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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잠식과 대안

배달앱과 음식자영업자 중심으로
  • 입력 2022.02.09 01:32      조회 981
    • 이수연 정의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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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폼경제#공공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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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잠식과 대안: 배달앱과 음식자영업자 중심으로

이수연


본 연구보고서는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와 정의당 부설 정책연구소인 정의정책연구소의 정책연구비 지원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목  차

요약문
1. 서론 
2. 골목상권의 현실
 1) 누가 골목상권에 있을까
 2) 플랫폼이 바꿔놓은 골목풍경
3. 배달앱의 세계, 음식자영업의 현실
 1) 배달앱이 만든 새로운 음식배달 구조
 2) 음식자영업자의 피해
4. 대안
 1) 당사자 조직 지원으로 동등한 협상력 확보
 2) 대안조직 육성으로 경쟁 활성화
 3) 기타 필요한 규제 및 의무 설치
5. 결론 


요약문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는 급속히 늘었다. 이 과정에서 고객과의 대면이 필수적인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들은 생계가 위협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반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서비스는 비대면 시대의 연결 통로가 되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위기의 골목상권과 급성장 중인 플랫폼, 이 둘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골목상권이 처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했다. 
  우선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기업가정신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입한 이들이 아니다. 사회가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과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주지 못한 채 각자도생하라고 내버려 둔 결과, 영세하고 낮은 생산성의 산업으로 밀리고 밀려서 내몰린 사람들이 바로 자영업자들이다. 그런 이들이 플랫폼 기업의 진입 앞에 다시 한번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플랫폼 기업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방식은 크게 중개 플랫폼과 직접판매 플랫폼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중개 플랫폼의 형태는 오픈마켓, 배달앱, 호출예약앱 등이 있다. 두 번째로, 직접판매 플랫폼은 마켓컬리, 쿠팡, 오아시스 등과 같이 신선식품과 새벽배송을 해온 온라인 유통업체와 신세계그룹, 롯데그룹과 같이 오프라인 유통을 주력으로 해온 전통 유통업체들이 있다. 거의 모든 골목업종이 중개 플랫폼과 직접판매 플랫폼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플랫폼 기업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매출과 순익을 보았다. 여러 설문조사 결과 매출은 늘지만 순익 줄었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수수료, 광고비 등 추가비용과 과잉경쟁과 감정노동 등 추가노동이 필수적으로 투입되었다. 다음으로 힘의 균형관계가 무너지면서 자영업자의 하청계열사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정보독점, 계약변경시 일방적 통보, 악성리뷰나 배달사고 등의 경우와 같이 문제는 전혀 책임지지 않는 태도들이 자영업자를 괴롭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플랫폼이 영역과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개 플랫폼들도 직접판매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자영업자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자체 사업에 나서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결국 음식자영업자들은 자기 가게를 접어야만 한다.
  대안은 무엇일까? 결국 자영업자와 플랫폼이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고 협업하며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및 전국 단위로 자영업자들이 조직화되고 단체협약 등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플랫폼 독점을 깨고 경쟁을 이룰 수 있도록 대안적인 경쟁업체를 육성할 필요도 있다. 공공배달주문앱, 공공배달대행앱, 공공배달대행업체 등이 가능하다. 여기에 지역화폐를 이용한 인센티브를 더할 수도 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정보 공유 의무화가 필요하다.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그리고 광고가 집행되는 방식 등을 공개해야 한다. 필요시에는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플랫폼과 협업하고 상생하고 싶다고 말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1. 서론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현재까지 근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섰고 이는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과의 대면이 필수적인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들은 생계가 위협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반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서비스는 비대면 시대의 연결 통로가 되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위기의 골목상권과 급성장 중인 플랫폼, 이 둘은 ‘배달앱’, ‘새벽배송’, ‘카카오 예약’ 등의 이름으로 만나서 파트너가 되었고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배달 플랫폼과 음식자영업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급속도로 연결되었다. “배달로만 5천만 원을 버는 방법이 있다”며 배달 전문 음식점 창업을 권장하거나(주: 도서 『배달장사의 진짜 부자들』 (임형재 외, 2021, 리드리드출판) 홍보 문구)  “시간당 평균 1만 5,000원”이라며 배달원을 모집하는(주: 배달앱 ‘배달의 민족’에서 ‘배민 커넥터(자전거, 전동킥보드, 자동차 등 자신이 소유한 운송 수단으로 주문을 받아 배달을 하는 아르바이트)’ 모집시 내 건 홍보 문구) 장면에서는 배달 플랫폼과 음식자영업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파트너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수료 부담, 광고 노출 방식에 대한 불만, 리뷰와 별점 피해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은 배달 플랫폼과 음식자영업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나아가 플랫폼 기업들은 배달은 물론이며 물류배송, 교통, 금융, 콘텐츠 등 영역을 넘어 합종연횡하며 확장하고 있다. 이는 골목상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주: 2021년 가을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카카오, 네이버, 우아한형제들, 쿠팡, 야놀자 등 플랫폼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소환되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골목상권 침해할 때는 철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무게는 10여년 전 골목상권이 대형마트·SSM(기업형 슈퍼마켓)의 진입을 막기 위해 치루었던 (결과적으로 거의 패배했다고 평가되는) 싸움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클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과 골목상권을 다룬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산업·경영 측면에서 배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나 이용 경험에 관한 연구(김민정 외 2017, 성정연 2020, 황성수 외 2020)가 대부분이며, 법·제도 측면에서 플랫폼 시장의 특징과 독점을 비롯한 문제점에 관한 이론적 연구(손영화 2020, 장진호, 2020, 송일두 2021)가 최근에야 나오고 있다. 골목상권 관련해서는 배달 종사자의 고용환경에 대한 연구(김종진 외 2015, 박찬임 외 2016, 김영아 외 2019, 2020)는 많이 이루어진 편인 반면 배달앱에 입점한 자영업자에 주목한 연구(이공 2021)는 적은 편이다.(주: 중소기업중앙회의 ‘배달앱 가맹점 실태조사’,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실태조사’, 정의당 6411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의 ‘배달앱 실태조사’ 현장 당사자들의 필요성에 의해 진행된 설문조사들이 부족한 연구를 대신하고 있다.)

  이에 우리가 플랫폼이 제공하는 배달앱과 새벽배송이라는 편의에 적응하고 있는 사이에 골목상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골목상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한 음식자영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며, 이를 위해 설문조사와 언론보도 및 자영업 단체의 주장 등 기존자료를 종합하고자 한다. 산업과 사회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자영업자들이 어떠한 혼란과 어려움 속에 놓여있으며, 어떠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논의의 장이 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 골목상권의 현실과 전망

1) 누가 골목상권에 있을까?

  골목상권의 다른 이름은 곧 자영업자이다. 자영업자는 ‘임금노동자가 아닌 독립적인 경영자이면서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는 자’로 정의된다.(주: 권순우 외, 『자영업이 살아야 한국경제가 산다』 (2020.7.). 자영업자와 유사하게 사용되는 소상공인은 사업체의 형식과 관계없이 규모를 기준으로 구분하는데,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라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광업, 제조업, 건설업, 운수업은 10명 미만)인 사업자로 정의된다.) 한국사회에는 ‘자영업자 수난사’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을 만큼의 이야기가 있고, 그 수난사의 최신 페이지를 플랫폼 기업이 써내려 가고 있다. 
  여기서는 우선 골목의 자영업자들이 어떤 이들인지 살펴보고, 그들 앞에 닥친 플랫폼 경제의 거대한 흐름을 개괄적으로 훑어보고자 한다. 

(1) 1천만 자영업 근로자

그림 1. 비임금근로자 구성(2020년 8월 기준)



  한국은 선진국 중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2020년 8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56만 명이고, 여기에 무급가족 종사자 수 108만 명을 더한 비임금근로자 수는 664만 명이다.(주: 통계청, 「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2020.11.)) 전체 취업자 2,609만 명 중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5%로 대한민국 국민 4분의 1이다.(주: OECD 국가 중 우리보다 이 수치가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51.3%), 그리스와 멕시코(각 31.9%), 터키(30.2%), 코스타리카(26.6%)이다. 미국(6.3%), 영국(15.3%), 일본(10.0%)은 우리보다 현저히 낮다. OECD, Labour Force Statistics (https://stats.oecd.org, ALFS Summary tables), 국가별 2020년 또는 가장 최근 집계 기준) 여기에 자영업자에게 고용되어 있는 직원을 최소 330만 명으로 추정한다면(주: 통계청, 「자영업 현황분석」 (2016.12.)) 약 1천만 명이 자영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 취업자 중 38%에 달한다. 
  같은 시기 비임금근로자를 연령별로 보았을 때 60세 이상이 34.4%로 가장 높고, 그 뒤로 50대(28.3%), 40대(21.4%) 순이었다. 50대 이상이 약 63%를 차지한다. 성별로는 남성이 62%이다. 주당 평균 근로(취업)시간은 자영업자가 약 48시간, 무급가족종사자가 약 44시간에 달했다. 최근 1년내 사업을 시작한 경우 준비 기간은 3개월 미만인 경우가 52.6%로 절반을 넘고, 사업자금 규모는 5천만 원 미만인 경우가 77.5%로 대부분이었다. 사업자금은 본인과 가족이 마련한 돈이 69.6%, 금융기관 대출이 27.1%였다.(주: 통계청, 「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2020.11.))  즉, 50~60대 남성 가장을 중심으로 가족이 함께 모은 5천만 원을 투자해서, 가족이 함께 평일 기준 하루 8~9시간씩 일하면서 골목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2) 영세 서비스업 중심

  구체적으로 어떤 업종을 영위하고 있을까? 자신이 매일 걷는 골목을 떠올려보자. 출퇴근길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내려서 집에까지 가는 길에 어떤 가게들이 있었던가? 편의점, 카페, 부동산, 미용실, 빵집, 반찬가게, 또 편의점, 또 카페, 요즘 새로 생기고 있는 무인 아이스크림·과자 가게, 분식집, 우동집, 쌀국수집, 칼국수집, 약국, 다시 또 카페와 편의점.
  산업 대분류로 따져보면 도소매업(31.4%), 운수창고업(42.4%), 음식숙박업(29.3%), 부동산업(30.0%),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32.3%), 개인서비스업(35.3%)(주: 정식 명칭은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이다)에 자영업이 몰려있다. 이 산업들의 평균 자영업자 비율은 33.5%로 전체 평균(약 25%)보다 높다. 특히 음식숙박업의 경우 자영업자 비율은 29.3%이지만, 여기에 무급가족 종사자를 더하면 그 비율이 39.3%로 훌쩍 높아졌다. 반면 제조업의 자영업자 비중은 9.4%,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11.1%로 낮다.(주: 2018년 기준. 권순우 외,  『자영업이 살아야 한국경제가 산다』 (2020.7.)) 이를 종사자 수로 전환해보면 위의 6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수는 354만 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수의 절반이 넘는다.(주: 2021년 상반기 기준. 통계청, 「2021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2021.10.)) 골목길을 걸으면 볼 수 있는 가게들이 통계에 그대로 담겨있다. 
  주요 업종별로 대략적인 현황을 살펴보자. 먼저 소매업은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전문소매점, 무점포판매 등으로 나뉜다. 전문소매점의 경우 반찬가게, 휴대폰 매장, 옷 가게 등 식당을 제외하고 동네골목과 전통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가게들이다. 이 가게들은 2010년대 대형마트와 SSM이 들어오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 이후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무점포판매가 늘어나고, 최근에는 대형 유통업체와 백화점들이 신선식품 배송 등에 나서면서 다시 타격을 입고 있다. 소매업체 중 종사자 4인 이하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에(주: 권순우 외,  『자영업이 살아야 한국경제가 산다』 (2020.7.))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전형적인 영세 자영업자라고 보면 된다. 
  운수업은 자영업자 비중이 가장 높다. 개인택시와 개인화물운송 사업자(택배와 퀵서비스 등)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개인택시와 개인화물운송 모두 공급과잉 현상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상대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택시의 경우 1대당 1일 승객 수가 2000년 60.4명에서 2016년 39.1명으로 줄었고, 개인화물운송  종사자 1인당 매출액은 평균 6천만 원으로 노동시간과 강도에 비해 적다.(주: 권순우 외.) 거기다가 ‘쏘카’, ‘카카오T’, ‘타다’ 등 플랫폼 경제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분야이다. 
  음식업은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창업율도 높고 폐업율도 높다. 게다가 5년 생존율도 낮다. 그만큼 쉽게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도 많이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음식업은 창업시 인테리어와 주방시설 등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몰비용이 높다. 게다가 비임금근로자 산업별 평균 취업(근로)시간을 봤을 때 음식숙박업이 57시간으로 가장 높다. 최근 배달앱과 숙박앱의 발달로 매출이 증가하는 것 같지만 순수익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업종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장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던 업종 중 하나이다. 

표1. 주요 서비스업 창업율, 폐업율, 생존율
 
  도소매업 운수 음식 부동산업 예술스포츠 개인 전체
창고업 숙박업 여가업 서비스업 평균
창업율 14.30% 11.10% 20.00% 18.50% 20.30% 18.10% 15.30%
폐업율 12.30% 6.30% 16.60% 10.40% 17.20% 10.80% 10.60%
5년 27.90% 43.80% 20.50% 40.50% 20.50% 33.00%
31.20%
 
 
생존율
 

  부동산업도 택지나 주택 개발과 분양에 따라 창업과 폐업이 잦은 업종이다. 또한 ‘직방’과 ‘다방’ 등 부동산중개앱이 발달하면서 수수료를 반값으로 받고, VR로 매물을 구석구석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와 부동산 중개사 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주: “부동산중개 앱, 수수료 반값에 VR로 매물 구석구석 확인… 중개사협회는 반발”, 동아일보, 2021.9.4.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903/109085432/1)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에는 공연시설, 헬스장이나 골프장, 노래방과 같은 사업장이 해당된다. 사업장의 밀집도나 밀폐도가 높은 편이고, 운동이나 공연을 통한 비말 전파 위험이 높아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주요 대상이 되었다. 

  개인서비스업은 미용실, 세탁소, 대리운전,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간병 서비스 등이다. 산업 중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아 84.2%에 달한다.(주: 2017년 기준, 다른 주요 업종의 인건비 비중은 교육서비스업(81.9%), 음식숙박업(76.1%), 운수창고업(59.9%), 소매업(58.3%) 순으로 높다. 권순우 외, 『자영업이 살아야 한국경제가 산다』 (2020.7.))

 게다가 영업잉여는 산업 중 가장 낮아서 –6.8%이다. 영업잉여가 마이너스라는 뜻은 인건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일한다는 뜻이다. 폐업을 해야 함에도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미용실, 대리운전, 간병과 같은 돌봄 서비스 분야에도 중개 플랫폼은 확산되고 있다. 

(3) 한국사회가 돌보지 않은 사람들

  이렇듯 영세한 서비스업에 자영업자들이 몰려 있다. 정확히 말하면 ‘내몰려’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순우 외(2020)는 제조업 중심 임금노동시장이 198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그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소위 ‘87년체제’가 정립되면서 노동자 임금이 상승했고, 기업들은 고용억제와 자본투자 확대로 대응했다. 더불어 영향력이 확대된 노동조합을 통해 정규직 일자리는 배타적 안정성을 획득했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거기서 밀려난 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이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이 2배가 넘을 정도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이는 제조업 임금노동자와 서비스업 자영업자의 소득 차이로 이어졌다. 

  이러한 내용은 시기별로 자영업 증가 추이를 살펴본 이승렬 외(2018)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87년 농림어업을 제외한 자영업자가 300만 명을 넘었고, 1997년까지 456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곧 회복세를 보인다. 특히 구조조정의 여파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1999년 300만 명을 돌파하며 전체 자영업자 수가 늘어났다.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였다. 

  즉, 한국에서 자영업 창업은 기업가정신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경기상황이 악화되거나 임금노동시장의 실업이 늘면서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측면이 강하다.(주: 김기승 외(2006), 지은정(2012))  한국사회가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과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주지 못한 채 각자도생하라고 내버려 둔 결과, 영세하고 낮은 생산성의 산업으로 밀리고 밀려서 내몰린 사람들이 바로 자영업자들이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주: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취지는 아니다. 일선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적절한 대책없이 그 부담을 온전히 자영업자들에게 떠넘겼다고 느낀다는 점에서 언급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피해(주: 2021년 9월 서울 마포구에서 23년간 호프집을 운영해온 자영업자가 원룸 보증금을 빼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준 뒤 자살하였으며, 이런 사례가 잇따르자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여의도 국회 앞에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100% 손실보상’과 ‘방역완화’ 등을 정부에 요구하였다. (“문만 열 수 있다면...” 빚내서 빚 갚는 자영업자들의 슬픈 외침, 서울신문, 2021.9.16.)), 그리고 이제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잠식까지 닥쳐오고 있다. 

2) 플랫폼이 바꿔놓은 골목 풍경

(1) 온라인 쇼핑의 증가와 다양화

  현재 온라인 쇼핑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표2를 보면 2021년 상반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92조 원을 넘어섰다. 전체 소매판매액 249조 원 중 36.9%가 온라인에서 창출되었고, 그 중 70.0%는 모바일로 이루어졌다.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에는 온라인 쇼핑 비중이 28.5%, 모바일 비중이 64.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통계청, 「2021년 8월 온라인쇼핑동향」 (2021.10.)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온라인 쇼핑 대폭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2. 온라인 쇼핑 거래액
  2019 2020 2021년 상반기
  소매판매액 473조 원 475조 원 249조 원
  온라인쇼핑
거래액
135조 원 159조 원 92조 원
  비중
(소매판매액 대비)
28.5% 33.5% 36.9%
    모바일 거래액 87조 원 108조 원 65조 원
비중
(온라인쇼핑거래액 대비)
64.4% 67.9% 70.7%


  상품군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을 살펴보면 2021년 8월 기준 음식서비스가 15.3%로 가장 높고, 음식료품이 13.6%, 가전·전자·통신기기가 11.8%를 차지한다. 전년동월대비 증감율을 살펴보면 음식서비스가 44.3%, 음식료품이 30.8%로 높게 증가하였다.(주: 같은 자료)
 이는 코로나19로 변화한 식생활을 보여줌과 동시에 골목상권의 주요 판매품목들에서 눈길이 간다.

그림2.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2021년 8월 기준)

출처 : 통계청, 「2021년 8월 온라인쇼핑동향」 (2021.10.)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소비의 행태를 쫓다 보면 매우 다양한 용어들을 접하게 된다. 이커머스(e commerce),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마켓플레이스(market place), 오픈마켓(open market), 온디맨드 시장(on-demand market),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 퀵커머스(quick commerce) 등. 분면 내가 스마트폰으로 쿠팡과 배달의민족에 들어가서 물건을 주문하는 행위들과 관련된 일들인데, 무슨 이름이 저렇게 많은 것일까?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진 용어들을 쫓아가다 보면 온라인 소비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의 발전을 해당 용어와 함께 대략적으로 살펴본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이커머스, O2O, 개별 온라인 쇼핑몰) → 온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골라 진열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구매(소셜 커머스) → 온라인 상점의 좌판만 깔아놓으면 여러 판매자와 구매자가 자유롭게 사고 파는 시장(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 → 실시간 동영상을 통해 바로 소통하며 상품을 파는 방식(라이브커머스) → 소비자가 원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요구하면 제공(온디맨드 시장) → 소비자가 원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1시간 내 제공(퀵커머스). 
  즉, 온라인 쇼핑은 ‘일 대 일’ 거래에서 ‘다 대 다’ 거래로 발전하고, 품목과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다양하고 빠른 배송’으로 진화하고 있다.

표3. 온라인 쇼핑 관련 용어 비교
용어 설명
e커머스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의 약자. 온라인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것을 의미.
O2O 전자상거래나 마케팅 분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의미. 온라인에서 탐색, 선택, 결제 등을 모두 마치고 실제 소비만 오프라인에서 하는 방식을 말함.
소셜커머스 SNS를 활용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홍보하고 소비하는 방식. 마치 펀딩처럼 일정기간 동안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핫딜) 기에 소비자들이 참여하여 공동구매하는 방식. 판매업자들은 쿠폰 판매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소비자들은 SNS에 구매후기를 남김으로써 광고 효과 발생. 위메프, 티몬, 초기 쿠팡 등.
* 플랫폼에서 상품을 선별 입점시키고 판매에 대한 책임도 진다.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
다수의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를 하는 전자 시장.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이 개인 판매자들이 개별적으로 직접 만들어 운영하면서 소비자를 만나는 것과 달리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 플랫폼이 존재하면서 중개자 역할을 함. 중간 유통마진이 없고 같은 상품을 복수의 판매자가 경재 판매하면서 가격이 낮아짐. 옥션, 지마켓, 11번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현재 쿠팡 등.
* 플랫폼이 상품을 검증하지도 않고, 판매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온디맨드 수요자가 원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바로 공급하는 사업을 의미. 소비자가 호출하거나 요청하는 방식. 배달앱, 택시호출앱 등
퀵커머스 즉시 배달 서비스. 고객이 주문을 하면 1시간 이내 배송. 주로 신석식품이나 간편한 생필품 배송을 지칭. 비마트, 쿠팡마트 등
라이브커머스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의 합성어. 실시간 동영상을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며 상품 판매. 유투브와 같은 실시간 영상의 발달로 확산. 그립, 배민라이브 등


  이처럼 디지털의 발달로 사회적 관계와 거래들이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소비자, 공급자, 광고주 등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서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다. 플랫폼은 “복수의 집단이 교류하는 디지털 인프라 구조”라고 정의된다.(주: 닉 서르닉, 『플랫폼 자본주의』 (2020.5)) 결국 온라인 쇼핑이 단순히 판매자와 소비자 간 1:1 거래를 훌쩍 넘어서는 지금의 경제에서는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하는 모든 소비 행위가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플랫폼 경제는 탐색 및 거래비용의 절감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을 확대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갖는다. 비인기 상품의 판로가 만들어진다던가 배달대행업체나 고스트 키친(공유주방) 같은 새로운 업종이 탄생할 수 있다. 
  반면 플랫폼 경제에서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독점화될 수밖에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독점은 공정한 시장의 작동을 방해하고, 소비자의 후생 손실을 가져오며, 권력의 불균형을 촉발한다. 
  
(2) 자영업이 만나는 플랫폼 : 중개 플랫폼과 직접판매 플랫폼 


그림3 . 자영업을 잠식 중인 플랫폼 유형


  플랫폼 기업이 온라인 쇼핑을 통해 바꾸고 있는 골목상권의 모습은 크게 중개 플랫폼과 직접판매 플랫폼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중개 플랫폼의 형태는 오픈마켓, 배달앱, 호출예약앱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오픈마켓은 다수의 판매자와 다수의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네이버(스마트스토어)와 쿠팡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쿠팡이나 네이버에 접속한다. 네이버는 e커머스 시장 점유율 18%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46만 개가 넘는 업체가 입점하고 있다. 쿠팡은 시장 점유율 13%로 최근 네이버에게 밀려 2위가 되었다. 오픈마켓의 경우 플랫폼 제공자인 쿠팡과 네이버가 공정성을 잃고 자사 제품 또는 자사 입점업체를 노출에 있어서 우대한다던가 입점업체의 판매 관련 데이터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배달앱은 선두주자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있고, 후발주자로는 쿠팡이츠, 위메프오가 있다. 이미 배달이 활발했던 중국요리, 치킨, 피자뿐 아니라 동네골목에서 파는 각종 분식, 빵과 음료, 쌀국수, 곱창, 삼겹살, 양꼬치 등 모든 음식이 배달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한편 회 배달만 전문으로 해주는 플랫폼도 있다.(주: 수산물 배달 플랫폼, ‘오늘회’.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해서 2020년 연 매출 135억 원, 월간 실질이용자 160만 명, 누적 회원수 30만 명, 누적 투자금 170억 원을 달성하였다.) 대한민국의 모든 먹거리는 이제 배달 가능하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도 배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네이버는 ‘동네시장 장보기’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의 경우 음식업체 대상으로 ‘스마트 주문’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포장주문과 미리주문만 가능하고 배달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언제로 배달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주: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언플: 플랫폼을 논하다」, 제11권 (2020.8.)) 배달앱의 문제는 뒤쪽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 정보의 독점과 책임 떠넘기기 같은 권력 불균형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다음으로 호출예약앱이 있다. 상품이 아닌 서비스 제공의 경우도 중개 플랫폼을 통해 호출하고 예약하고 결제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택시, 대리운전, 미용실, 가사·돌봄서비스 등이다. 이쪽 분야에서는 카카오가 이름을 떨치고 있다. 카카오T는 택시 중개앱으로 23만 명의 기사, 2,8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 자료집 (2021.9.7.))
 이런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서비스 요금을 올리고, 자사 가맹택시를 우선 배정하며 타서 택시를 배제하는 등의 불공정 거래가 지적되었다. 카카오T 대리는 카카오의 대리운전앱으로 초기에는 대리운전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해소하여 대리운전 기사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지위를 확보하자 더 좋은 콜을 받기 위해서는 22,000원의 유료 프로그램을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대리운전 기사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샵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점율 70%의 미용실 예약 중개 서비스도 제공했다. 소비자들은 미용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고, 미용실들은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싼 수수료로 입점업체들의 불만이 커지던 중 최근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침해로 지적받고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주: “카카오헤어샵 철수, 쉽게 결정한 구조 아니다.”, 이데일리, 2021.10.26.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492406629211280&mediaCodeNo=257&OutLnkChk=Y))  애초 수수료는 ‘첫 방문 고객 12%, 재방문 고객 5%’이었지만 이를 ‘첫 방문 고객 25%, 재방문 고객 무료’ 개편하였는데 사실상 앱을 통해 방문하는 고객들은 신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미용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는 것이다. 또한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한 가사도우미 서비스는 청소연구소, 미소, 당신의집사 등의 중개앱을 통해서 제공되고, 간병이나 노인·아이 돌봄 서비스도 케어네이션, 케어닥, 맘시터, 째깍악어, 자란다 등의 중개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주: 각 앱의 설치수는 다음과 같다. 청소연구소 100만 회 이상, 미소 100만 회 이상, 당신의집사 10만 회 이사, 맘시터 50만 회 이상, 케어네이션 10만회 이상, 케어닥 5만회 이상, 째깍악어 10만 회 이상, 자란다 10만 회 이상 (구글 앱스토어 집계 결과))

  두 번째로, 직접판매 플랫폼에서는 마켓컬리, 쿠팡, 오아시스 등과 같이 신선식품과 새벽배송을 해온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더불어 신세계그룹, 롯데그룹과 같이 오프라인 유통을 주력으로 해온 전통 유통업체도 신선식품 배송 등에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도 각각 B마트와 쿠팡마트를 선보이며 신선식품 및 간편 생활용품 배송에 나섰다. 동네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무거운 물건을 사면 사장님이 해주시던 배송을 플랫폼 기업들이 대신하고 있다. 편의점도 이제 팔 수 있는 건 담배와 술밖에 없다며 울상을 짓는 형국이다. 
  이처럼 플랫폼과 만나지 않는 골목업종이 없는 상황이고, 이는 다시 말해서 플랫폼 입점은 자영업자들에게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다. 자영업자들은 오픈마켓, 배달앱, 호출예약앱 외에도 라이브커머스 등 새로운 기회이자 요구에 끊임없이 직면하고 있다. 예전에 골목을 두고 일어났던 싸움은 ‘대형마트 vs 골목가게’ 또는 ‘온라인 vs 오프라인’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똑같은 플랫폼 기업 간의 싸움이다. 플랫폼 기업들끼리 골목을 두고 싸우고 있다. 그 속에서 골목 자영업자들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3. 배달앱의 세계, 음식자영업자의 현실

1) 배달앱이 만든 새로운 음식배달 구조

  이전까지는 음식 소비의 단계는 ‘가게-소비자’로 단순했다. 이제는 ‘가게-배달앱-소비자’의 관계가 되었는데, 배달앱 내에서도 주문앱과 배달대행앱이 나누어져 있고, 배달 단계에서 다시 ‘배달대행앱-배달대행업체-배달원’의 관계가 발생한다. 


그림 4. 배달앱을 통한 음식배달 구조도



  배달주문앱은 음식자영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이 배달주문앱을 이용해서 음식을 주문하면, 이 주문을 음식자영업자에게 전달해준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위메프오 같은 기업이 해당된다. 한국사회는 배달주문앱이 생기기 전부터 배달문화가 존재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2010년 4월 배달통(주: 요기요를 운영하던 알지피코리아가 2015년 배달통을 인수하고 2018년 딜리버리히어로로 사명을 바꾸었다. 이후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하면서 2021년 6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최초의 배달주문앱으로서 등장했다. 이는 한국에서 최초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최초라고 한다. 이후 2010년 6월 배달의민족)(주: 2019년 이미 요기요와 배달통을 보유하고 있떤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되었다.), 2011년 푸드플라이(주: 맛집배달로 특화하여 성장했으나 2018년 요기요에 인수되어서 요기요 플러스로 명칭이 바뀌었고 2020년 서비스를 종료하였다.), 2012년 요기요, 2019년 위메프오와 쿠팡이츠가 등장했다. 
  배달주문앱 선두주자이자 시장점유율 상위 3위 업체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을 딜리버리히어로라는 하나의 기업이 인수하면서 시장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후 독점 논란에 휩싸이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딜리버리히어로에 요기요 매각 명령을 내렸고, 현재 요기요는 GS컨소시엄에 매각되었다. 후발주자인 위메프오와 쿠팡은 O2O 서비스와 오픈마켓 플랫폼이었던 업체들이 기존의 인프라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에 나선 경우이다. 
  배달주문앱은 또한 음식점과 소비자를 중개하는 1세대 배달플랫폼과 배달물류까지 통합하여 제공하는 2세대 배달플랫폼으로도 나뉜다. 해외의 경우 2세대 배달플랫폼의 형태가 바로 등장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기존의 배달시장이 존재하고 있었던 한국에서는 1세대 배달플랫폼이 등장한 후 확장하면서 2세대 배달플랫폼이 등장하게 되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가 1세대 배달플랫폼이고, 배달원을 자체 보유하고 운영하는 배민라이더스, 요기요익스프레스, 쿠팡이츠 2세대 배달플랫폼이다. 
  배달대행앱은 자영업자와 배달원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자영업자가 배달대행앱을 이용해서 배달을 요청하면, 이 요청을 배달원에게 전달해준다. 이 사이에 지역 배달대행업체가 끼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배민라이더스, 요기요익스프레스, 쿠팡이츠,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이 있다. 
  배달대행앱도 두 종류로 나눠볼 수 있다. 앞서 말한 2세대 배달플랫폼은 배달주문과 배달대행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하기 때문에 통합형 배달대행앱으로 분류된다. 배민라이더스, 배민커넥터, 요기요익스프레스, 쿠팡이츠가 해당한다. 한편 배달주문은 받지 않고 배달대행만 하는 분리형 배달대행앱도 있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이 해당한다. 
  
2) 자영업자가 겪는 피해

(1) 관련 자료

  그렇다면 이러한 배달앱을 통해 자영업자의 처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현재까지는 음식자영업의 배달앱 이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단일한 공식 통계가 없다. 때문에 관련 설문이 포함된 아래의 자료들을 두루 사용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통계청의 「서비스업 조사」는 전국 서비스업체 중 20만여 개의 표본을 선정하여 진행되는 조사이며, 전자성거래 매출 비중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온라인 쇼핑 동향」을 통해서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를 추정해볼 수 있다. 이 조사는 온라인 쇼핑 운영업체 대상 설문조사로 일정 규모 이상의 종합몰 및 전문몰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하고 있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99.7%를 대표한다. 이 중 음식서비스에 대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온라인 주문 후 조리되어 배달되는 음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 경영실태 조사 보고서」는 2015년부터 매년 전국 외식업체 사업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기본적인 사업장 및 영업정보와 함께 “배달앱 매출 비중”을 조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2019년 「배달앱 가맹점 실태조사」와 2021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실태조사」를 통해 배달앱을 사용하고 있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배달앱에 집중한 조사이기는 하나 표본 수가 500여개 정도로 작고 2019년 보고서는 수도권 업체들만 대상으로 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서울시와 인천시, 그리고 경기도가 함께 만든 수도권공정경제협의체에서도  2020년 8월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수도권 내 2천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배달앱 관련 현황에 초점을 맞추고 표본수도 많으나 수도권에 한정된다는 한계는 있다.
  정의당 6411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도 2021년 6월 「배달앱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183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을 했다. 그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던 ‘배달앱 리뷰 문제’에 대한 설문을 포함하고 있다. 이후 정의당 마포구위원회에서 추가적으로 마포 지역의 업체 5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살펴보았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2021.3.11.)”와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2021.9.7.)” 토론회를 통해 플랫폼 기업과 관련한 자영업자들의 문제의식과 대안을 모색하였다. 설문조사로는 파악되기 어려운 세세한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되었다.
  연구자료 중에는 김영아 외(2020)와 이공(2021)의 연구에 포함되어 있는 설문조사 및 통계자료를 참고하였다. 김영아 외(2020)는 배달앱을 활용하고 있는 서울 및 4대 광역시의 1,045개 음식자영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공(2021)은 ㈜신한카드의 가맹점(외식업체) 매출 자료를 이용하여 배달앱 매출금액과 건수 등을 파악하였다. 다만 이 자료에는 배달앱 플랫폼 중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 대한 거래만 포함되어 있으나, 두 개 플랫폼의 시장점유율이 2019년 거래액 기준 전국의 99.2%라는 점에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2) 당면한 문제 

  여러 설문조사의 결과를 두루 살펴보면 앱 이용은 거의 필수적이며, 복수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떤 경우는 6개 이상의 배달앱을 사용하고 있다는 대답도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 매출에 도움이 될까? 매출은 늘지만 순익 줄었다는 설문조사 결과이다. 수수료, 광고비 등 추가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이공(2021)의 분석에 의하면 배달앱 사용이 매출 증대를 가져오기는 하지만 매출규모 상위업체에 효과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왔다. 영세한 경우 비용부담만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는 뜻이다. 배달앱들이 시장에서 엄청난 투자금을 유치하는 만큼 자영업자도 이익을 얻었냐고 따진다면 답하기 어렵다. 또한 자영업자들은 플랫폼이 만든 과잉경쟁과 감정노동 등 추가노동은 온전히 자영업자의 몫으로 남아있다고 말한다. 즉, 늘어난 매출도 결국 자영업자의 노동을 쥐어짠 결과이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영업지역을 침범하여 배달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 자영업자의 하청계열사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플랫폼 기업은 정보를 독점한다. 고객정보도 플랫폼이 갖고 자영업자에게 돌아가지 않아서 자영업자들은 내 고객이 없다고 한탄하고, 매출정보도 독점하여 영업분석의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정보들을 가게 양도시 이전하지 못하므로  권리금을 받을 수 없는 문제도 존재한다. 또한 불합리한 노출 방식, 리뷰 조작 광고업체 발생, 계약변경시 일방적 통보 등도 힘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 특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예를 들어 악성리뷰로 인한 문제, 배달사고 등의 경우는 플랫폼은 전혀 책임지지 않고 온전히 자영업자의 몫이 된다. 

(3) 다가올 문제

  더 큰 문제는 플랫폼이 영역과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개 플랫폼들도 직접판매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자영업자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자체 사업에 나서는 것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은 배달앱에서 나온 데이터로 식자재 배달 및 신석식품 배달에 나섰다. 더 나아간다면 향후 배달의민족과 쿠팡이 자체 식당 브랜드를 열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잘나가는 입점 음식업체를 사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음식자영업자들은 자기 가게를 접어야만 한다. 그렇게 일자리를 잃고 나면 어떻게 될까? 배달의민족과 쿠팡 소속 음식점(고스트 키친) 직원이 되거나, 배달의민족과 쿠팡 물류센터 직원이 되거나, 배달의민족과 쿠팡의  배달원이 되는 선택지가 남는다. 삶 자체가 플랫포 기업에 빨려들어가는 셈이다. 게다가 배달의민족과 쿠팡은 로봇 개발에도 열심히 투자하고 있다. 로봇들이 배달과 물류센터의 일자리를 대신하면, 그 때는 또 어디로 가서 일자리를 찾아야 할까? 

(4) 소비자가 겪을 문제

  이런 문제는 자영업자만의 문제일까? 소비자들은 온전히 편리함만 누리게 될까? 골목 자영업이 문을 닫으면 어떻게 될까? 골목에는 배달전문음식점과 물류창고와 오토바이소리만 가득하게 될 것이다. 이웃과 만나는 물리적 공간 이 축소되고, 동네 공간의 풍경과 지형이 바뀌게 된다. 게다가 자영업자가 곧 소비자의 가족과 이웃이다. 그들의 불안정한 경제상황이 다른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배제된다. 노인들이 대표적이다. 
  플랫폼 경제에 대해서는 참여 판매자와 소비자의 수를 늘림으로써 시장을 성장시키고, 비인기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탐색비용을 줄여서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소비자 후생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하지만 플랫폼이 갖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결국 독점을 추구하게 된다는 비판도 있다. 네트워크 효과란 플랫폼의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다른 모든 이용자가 더 많은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배달앱에 입점업체가 많을수록 소비자의 편의는 높아지고, 반대로 소비자가 많이 이용하는 배달앱일수록 입점업체의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눈덩이 굴리는 것처럼 점점 규모가 커지게 되면 독점 기업이 된다. 독점 기업은 가격 등 거래행위의 중요한 요소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고 있는 소비자 후생의 감소를 가져온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데이터를 처리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입수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 데이터는 중요한 자원인데 플랫폼 기업은 이를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4. 대안 

1) 당사자 조직 지원으로 동등한 협상력 확보

 궁극적인 대안은 결국 자영업자와 플랫폼이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고 협업하며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단위 자영업자 조직화, 당사자간 합의기구 구성 및 협약체결, 지자체가 나서서 단체협약 및 상생협약을 중재하는 방안들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수수료 문제가 불거진 후 배달의민족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상생협약을 맺은 사례가 있는데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있다. 전국 단위가 어렵다면 지역 단위로 배달이 이루어진다는 특성에 따라 지역 단위로 자영업자를 조직하고 이들과 협약을 맺도록 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조례 등을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장려할 수 있을 것이다. 

2) 대안 조직 육성으로 경쟁 활성화 

  플랫폼의 문제가 독점이라면, 독점을 깨고 경쟁을 이룰 수 있도록 대안적인 경쟁업체를 육성하는 방법도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공배달주문앱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나아가 공공배달대행앱도 만들 수 있다. 지역 단위로 배달대행업체와 지역 자영업자 간 협약을 맺고, 주민 참여 사회적경제 조직 등이 관련된 서비스에 참여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실제로 중랑구라이더유니온협동조합에서 이러한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공공배달대행업체도 생각해볼 수 있다. 배달원을 제대로 고용하고 성과에 관계없이 일정한 월급을 주는 방식을 통해 배달사고를 줄이고 자영업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지원할 수 있다. 더불어 이렇게 만들어진 지역 단위 공공 대안 조직에는 지역화폐를 연결하여 인센티브를 줄 수도 있다. 현재 경기도가 만든 배달앱 배달특급에서는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데, 지역화폐는 지자체에서 소비금액의 10%를 지원해준다. 

3) 기타 필요한 규제 및 의무 설치

  기본적인 정보 공유 의무화가 필요하다.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그리고 광고가 집행되는 방식 등을 공개해야 한다. 적어도 입점업체와 배달원 등 직접적으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들에게는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적정한 수수료에 대한 논의를 거쳐 수수료 상한제 도입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고객 정보를 제공하고, 리뷰를 공동 소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자영업자들이 하나의 플랫폼에만 종속되지 않도록 타 플랫폼 등과 소프트웨어 호환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의무화하고, 지나치게 골목상권을 침입하는 경우 창고형 마트업이나 식자재 납품업 등을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5. 결론 – 요약정리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는 급속히 늘었다. 이 과정에서 고객과의 대면이 필수적인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들은 생계가 위협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반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서비스는 비대면 시대의 연결 통로가 되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위기의 골목상권과 급성장 중인 플랫폼, 이 둘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골목상권이 처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했다. 
  우선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기업가정신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입한 이들이 아니다. 사회가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과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주지 못한 채 각자도생하라고 내버려 둔 결과, 영세하고 낮은 생산성의 산업으로 밀리고 밀려서 내몰린 사람들이 바로 자영업자들이다. 그런 이들이 플랫폼 기업의 진입 앞에 다시 한번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플랫폼 기업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방식은 크게 중개 플랫폼과 직접판매 플랫폼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중개 플랫폼의 형태는 오픈마켓, 배달앱, 호출예약앱 등이 있다. 두 번째로, 직접판매 플랫폼은 마켓컬리, 쿠팡, 오아시스 등과 같이 신선식품과 새벽배송을 해온 온라인 유통업체와 신세계그룹, 롯데그룹과 같이 오프라인 유통을 주력으로 해온 전통 유통업체들이 있다. 거의 모든 골목업종이 중개 플랫폼과 직접판매 플랫폼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플랫폼 기업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매출과 순익을 보았다. 여러 설문조사 결과 매출은 늘지만 순익 줄었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수수료, 광고비 등 추가비용과 과잉경쟁과 감정노동 등 추가노동이 필수적으로 투입되었다. 다음으로 힘의 균형관계가 무너지면서 자영업자의 하청계열사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정보독점, 계약변경시 일방적 통보, 악성리뷰나 배달사고 등의 경우와 같이 문제는 전혀 책임지지 않는 태도들이 자영업자를 괴롭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플랫폼이 영역과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개 플랫폼들도 직접판매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자영업자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자체 사업에 나서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결국 음식자영업자들은 자기 가게를 접어야만 한다.
  대안은 무엇일까? 결국 자영업자와 플랫폼이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고 협업하며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및 전국 단위로 자영업자들이 조직화되고 단체협약 등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플랫폼 독점을 깨고 경쟁을 이룰 수 있도록 대안적인 경쟁업체를 육성할 필요도 있다. 공공배달주문앱, 공공배달대행앱, 공공배달대행업체 등이 가능하다. 여기에 지역화폐를 이용한 인센티브를 더할 수도 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정보 공유 의무화가 필요하다.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그리고 광고가 집행되는 방식 등을 공개해야 한다. 필요시에는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플랫폼과 협업하고 상생하고 싶다고 말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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