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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정치

[서평2020 1]진보 포퓰리즘만이 답일수 있다?

  • 입력 2020.04.02 08:46      조회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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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재난이 '지구화'를 뒤로 돌릴 수 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트럼프 등 우익 포퓰리스트들이 이미 지구화의 대세를 바꾸고 있다는 소리도 있다. 

그러면 진보의 입장에서 도대체 지구화는 무엇이었을까? 대략 신자유주의적 지구화가 금융주도로 시작되었고, 자본의 세계화가 노동은 물론 각 국가들에게 조차 바닥을 향한 경주로 몰아감으로써  사회안전망 파괴, 고용악화, 환경파괴, 그리고 최종적으로 민주주의 파괴로 귀결되었다는 스토리를....

1932년 루스벨트 등장부터 트럼프 등장에 이르는 100년의 역사를 통찰하면서 엮어낸 책이, 로버트 커트너의 <민주주의는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Can Democracy survive global capitalism?)>이다.  한글판으로 500쪽쯤 되는 분량이라 영문판 먼저 사놓고 뜸을 들이던 차에 한글판이 나왔다. 


(1)
저자는 트럼프의 우파 포퓰리즘을 '네오파시즘적 민족주의 '로 규정하고 이렇게 말한다. "극우의 반격이 거의 모든 서방 국가에서 동시에 일어나고있다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도 아니고 우발적인 전염도 아니다. 그것은 지구화가 보통 사람들의 생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반발하며 발생하는 하나의 공통된 현상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어떻게 엮여야 하는지를 역사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토리다. 그리고 그 이후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압도"하는 시기가 '지구화'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세상을 지배하면서 다수 시민들의 소득정체,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이에 대한 우파적 반작용이 트럼프 같은 '네오파시즘적 민족주의 '의 강력한 등장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각국 민주주의에 의해 관리되는 형태의 자본주의를 증진시키는 글로벌리즘을 가지고 전후 시대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 설계상 각국의 관리되는 자본주의를 파괴하고있는 글로벌리즘을 가지고 있다."

(2)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진보 포퓰리즘 정치'를 비전을 내세운다. 그리고 샌더스나 워런에게서 그런 희망을 본다.(이 책은 2018년에 집필되었다. 이런 대목에서 무페의 좌파 포퓰리즘과 통하는데가 있다.)

"경제적 부정의와 관련된 대중의 불만은 그들로 하여금 좌파를 지지하게 할 수도, 우파를 지지하게 할 수도 있다. 트럼프와 샌더스는 무엇이 경제와 정치를 망쳤는지에 대한 매우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동일한 유권자의 일부에게 호소했다."

특히 진보 포퓰리즘 정치를위해서는 "아이디어가 중요하지만 그것이 정치운동을 대체할 수없다"면서 정치의 역할을 중시하지만, 그 정치의 저변의 대중운동/풀뿌리 사회운동의 토대를 강조한다.

루스벨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탁월한 리더십이 대중운동이 힘에 의해 뒷받침받았기 때문이다. 루스벨트 정책 중 많은 것이 급진적이었다. 그러나 일단 법제화되자, 그 정책들은 정상적이 되어 성공했고, 그리하여 대중이 사랑을 받았다.

그는 "민주주의가 자본주의 관리라는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할 때" 비교적 경제는 잘 작동했고, 이게 현실화 된 시점이 1945년 이후 브레튼 우즈 체제가 깨져버린 1973년까지 금융과 경제를 잘 통제한 아주 예외적인 시기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가장 사회주의적인 프로그램이지만, 시민들은 그것을 급진적인 것으로 경험하지 않는다."

정책 측면에서는 특히 진보 정책의 "핵심과제는 항상 금융을 제한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이름에 걸맞는 진보적 포퓰리스트라면 누구나 금융규제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노동소득을 보충해주는 제도를 전체 인구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알래스카 시민배당을 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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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루한 맛이 있을 정도로 길지만, 시간이 날 때 읽어가보면, 역사를 주욱 재배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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