약의 이면 포함)’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음.
-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 핵협의그룹 신설과 관련 “확장억제 강화와 그 실행방안은 과거와 다른 것”이라며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와 기획, 그에 대한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논의한 적이 없다”라고 발언하는 등 ‘워싱턴 선언’ 합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 반해, 나토 식 핵 공유나 미국-나토 핵기획그룹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론을 펴는 사람들도 있음.
-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평화와 관련한 핵심적 문제점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를 확고히 추구하고 있다”라는 문서상 표현에도 불구하고, ‘북의 핵 사용 시 절멸’의 위협이 주로 언급되고 현재 대화 자체에 소극적인 북을 실제로 대화의 장으로 이끌 구체적 제안, 적극적 의지의 천명은 부재한 것. 북
 · ·러의 반발을 살 언급과 한미일 3각 협력 가속화 등 동맹의 진영화도 문제. 경제적 측면에서도 미-중 간 반도체 경쟁에서 우리 기업의 이해를 침해하는 부당한 요구나 IRA 등으로 인한 기업 이익 침해, 좋은 일자리의 미국 이전에 따른 우려 등에 대한 실효적인 대안이 전혀 없음.
 


1. 외신과의 사전 인터뷰 통해 국민들에 우려와 모멸감 준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출국은 24일 있었지만, 방미 외교의 주요 주제와 관련한 외신과의 인터뷰, 그에 따른 파장은 그 전부터 있었음. 
-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이기도 한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만해협 양안 간의 문제 등과 관련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는 4월 18일 있었음. 로이터가 그 내용을 공개한 것은 4월 19일이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먼저, 우크라이나 전과 관련해서는 “만약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해, 살상무기 지원의 가능성을 열어 둠. 둘째,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원론적 언급도 없이 “(대만해협 양안의)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함. 
- 이에 러시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그 나라(한국) 국민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그들(한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인 북한의 손에 있는 것을 볼 때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며 대북 무기지원까지 언급하며 경고함. 중국은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한 표현을 쓴 데 이어, 한국 측이 무례하다고 비판하자, 21일에는 친강(秦剛)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대만 문제를 두고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타 죽을 것”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임. 
- 한국 국내에서는 중국의 거친 표현에 불쾌감을 표하면서도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해 안보도 경제도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비외교적 발언에 따라 우리의 외교적 입지가 좁혀지고 국익이 손상된다는 비판적 여론이 높아짐.
- 24일 방미 출국일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된 한일관계 개선을 명분으로 한 대일 외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지만, 전쟁 당사국들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아냈다”면서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 있다거나, 100년 전 우리의 역사 때문에 (일본이 용서를 빌기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함. 대통령실과 여당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는 주어는 ‘일본이’인데 그게 생략된 것이라며 난데없는 주어 논란으로 상황을 왜곡시키려 하자, 인터뷰를 한 기자가 ‘저는’이 명시된 발언 원문을 공개한 촌극이 벌어지기도 함. 문제의 핵심은 한국의 대통령이 일본의 극우 정치인이나 할 몰역사적이고 (일본)국수주의적인 발언을 했다는 점. 이 때문에 경향신문 등의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 국민감정 불 지르고 떠난 순방”이라고 1면에 대서특필하고, 사설을 통해서도 “윤 대통령의 독단적인 외교 발언, 더는 용인하기 어렵다”라고 강하게 비판함.
(주: 기사는 https://www.khan.co.kr/politics/defense-diplomacy/article/202304242102005,
사설은 https://www.khan.co.kr/opinion/editorial/article/202304252030005을 참조 바람.) 

- 윤석열 대통령의 문제적 발언은 미국에 가서도 이어짐. 25일(현지시간) 저녁 방송된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앵커가 “워싱턴과 서울이 해당 대화(tapes)가 수정됐을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을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을 도청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다른 설명이 있나”라고 묻자, 윤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많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라며 유출된 안보실 도청 내용의 신빙성을 부인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하며, “이 사안은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철통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면서 “자유와 같은 공유된 가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변함. 앵커가 “친구가 친구를 염탐(spy on)합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친구끼리는 그럴 수는 없지만, 국가관 관계에서는 서로…”라며 잠시 말을 멈춘 뒤 “안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현실적으로”라고 말해 도청 자체를 문제시하지 않는 태도를 보임. 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trust)다. 신뢰가 있으면 흔들리지(shaken) 않는다”고 재차 강변함.(주: 중앙일보, “NBC "친구가 친구 염탐하나" 尹 "철통 신뢰 흔들지 못한다", 입력 2023.04.26. 10:29 업데이트 2023.04.26. 17:31,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7970) 하지만, 신뢰를 깨며 안방을 염탐한 도청에 대해서 당당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을 받아내려고 하기는커녕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듯한 사람이 과연 주권국가의 대통령이 맞는지 의구심이 드는 게 비단 우리 국민만은 아니었을 것.

2. 한미정상회담 결과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미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 선언’과 우크라이나전 및 대만해협, 한미일 3각 협력, 핵심·신흥기술에 대한 협력 등을 담은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함. 한국 안보실에 대한 도·감청에 대해서는 미국의 사과도 재발 방지 약속도 없었음. NBC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윤 대통령의 태도 때문에 아예 의제로도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보임.

▶ ‘워싱턴 선언’의 주요 내용과 논란 
- 정부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고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확장억제’가 어떻게 구체적인 결과물로 나올지 제일 관심을 두었음. 그래서 그런지 보수는 물론 진보언론들도 대부분 ‘워싱턴 선언’을 주목해 보도함. 
- ‘워싱턴 선언’은 확장억제의 정보공유·공동기획·공동실행을 포괄하는 ‘한-미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설립을 약속한 것이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음. 선언 전문에는 다음과 같이 서술됨. “한미동맹은 핵 억제에 관해 보다 심화되고 협력적인 정책결정에 관여할 것을 약속하며, 이는 한국과 지역에 대해 증가하는 핵 위협에 대한 소통 및 정보공유 증진을 통하는 것을 포함한다. 양 정상은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핵 및 전략 기획을 토의하며, 비확산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핵협의그룹(NCG) 설립을 선언하였다.”
-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확장억제 강화와 그 실행 방안은 과거와 많이 다른 것”이라며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와 기획, 그에 대한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논의한 적이 없다.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그래서 더욱더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마치 미국이 나토와도 하지 않는 것을 한국과 하기로 한 것처럼 말하며 그 의의를 강조함.
- 이에 비해 한겨레는 미국은 한국과 ‘핵 공유’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며, 한-미 핵협의그룹에서의 한국 정부 영향력이 미국-나토 핵기획그룹(NPG·Nuclear Planning Group)에서의 유럽 국가 영향력보다 강할지도 의문이라고 평가절하함.(주 : 한겨레, “워싱턴 선언 속 상설 협의체…‘핵협의그룹’은 무엇?”, 등록 2023-04-27 05:00 수정 2023-04-27 07:55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1089573.html)
-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은) 북한이 핵을 사용했을 때, 공격 부분에서 거의 핵 공유에 가까운 적극적인 참여를 원했고, 미국이 핵 운용하는 데 한국이 참여하는 정도를 원했던 것 같다"며 "미국의 답변은 그거 못 해 준다는 것"이라며 핵 공유에 못 미친다는 평가에는 동의. 그러면서도, 설사 나토 식으로 핵 공유를 한다고 할지라도 핵 사용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전적으로 미국에 속한 것이며, “핵 공유 등으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며, 애초에 목표 설정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함.(주: 김준형 교수의 인터뷰 관련 기사는 아시아경제, “한미회담, 최악 피했지만 실익 없어... 지뢰밭 남았다”, 입력 2023.04.27. 14:23.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042714114169319.를 참조 바람.)
- 핵협의그룹 등 이번 ‘워싱턴 선언’을 통해 천명된 확장억제 강화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고, 어떤 입장이 더 타당한지는 이후 실제 전개되는 모습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함. 문제는 오히려 그동안 한미가 오랫동안 공언하고 발전시켜 온 ‘확장억제 강화’에 대해 불신을 표하며, 그 강화만이 실질적인 대책인 것처럼 강변해 온 현 정부나 거기에 부화뇌동해 온 다수 언론의 판단과는 달리, 그런 접근으로는 현재 북의 핵·미사일 능력 증강 대 한미의 공세적·대규모의 연합훈련이 맞붙고 있는 한반도 문제, 좁게는 북핵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후자 부분에 대해서는 김준형 교수의 의견에 동의함.
- 핵협의그룹 신설 못지않게 ‘워싱턴 선언’의 주요한 내용은 전술핵 재배치, 한국 독자 핵무장 등이 부정된 것임. 후자의 경우 “윤 대통령은 국제비확산체제의 초석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의무에 대한 한국의 오랜 공약 및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 협정 준수를 재확인하였다.”는 내용으로 명시됨. 전자는 선언에는 “미국은 향후 예정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통해 증명되듯,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라고만 명시되어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저희는 핵 전략 무기를 한반도에 주재시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가까운 곳으로 핵잠수함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답해 재배치는 아니고(재배치가 아니니 핵이 배치된 나토 식 핵 공유는 당연히 아님),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더 자주 전개되는 것으로 한국 우파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보임.

▶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이하 공동성명)’의 주요 내용과 평가
- ‘워싱턴 선언’에 비해 언론의 주목은 덜 받았지만, 공동성명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불편해할 사안에 대한 언급과 한·미·일 3국 협력 특히 안보 부문 훈련의 정례화 확인, 반도체 등 핵심·신흥 기술에 대한 협력 등과 관련한 내용 등 한미동맹이 현재와 미래에 지향하는 바, 분쟁의 소지가 될 수도 있는 부분들이 포괄적으로 명시되어 있음.
- 공동성명은 전문에서 “양국이 함께, 우리는 다음 70년 동안 포괄적 글로벌 협력을 증대시키고, 강력한 역내 관여를 심화하며, 철통같은 양국 관계를 확장함으로써 21세기의 가장 어려운 과제들에 정면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한미 양국은 보편적 인권, 자유, 법치 수호에 대한 공동의 공약에 기반하여 미래세대에게 번영과 안보를 위한 확고한 기반을 제공할 동맹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함. 인권, 자유, 법치 등 이른바 ‘가치동맹’으로서 한반도를 뛰어넘어 지역과 글로벌로 공간을 확대되고 군사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 등 포괄적 분야로 동맹의 성격을 확대·변환시켜 가겠다는 것을 천명했다고 할 수 있음. 
- 문제는 이런 동맹의 성격 변환이 중국, 러시아와 갈등하고 그들을 배제하는 배타적인 성격의 것으로 받아들여져 그들과 한국의 관계를 더욱 어렵게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임. 
- 러시아와 관련해서는 ◇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부분에 서술되어 있는데, 로이터와 인터뷰로 논란이 되었던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공식화하거나 직접 언급하지는 않음.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규탄함에 있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한다. (중략) 양 정상은 민간인과 핵심 기반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러시아의 행위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하였다”라며 러시아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음. 
- 중국과 관련해서는 ◇ 인도-태평양 전역에서의 협력 확대 부분에 서술되었는데, 로이터와 회견에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던 대만해협 양안의 문제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부분도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음. “양 정상은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불법적인 해상 영유권 주장, 매립지역의 군사화 및 강압적 행위를 포함하여 인도-태평양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하였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유엔 해양법 협약에 명시된 바에 따라 남중국해 및 그 이원 지역을 포함한 지역에서의 방해받지 않는 상업,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 해양의 여타 합법적 사용을 보존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중국이 대만, 티베트, 신장 등의 문제에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무력사용도 불사하지 않겠다고 한 데 비해서 남중국해는 다소 톤이 낮지만, 자신들의 ‘핵심이익’이 걸린 문제라고 선언하고 미국의 ‘자유의 항행’ 작전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안임. 대만 문제에 이어 남중국해까지 중국이 미국과도 갈등을 불사하는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언급한 것은 한미동맹이 ‘가치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반중국동맹’ 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중국에 던져주고, 중국은 이에 상응하는 불만을 터뜨리며 약한 고리인 한국에 보복행위를 할 수도 있음.
-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해서는 ◇ 인도-태평양 전역에서의 협력 확대 부분에서 언급하고 있는데, “양 정상은 공동의 가치를 따르고, 혁신을 동력으로 하며, 공동의 번영과 안보에 대한 의지에 기반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라고 그 의의를 강조함. 윤석열 대통령의 강제동원 피해 관련, 일본이 빠진 제3자변제안 강행 등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윤 대통령의 대승적 조치”라며 환영하였고, “지역 및 경제 안보에 관한 3국 협력 심화”를 위해 그것으“로 이어지는 한일 간 협력 확대를 강력하게 지지하였다.”라고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내고 있음. 그리고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미사일 위협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대잠전 및 해상미사일방어 훈련이 정례화되었음을 확인”한다고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의 실태를 공개하며, 아예 이를 못 박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음. 
- 공동성명은 ◇ 철통같은 양자 협력 강화 부분에서 핵심·신흥기술에 대한 협력의 심화 및 확대를 위한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창설, 최첨단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디지털 기술 표준과 규정의 정신 일치, 해외투자심사 및 수출통제 당국 간 협력 심화, 방위산업에서의 협력 강화를 위한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 노력, 사이버 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체결 등을 약속함. 그리고 동맹이 우주에도 적용된다며 달과 화성 탐사 협력 개념에 대한 연구 계획 발표 등 우주 협력, 교육 협력, 기후위기 대응과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화 협력 등을 천명함. 
  윤석열 정부가 워낙 기후위기에 무감하고,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에 반하는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 축소 등의 정책을 펴고 있기에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기후위기 대응에는 진심인 바이든 정부에라도 이끌려 해당 부분 정책이 전향적으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기대도 있음. 
  그러나 기술 대화 기구 창설, 기술 표준 일치, 해외 투자 심사 협력 강화 등의 조치는 최첨단 반도체, 배터리 등의 첨단기술 부분에서 중국과 표준 전쟁을 전개하며 중국을 사실상 배제하려는 정책을 전개하는 미국과의 동맹에 연루되어 우리 기업과 경제의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음. 그런데도 그것이 초래할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에 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에 대해 그것을 불식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에 대한 제시도 없이 그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기울여 온 최근의 노력을 평가하였다”라고 강변하고 있는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음. 


☞  대응 방향 


1. 정의당의 대응

- 정의당은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등을 위해 방미 길에 오를 때 이정미 대표가 상무위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라는 형식에 취해 우리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미국에 따질 것은 따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당당한 외교로 ‘주권국가’다운 면모를 보이고 그 대접을 받을 것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 그리고 26일(미국 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27일 상무위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 자존심도 없고 무능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인내가 한계상황에 이르렀다”고 강하게 비판함. 
- ① 우리 대통령실 도·감청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었던 것은 물론, 미국인 앵커가 “친구가 친구를 염탐하냐”는 지적을 하는데도 “도감청이 철동같은 신뢰를 흔들 수 없다”는 “‘비굴하기 짝이 없는 답’을 내놓은 대통령의 모습에 우리 국민들이 모멸감을 느껴야만 했기 때문”.
- ② ‘워싱턴 선언’으로 비록 그 실효성 여부에 논란은 있지만 ‘찢어진 핵우산’이라는 마타도어 속에 불안해하던 우리 국민들 상당수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불식시키는 확장억제 강화와 그 협력을 명문화하고 대신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등이 부정된 것은 경제와 외교, 궁극적으로 안보에 모두 큰 타격을 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 하지만, ‘워싱턴 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를 확고히 추구하고 있다.”라고 명문화하면서도, 하노이 노딜과 판문점 회동 이후 대화 자체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북한을 대화의 장에 이끌어 현재 위기에 처한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에 실질적인 변화의 전기를 마련했느냐는 점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낙제점”이라고 보았기 때문임.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북한과의 협상을 당장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이야기하며 확장억제 강화 등 힘을 통한 억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대화와 외교 추구’는 박제된 언어에 그치고 북한은 대화의 장에 나서기보다는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로 대응할 가능성이 큼.
- ③ 경제적 측면에서도 1천억 달러 대 수십억(윤석열 정부 주장은 59억) 달러라는 대미 투자 대 대한 투자의 액수가 ‘가치동맹’을 기조로 한 전방위적 협력의 의미를 상징한다고 비판함. “반도체법, IRA 등 ‘미국 우선주의’가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대체 어떤 실효적 대책이나 반대급부를 얻어냈는가” 물으며 “이런 인식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라고 일갈함. 
  첫째, 비록 그 피해가 한시적이고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IRA로 인해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전기차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는 여전하고, 반도체법으로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초과이익 공유나 회계자료 제출까지 감당해야 하고 중국에서의 기업 활동도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지만 이번 회담으로 달라진 것은 없기 때문임.(주: 경향신문, “IRA·반도체법 원론적 입장만 확인...얻어낸 건 뭐?”, 입력 : 2023.04.27. 16:53 수정 : 2023.04.27. 17:05 https://www.khan.co.kr/politics/president/article/202304271653001를 참조 바람.) 둘째, 전기차, 2차 배터리, 반도체 등 현재와 근미래 한국 경제의 중추이자 좋은 일자리가 대거 미국으로 이전됨으로 인해 생기는 국내 일자리의 공백으로 우리 청년들과 노동자들의 미래에 큰 타격을 주게 되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실효적인 대책은커녕 (미국 측 인사는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의한 자국 일자리 창출을 자랑하는데 한국 측 인사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도 않는 등) 아예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 자체가 부재해 보이기 때문.
- ④ 마지막으로 “외교 협상때마다 우리가 과연 주권국인지 모르겠다는 모멸감을 느끼는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며, “김태효 안보실 차장을 비롯한 위태롭게 무능한 참모진의 전면 교체” 등을 요구함.(주: 이정미 대표의 모두발언 전문은 https://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_view.html?num=157012&page=1 를 참조 바람.)
- 당 대표의 모두발언에는 (시차 상의 이유와 언론 관심에서의 소외 등으로) 공동성명에 들어 있는 우크라이나전 관련 러시아에 대한 날 선 비판, 중국이 민감히 반응할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에 대한 언급이나, 대잠전 및 해상미사일방어 훈련의 정례화 등 안보 부문을 중심으로 한 한·미·일 3각 협력의 강화 등에 따른 한·미·일 대 북·중·러의 구도 강화, ‘가치동맹’이라는 구호 하에 미국 일변도로 전개되는 정책의 노골화에 따른 우리의 외교·안보 및 경제적 피해 등 국익 손실에 대한 우려 부분은 빠짐. 다만, 이 부분은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참사 당시부터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라며 당에서 일관되게 경계하고 비판해 온 점임.

2. 비판을 넘어 대안 제시와 공감대 확대도 필요

- 야당이나 언론의 역할은 정부 정책의 한계, 문제점 등에 대한 비판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음. 하지만 당을 비롯한 야당도 정당으로서 ‘정권을 잡겠다,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하겠다’라는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게 기본 역할이므로 대통령이나 현 정부의 언사 및 정책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필요.
- 필자는 지난 4월 5일 발간한 정의와 대안의 “외교 참사에도 상대적으로 미지근한 여론, 원인과 대응 :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론, 그 문제점을 중심으로”에서 “신냉전 도래에 따른 미국 선택 불가피론이나 북핵 위협 강화에 따른 한·미·일 협력 불가피론의 함정에서 벗어나 그 위험성을 경계하는 것과 함께 첫째, 전자에 대응하는 현 국제질서의 실상에 입각한 대안적 국제질서·외교의 원칙을 정립하고, 둘째, 후자에 대응하는 한반도 비핵화-평화 프로세스를 되살릴 방도에 고민하고 관련 당국에도 적극적으로 주문할 필요가 있다”라며
- “첫째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어느 한 편에 서지 않고 국익에 입각해 외교를 전개하는 나라가 다수 있으므로 그들과 함께, 패권주의와 대국주의에 반대하며 주권과 인권을 모두 존중하는 평화적·민주적 국제질서, 어느 일방도 배제하지 않고 공동번영을 달성하는 공생의 질서 구축, 지구의 뭇 생명과 문명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및 핵무기와 그 확산에 대한 적극적 대처 등의 외교 협력을 강화할 필요.” 
- “둘째와 관련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핵무장-전술핵무기 재배치 반대를 분명히 하는 것과 함께, 지난 시기 비핵화 노력 실패의 핵심적 원인인 붕괴론-전략적 인내론-신뢰 불가론-원샷 타결론-‘선 비핵화 대 선 적대정책청산론’의 함정에서 벗어나 △힘으로 상대를 붕괴시키거나 굴복시킬 수 없음을 인정하고, △수교-평화체제-비핵화의 포괄적 합의를 이행할 단계적·병행적 대화를 통한 해결, △과정으로서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의 원칙을 분명히 하며, △우선, 강경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대화 재개 자체를 현실화할 적극적 타개책을 주장·주문할 필요” 등을 주장함.
- 확장억제 강화를 명문화한 ‘워싱턴 선언’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은 둘째 문제, 그중에서도 당장 시급한 문제인 ‘△우선, 강경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대화 재개 자체를 현실화할 적극적 타개책’을 예를 들어, ‘한미연합훈련-북의 핵과 미사일 실험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특사 파견 등으로 구체화하고, 그 공감대를 확산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음. 
- 그런데, 필자가 굳이 첫째의 ‘대안적 국제질서·외교의 원칙’ 정립 역시 강조한 것은 윤석열 정부, 보수적 인사들은 물론 진보를 자처하는 상당수 인사도 현 국제질서를 미·중 간 신냉전 임박 혹은 도래로 인식하며, 북의 핵·미사일 능력 및 위협 강화와 맞물려 한미동맹의 유지는 물론 미국의 요구 수용이(수용 가능한 내용이나 정도에 대한 의견의 차이는 있지만)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임.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 정책만 주장해서는 그게 현재의 상황과 부합하냐, 현실과 조화되지 않는 원칙만 강변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에 처하기 쉬움. ‘미국 편이냐 중국 편이냐’는 단순한 선택 강요의 부당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미국과 중국의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으며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는 국가와 지역도 다수가 존재하는, 현 세계질서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단에 근거해, 그것에 조응하고 우리의 국력에 부합하면서도 국익(더 정확히는 국가이익의 미명하에 자행되는 기득권 이익 수호와 팽창이 아닌 우리 공동체 다수의 이익)을 지키고 확대할 수 있는 국가비전, 외교의 원칙을 정립하고 그에 입각한 전략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그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음.

  • #평화#한반도 평화#신국제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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