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와 정치
-
[정책과 서평17] 반기득권 정치: `계급은 우리 사회의 모든 곳에 새겨져 있다.
대선을 앞두고, 세대나 젠더, 학벌 등이 우리사회의 주요 갈등지점으로 언론에서 언급된다. 그치만 못지않게 10 :90으로 표현되는 계급갈등 역시 가장 중대한 갈등지점이다. 심지어 세대나 젠더에도 계급의 흔적이 강력하게 겹쳐져 있다.
때문에 계급이냐 세대냐, 혹은 계급이냐 젠더냐, 계급이냐 학벌이냐라는 식으로 봐가지고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세대나 젠더, 학벌, 그리고 지역 등의 차이 위에 자산과 소득에 따라 상층엘리트와 보통시민으로 갈라지는 계급격차를 겹쳐놓고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정치학자 마이클 린드(Michael Lind)가 <새로운 계급전쟁(The New Class War)>이름의 책을 지난해인 2020년에 출간했다. '반기득권 정치'를 좀 더 알아보기위해 읽었는데, 다소 거칠다는 느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해주는 책이라 생각되어 공유한다.
(1)
그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를 기술엘리트들이 위로부터 기존시스템을 전복시킨 것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역작용이 최근 아웃사이더 엘리트들의 아래로부터 다시 신자유주의 시스템을 전복한 것으로 본다. 이게 지난 반세기동안 이른바 상층계급(그는 이를 오버클래스라고 이름 지었다)들과 다수대중 사이의 새로운 계급전쟁이라고 집약한다.
이런 와중에 기존 개혁엘리트들 대분은 (계급갈등 없는) 젠더갈등이나 인종갈등을 부각시키거나, 불평등을 교육과 훈련의 강화 등으로 해소시키려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그는 "권력은 권력으로만 견제"할 수 있다면서 기존 엘리트 기득권의 권력 독점에 대항하기 위해 경제, 정치, 사회분야에서 어떻게 '대항력(countervailing power)'를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2)
첫째, 경제에서는 직장뿐 아니라 지역단위에서 새롭게 일하는 사람들의 '길드(guild)'를 조직하자고 제안한다(사업장 단위의 노동조합을 만들기도 쉽지 않고, 국가적 단위의 노-사-정 위원회만으로는 상층엘리트에 의해 점령되어 버릴 수도 있으니, 지역단위까지 포괄해서 '임금협상위원회' 같은 사례를 들기도 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디지털 봉건주의'로 회귀하고 있다면, 일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길드'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둘째, 정치에서는 수만명~수십만명 단위의 로컬리즘을 복원해서 일반 서민들이 정치구경꾼이 아니라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하도록 만들자고 제안한다. 우리로 보면 시/군/구 자치정부의 다양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자고 제안하는 수준인데, 내가 보기에 우리의 경우는 읍/면/동 주민자치회가 여기에 적절히 어울릴 것 같다.
세째, 문화적으로는 엘리트들 후원에 의해서 움직이는 'NPO'들말고, 실제 멤버십을 가지고 참여해서 작동하는 커뮤니티 조직의 다양성을 보장해주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이들이 지역의 의사결정에 다양하게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가치 다원성 차원에서 주로는 종교회합들의 다양한 보장등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굳이 그럴 일은 아니지 않을까?
(3)
이런 대항력들이 만들어지면 기득권 엘리트가 권력을 공유해줄까? 턱도 없다고 하면서 그는 권력을 공유해주는 동기는 기득권 엘리트의 '공포'때문이라는데, 20세기 수준의 전쟁의 공포나 공산주의 위협에 상응하는 공포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그럼 지금은 어떤 공포? 분명치 않다.
그가 겔브레이스의 대항력 개념을 빌려와 구상하는 민주주의는 기술관료들의 신자유주의나 우익 포퓰리즘 양쪽 모두에 대한 대안으로서, 민주적 다원주의(democratic pluralism)다.
이는 (영국식 다원주의, 프랑스식 연대주의, 카톨릭의 코포라티즘 등을 포괄하는) 민주적 다원주의인데, 선거민주주의만으로는 기득권 엘리트 지배를 막을 수 없다는 기본 문제의식 아래, 선거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고 못박는다.
그래서 민주주의 충분조건이 맞으려면 다양한 계급들과 집단들 사이에서 정치권력, 경제권력, 문화권력이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견제와 균형뿐 아니라 사회적 견제와 균형도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계급이냐 세대냐, 혹은 계급이냐 젠더냐, 계급이냐 학벌이냐라는 식으로 봐가지고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세대나 젠더, 학벌, 그리고 지역 등의 차이 위에 자산과 소득에 따라 상층엘리트와 보통시민으로 갈라지는 계급격차를 겹쳐놓고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정치학자 마이클 린드(Michael Lind)가 <새로운 계급전쟁(The New Class War)>이름의 책을 지난해인 2020년에 출간했다. '반기득권 정치'를 좀 더 알아보기위해 읽었는데, 다소 거칠다는 느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해주는 책이라 생각되어 공유한다.
(1)
그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를 기술엘리트들이 위로부터 기존시스템을 전복시킨 것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역작용이 최근 아웃사이더 엘리트들의 아래로부터 다시 신자유주의 시스템을 전복한 것으로 본다. 이게 지난 반세기동안 이른바 상층계급(그는 이를 오버클래스라고 이름 지었다)들과 다수대중 사이의 새로운 계급전쟁이라고 집약한다.
이런 와중에 기존 개혁엘리트들 대분은 (계급갈등 없는) 젠더갈등이나 인종갈등을 부각시키거나, 불평등을 교육과 훈련의 강화 등으로 해소시키려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그는 "권력은 권력으로만 견제"할 수 있다면서 기존 엘리트 기득권의 권력 독점에 대항하기 위해 경제, 정치, 사회분야에서 어떻게 '대항력(countervailing power)'를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2)
첫째, 경제에서는 직장뿐 아니라 지역단위에서 새롭게 일하는 사람들의 '길드(guild)'를 조직하자고 제안한다(사업장 단위의 노동조합을 만들기도 쉽지 않고, 국가적 단위의 노-사-정 위원회만으로는 상층엘리트에 의해 점령되어 버릴 수도 있으니, 지역단위까지 포괄해서 '임금협상위원회' 같은 사례를 들기도 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디지털 봉건주의'로 회귀하고 있다면, 일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길드'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둘째, 정치에서는 수만명~수십만명 단위의 로컬리즘을 복원해서 일반 서민들이 정치구경꾼이 아니라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하도록 만들자고 제안한다. 우리로 보면 시/군/구 자치정부의 다양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자고 제안하는 수준인데, 내가 보기에 우리의 경우는 읍/면/동 주민자치회가 여기에 적절히 어울릴 것 같다.
세째, 문화적으로는 엘리트들 후원에 의해서 움직이는 'NPO'들말고, 실제 멤버십을 가지고 참여해서 작동하는 커뮤니티 조직의 다양성을 보장해주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이들이 지역의 의사결정에 다양하게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가치 다원성 차원에서 주로는 종교회합들의 다양한 보장등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굳이 그럴 일은 아니지 않을까?
(3)
이런 대항력들이 만들어지면 기득권 엘리트가 권력을 공유해줄까? 턱도 없다고 하면서 그는 권력을 공유해주는 동기는 기득권 엘리트의 '공포'때문이라는데, 20세기 수준의 전쟁의 공포나 공산주의 위협에 상응하는 공포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그럼 지금은 어떤 공포? 분명치 않다.
그가 겔브레이스의 대항력 개념을 빌려와 구상하는 민주주의는 기술관료들의 신자유주의나 우익 포퓰리즘 양쪽 모두에 대한 대안으로서, 민주적 다원주의(democratic pluralism)다.
이는 (영국식 다원주의, 프랑스식 연대주의, 카톨릭의 코포라티즘 등을 포괄하는) 민주적 다원주의인데, 선거민주주의만으로는 기득권 엘리트 지배를 막을 수 없다는 기본 문제의식 아래, 선거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고 못박는다.
그래서 민주주의 충분조건이 맞으려면 다양한 계급들과 집단들 사이에서 정치권력, 경제권력, 문화권력이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견제와 균형뿐 아니라 사회적 견제와 균형도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